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옷은 안전합니까?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이상무

발행일 2011.03.25. 00:00

수정일 2015.12.18. 15:25

조회 4,509

지난 3월 17일 오전에 찾아간 사회적 기업은 친환경 의류 소재를 개발하는 (주)오르그닷 (대표 김진화, www.orgdot.co.kr)이다. 이곳은 땀을 빨리 배출하는 기능성 제품을 만드는 ‘착한기업’으로 중곡동 골목길로 꼬불꼬불 한참 들어가야 하는 자그마한 2층 건물에 자리잡고 있다. 100m²(약 30평) 남짓한 사무실 내부는 각종 친환경 제품이 가득했다.

오르그닷의 김진화 대표(35)는 연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 다음커뮤니케이션즈에서 6년 동안 직장생활을 한 IT전문가였다. 그러다 중학교 동창이던 양희민 디자이너와 패션기업 반달앤컴퍼니를 창업하며 의류업에 발을 들였다. 일을 하다보니 우리나라 섬유산업의 문제점이 복잡한 하청구조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패션디자이너들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할 수 있는 유통 구조를 구상, 2009년 3월 오르그닷의 문을 열었다.

친환경 소재를 쓴 오르그닷 제품은 품질과 디자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높은 현실의 벽과 마주하였다. 너무 의욕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면서 시장 개척비가 많이 들어갔고, 판매망 확보의 어려움으로 손실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실망하지 않고 실패를 거울삼아 여기 저기 차려 놓았던 숍을 정리하고 좋은 옷을 만드는데만 집중했다. 디자인 좋은 티셔츠나 유니폼이 많이 팔리면서 어려운 고비를 넘겼다. 버려지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기능성 스포츠웨어를 만들었다.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에 그린 유니폼을 납품하면서 자연히 홍보도 되었다. 슬라이딩에도 견딜 수 있고 가볍고 세탁이 편리하여 인기가 좋았단다. SK는 친환경적 이미지를 얻고 오르그닷은 매출이 올랐다.

페트병 1개가 분해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소 100년 이상이라고 한다.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고 디자이너와 협업하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인정받아 2009년 12월에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소셜벤처 전국경연대회에서 창업부문 최우수상을 받았고 일거리창출을 많이 하여 2010년 9월에 서울형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오르그닷 제품의 장점은 뭐니 뭐니해도 친환경 소재를 쓴다는 것. 옥수수 전분을 재료로 만든 생분해 비닐봉투, 커피원두와 곡물을 담던 유기농 면이나 재생폴리에스테르 등이 주로 쓰이는 재료들이다. 염색이나 표백은 삼가고, 글자나 로고를 새길 때도 수성 재료나 천연 안료, 코코넛 단추 등을 사용한다. 이곳은 디자인이 뛰어난 제품 개발로 2009년 매출이 1억 원에서 2010년엔 4억 5천만 원까지 올랐다. 특히 무가공 면을 쓴 어린이용 티셔츠는 아토피나 피부 트러블이 있는 아이들에게 좋다. 가격도 가방은 2만 9천~3만 2천 원, 티셔츠는 1만 8천 원, 주문 티셔츠는 8천~2만 원 대로 저렴한 편이다.

디자이너 정민영(25)씨는 컴퓨터로 가방을 디자인을 하고 있었다. 지난해 국민대 의상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입사한 엘리트다. 의상디자인과 환경을 접목하는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 대기업을 포기하고 입사했다. 가격 경쟁력만 키우는 값싼 옷은 염색, 코팅, 표백 등 가공을 거치는 과정에서 건강에 안 좋은 화학약품이 들어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알려준다.

오르그닷의 올해 매출 목표는 20억 원이다. 김 대표는 젊은 디자이너에게 친환경 소재와 기법에 대한 정보를 개방하고 공유해서 친환경제품을 많이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뉴욕 등 패션 선진 도시에서도 한국의 훌륭한 봉제기술을 부러워한다며 우리의 큰 장점을 살려볼 것이라고도 했다. 오르그닷 인원은 모두 17명으로 이 중 재봉사는 60대가 많다. 김진화 대표는 “20대와 60대가 함께 어울려 일하는 직장은 많지 않다"며 웃는다.

‘돈과 의미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게 바로 사회적 기업가’라는 게 김 대표의 마음가짐이다. 그는 의류산업이 경쟁만 하는 레드오션 구조에서 서로 윈윈하며 블루 오션 시장을 찾아내는 긍정적인 형태로 바뀌는데 희망을 더한 젊은 사업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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