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면 할수록 빠져나올 수 없는...

하이서울뉴스 박혜숙

발행일 2011.03.18. 00:00

수정일 2011.03.18. 00:00

조회 4,172

동행프로젝트 참가자 고승훈 학생과 몽골 봉사활동 모습

Story 1. 봉사가 이렇게 재미있는 건줄 몰랐어요! 참가자, 고승훈

군대에서 휴가를 나왔는데, 친구가 농구나 하자는 거예요. 정말 농구나 하자는 건 줄 알고 츄리닝 차림으로 농구공 들고 운동장을 찾았죠. 근데 친구 곁에 중학생들이 여럿 있더군요. 그냥 '친구가 아는 애들인가보다'하고 같이 농구하는데 애들이 계속 "선생님, 선생님"하고 부르는 거예요. 속으로 '왜 그러지'하면서 애들이 물어보는 것마다 가르쳐줬어요. 한바탕 신나게 뛰고 나니 애들이 묻더군요. "선생님, 다음 휴가 때도 오실 수 있으세요?" 그게 동행의 시작이었어요.

공군으로 군복무를 하던 2009년, 6주마다 주어지는 황금 휴가 때마다 아이들과 농구하는 게 즐거워서 시작하게 된 고승훈 학생(명지대)의 동행은 제대 후 본격적으로 또 공식적으로 시작되어 지금은 동행프로젝트의 그루터기 멤버로도 톡톡히 참여하고 있다고. 그를 만나 이야기하며, 정말 억지 봉사가 아닌 스스로 즐기는 멋진 봉사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었다.

1. 동행프로젝트에 대해서 고승훈 학생만의 언어로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준다면?

한마디로 계속 하고 싶은 재미있는 봉사예요. 왠지 봉사라고 하면 힘들고 반강제적으로 정해진 틀 안에서 행해져야만 할 것 같잖아요. 하지만, 동행은 달라요. 동행사이트에서 내가 원하는 프로그램과 시간을 직접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잘하는 것을 나눠준다는 기쁨과 즐거움을 누리게 되죠. 이렇게 하다보면 재미있으니까 계속하게 되죠.

2. 그럼,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해왔나요?

저는 체육 전공이라서 주로 체육 특기 프로그램 선생님으로 참여했어요. 당곡 중학교에서 농구를, 당곡 고등학교에선 배드민턴을 가르쳤고, 이번 학기에는 서울 잠신초등학교 아람단 선생님으로 봉사하게 됐어요. 벌써부터 학생 친구들과 함께 체험학습을 할 생각을 하면 즐거워져요.

3. 동행프로젝트에 참가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뭔가요?

개인적으로 지난여름에 몽골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던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동행에 먼저 참여했던 친구가 다녀온 사진을 보고 정말 샘날 정도로 가고 싶었거든요. 사실 우리 대학생들에게 그런 기회들이 흔치 않잖아요. 대학시절 동안, 다른 학교의 학생들과 함께 낯선 땅에 가서 봉사하며 우정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죠. 몽골에 가서 오전엔 노력봉사로 사막화방지를 위해 나무를 심고, 물웅덩이를 팠어요. 그리고 오후엔 교육봉사를 통해 몽골 사람들에게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전했어요. 또한, 봉사를 하며 제 꿈에 대해서도 새롭게 생각하게 됐죠. 다른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꿈을 줄 수 있는 봉사단체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도 갖게 됐어요.

4. 오랫동안 동행에 참여해왔는데 개인적으로 배운 점 또는 달라진 점이 있나요?

많이 있죠. 전 학생들에게 항상 '나는 너희들에게 형이나 오빠다. 너희들의 편에 서서 더 이해해줄 수 있다'라고 생각하고 말해왔는데, 막상 학생들이 상담해오면 저도 선생님이나 부모님들과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 '공부 열심히 해라. 지금이 중요하다. 그냥 열심히 하면 된다' 등등... 그 아이들은 그냥 제가 들어주길 원했던 것 같은데, 너무 형식적인 답만 준 것 같아서 지금 생각해도 미안해요. 그리고 달라진 점은 책임감, 기획력, 그리고 스케줄 관리 능력을 배우게 된겁니다. 제가 선택한 프로그램이니까 약속시간도 철저히 지키게 되고, 좀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가르쳐주고 싶어서 책도 찾아보면서 더욱 열심히 하게 됐죠. 제 스스로 체육교육과 학생으로서 배운 걸 실제로 적용해보면서 발전해나갈 수 있어서 너무나 큰 도움이 됐죠. 또한, 많은 사람들과 교제하면서 보다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성격으로 바뀌면서 리더십도 자연스레 익히게 됐어요.

