당신이 북촌에 가야 하는 이유

하이서울뉴스 조선기

Visit8,692 Date2011.04.26 00:00


 










6개월 만에 친구를 만났다. 몇 번 만나려고 했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았다. 편집 디자인을 하는 친구는 그동안 일에 치여 살았고, 이사 문제를 고민했고,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 친구와 북촌을 거닐었다. 북촌의 골목은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기에 더없이 알맞은 곳이다. 굽이굽이 돌며 끝없이 이어진 골목을 걷다보면, 복잡한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진다. 누군가 해결되지 않은 고민을 안고 있다면, 북촌에 가보라고 추천한다. 그곳에 가면 오래된 길이 주는 안락함을 느낄 수 있다. 우리처럼.


북촌관광안내소와 북촌에서 활동 중인 움직이는 관광안내소


북촌을 여행하는 몇 가지 방법


북촌은 한 번 여행하기엔 아쉬운 곳이다. 박물관이며 공방, 예쁜 카페와 음식점 등 두고두고 음미해야 할 곳이 가득하다. 원한다면 북촌관광안내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북촌 이곳저곳을 여행할 수 있다.
그러나 북촌이 처음이라면, 재동 초등학교 옆에 있는 북촌관광안내소에서 북촌모바일안내시스템을 대여할 것을 권한다. 이 기기는 자신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목적지까지 안내해주는 시스템이다. 또 해설사가 없어도 북촌 곳곳을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http://bukchon.seoul.go.kr에서 미리 예약하고 빌릴 수 있다.
기기를 따라가면 웬만한 곳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처럼 길눈이 어두운 이들이라면 이 골목인지 저 골목인지 헷갈릴 수 있다. 그럴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움직이는 관광안내소’다. 이들은 북촌 지역을 다니며 이곳을 여행하는 국내외 관광객들을 도와준다. 빨간 옷이라 멀리 있어도 쉽게 눈에 띈다. 그러다 보니 북촌을 돌아다니다 몇 번씩 마주치게 된다. “또 뵙네요. 수고하세요.” 하도 마주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게 된다. 왠지 모르게 친해진 느낌이랄까.



중앙고등학교와 '욕망의 불꽃'에서 배우 유승호가 자주 찾던 카페


‘겨울연가’에서 ‘욕망의 불꽃’까지


“여기가 겨울연가에서 배용준이 공부하던 학교래.”
북촌을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얼마나 걸었을까. 유럽에나 있을 법한 운치 있는 학교가 나타났다. 중앙중·고등학교라는 글씨가 보였다. 드라마의 배경은 춘천이지만, 극중 준상이가 다니던 학교는 이렇게 북촌에 위치해 있다. 어쩐지 학교 앞 가게에 한류 배우들의 사진이 가득 걸려 있더라니.
커피 한 잔씩 들고 학교 벤치에 앉기로 했다. 주말이라 학교는 한적했다. 가끔 운동복을 입은 아저씨 몇몇과 사진기를 들고 기웃거리는 일본인 관광객이 눈에 띄었다. 시간이 더 있다면, 좀 더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곳이다.
이곳 외에도 북촌에는 드라마 촬영장소가 많은 듯했다. 무심코 지나치던 카페 앞에도 배우 유승호의 사진이 붙어있다. ‘욕망의 불꽃’에서 배우 유승호가 자주 찾던 곳이란다. 드라마를 보면서 이런 카페가 동네에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곳이 북촌이었다니.




작고 매력있는 박물관과 공방들


북촌의 모든 박물관을 하루 만에 돌아볼 순 없다. 그래서 선택한 게 북촌 박물관 자유이용권. 입장권 한 장으로 가회동과 원서동의 박물관, 전통공방 다섯 곳을 관람할 수 있는 티켓이다. 성인은 10,000원, 어린이는 5,000원인데, 성인 기준으로 박물관 한 곳당 입장료가 3,000원인 걸 감안하면 5,000원의 이득을 보는 셈이다.
해당 박물관은 가회민화공방, 동림매듭공방, 서울닭문화관, 한국불교미술박물관, 한상수자수공방이다. 자유이용권은 이들 박물관 중 어디에서나 구입이 가능하다. 우리는 서울닭문화관에서 자유이용권을 구입했다. 서울닭문화관에서는 국내외 닭에 관련된 전시품을 볼 수 있는 곳이다. 1층에는 관장님이 세계 곳곳을 다니며 수집한 닭 공예품이, 2층에는 우리나라 민화와 상여 등에 장식으로 사용됐던 꼭두닭 등이 전시돼 있다.
가회민화공방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옛사람들의 진솔한 감정이 담겨 있는 민화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박물관 한쪽에는 관람객이 직접 부적을 찍고, 민화를 그려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다. 동림매듭공방에서도 휴대전화 액세서리나 팔찌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다. 한상수자수공방에서는 17세기 자수품과 조선시대 자수가 들어간 복식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또 불교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불교 미술품 6,000여 점이 전시된 한국불교미술관을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간편하게 허기를 달랠 수 있는, 그러나 줄을 서야 하는


아무리 좋은 곳도 배고프면 눈에 들어오지 않는 법이다. 친구의 추천으로 알게된 ‘먹쉬돈나’. ‘먹고 쉬고 돈 내고 나가시라’는 뜻이란다. 사람이 많을 거라더니, 역시나 골목 가득 줄이 늘어서 있다. 도대체 떡볶이가 얼마나 맛있기에 사람이 이렇게 많을까. 꼬르륵~ 거리는 배를 부여잡고 차례를 기다린다. 떡볶이는 그리 맵지 않으면서도 중독성이 있다. 특징이라면 떡볶이를 다 먹고 밥을 비벼준다는 것. 따라서 밥까지 먹으려면 떡볶이는 적당히 시킬 필요가 있다.
식사를 했으니 커피 한 잔도 빼놓을 수 없다. 윤비네 싸롱에 들러 커피를 시켰다. ‘싸롱’이라는 단어만큼이나 가게 주인의 인상도 정감있다. 테이크 아웃도 가능하지만, 가게 옆에 숨어있는 테이블에서도 차를 음미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다음에 또 간다면…


몇 군데 돌지 않아도 시간은 금방 간다. 우리는 아마도 북촌에서 몇 번쯤 더 만나게 될 것 같다. 그때가 되면, 북촌 8경을 모두 돌아봐야지. 그래서 멋진 전경을 찍을 수 있는 8개의 포토스팟(photo spot)에서 사진을 찍어봐야지. 한옥 생활을 경험해볼 수 있는 한옥체험관에서 머물러봐야지. 역사 공부를 하고 가야지. 좀 더 편한 운동화를 신고 가야지.

북촌한옥마을 : http://bukchon.seoul.go.kr/
북촌관광안내소 ☎ 02-731-0851 (재동초등학교 앞)


찾아오시는 길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 비영리 사용 변경금지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