5. 마지막으로 아직 참여하고 있지 않은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친구들에게 추천할 때 주로 이런 말을 해요. "어차피 교육봉사시간 필요한데, 네가 잘할 수 있는 것 또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것 선택해라. 그것이 바로 동행이다. 한번 해봐라. 재밌어서 계속 하고 싶을 거다." 제가 비공식적인 기간까지 합쳐서 2년 반 동안 경험하며 배운 거니까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어요. 그리고 해외봉사활동까지 누릴 수 있으니까 또 언제 이런 기회를 누릴 수 있겠어요? 동행은 진짜 대학생들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축복 중 하나입니다!

동행프로젝트 수혜자, 한종원 학생과 동행선생님과 친구들

Story 2. 선생님과 공부하는 2시간, 짧게만 느껴졌어요! 수혜자 한종원

올해 고등학교 2학년이 된 한종원 학생(경성고등학교)은 지난 가을학기 학교에서 마련된 국어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시작은 단순히 국어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였지만, 배우면서 성적향상은 물론 작품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키우고 발표하는 능력까지 갖추게 되었다. 앞으로 생겼으면 하는 프로그램을 물어보니 서슴지 않고, '국어'라고 말하는 한종원 학생을 보면서 동행 프로젝트를 통해 배운 것이 얼마나 많은 지 느낄 수 있었다.

1. 동행프로젝트에서 국어과목을 배웠다고 하는데 어떻게 무엇을 배웠는지 얘기해주세요.

지난여름에 학교 교재로 사용했던 고전문학책이 있었는데, 조금 더 자세히 배우고 싶어서 선생님께 부탁드렸어요. 일주일에 두 번, 두시간씩 선생님과 같은 반 친구들 네 명이서 소그룹으로 공부하면서 '찬기파랑가', '황조가' 같은 작품을 배웠고, 서로 생각과 의견을 나누면서 국어 공부가 참 재밌다라는 걸 배웠어요.

2. 동행프로젝트를 통해 개인적으로 배운 점 또는 달라진 점이 있다면?

우선 성적이 올랐고, 동반하여 국어에 대한 흥미도 생겼죠. 저뿐만 아니라 같이 참여했던 친구들 모두 성적이 올랐으니 정말 동행프로젝트 덕분이죠. 수업준비를 하면서 더 잘하고 싶어서 많이 준비하고 한번이라도 더 발표하려고 애쓰는 저를 보면서 전보다 표현력도 늘고 적극적인 자세도 생기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어요. 또한, 전에는 고전이 좀 어렵다고 느껴지고 마음에 잘 와 닿지도 않았었는데, 선생님을 통해 작품 하나하나에 담긴 이야기들을 들춰보게 되고, 또 그에 대해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재미가 생겼어요. 부모님도 참 잘 신청했다며, 제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아주 좋아하셨어요.

3. 배웠던 작품 중 기억에 남는 작품, 또 그에 대해 개인의 느낌을 나눠준다면?

고구려 주몽의 아들이었던 유리왕이 쓴 황조가가 생각나요. 유리왕에겐 두 명의 아내가 있었는데, 두 아내는 왕의 사랑을 얻기 위해 늘 싸워서 사이가 안좋았어요. 어느 날 왕이 사냥을 간 사이에 둘이 싸우게 됐고, 결국 한나라에서 온 '치희'라는 아내가 떠나게 됐어요. 아내를 떠났다는 것을 알게 된 유리왕은 아픈 마음으로 괴로워하다가 한 쌍의 꾀꼬리를 보고 이 노래를 지어 불렀다고 해요. 비록 제 나이가 어리지만, 작품을 공부하며 '유리왕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4. 국어 외에 앞으로 또 생겼으면 하는 프로그램은?

국어 외에 고르라고 하시면, 음, 컴퓨터요. MS Word와 같은 프로그램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또, 대학을 미리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생기면 좋을 것 같아요. 각 대학이 실시하는 대학탐방프로그램이 물론 많지만, 그런 것과 달리 실제로 대학생활을 하는 멘토형들과 함께 기숙사도 가보고, 학교 근처 식당도 가보고, 강의실에서 수업도 들어보는 등 실제 생활을 미리 체험하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학과 결정이나 미래 꿈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문의: 서울동행프로젝트 ☎ 070)8275-4196

하이서울뉴스/박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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