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탁구보다 더 맛있는 빵 만들어요”

시민기자 이상무

발행일 2011.02.10. 00:00

수정일 2015.12.18. 15:26

조회 3,704

빵을 팔기 위해 직원을 고용한 것이 아니라 직원을 위해 빵을 파는 기업이 있다. 고용창출을 많이 해 모범적인 서울형사회적기업으로 인정받은 광진구 화양동 (주)좋은세상베이커리(http://www.sumanasbakery.com) 이욱희 대표를 만났다.

예천ㆍ문경에서 생산되는 순수한 우리 쌀로 만드는 쌀 케이크는 이 회사 주력상품이다. KT전보서비스‘익스텔’을 통해 온라인과 전화로 주문받아 대한정신보건가족협회 소속 장애인 30명이 배달하고 있다.

좋은세상베이커리에는 TV 인기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주인공 보다 더 맛있는 빵을 만드는 제과사들이 있다. 리츠칼튼호텔에서 35년 근무하고 세계 베이커리 디저트 대회에서 은상도 수상했던 김윤수 제과장과 신라호텔 제과사 출신의 전문 파티쉐 3명을 영입해 최고급 빵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어려운 점도 있다. 보통의 제과점은 재료값 비중이 10%정도인데 이곳은 20%가 넘는다. 호텔급 빵 맛을 내기 위해 좋은 재료가 필요하기 때문.

식당은 주방장을 잘 둬야 하지만 빵공장은 제과사를 잘 만나야 한다. 김윤수 제과장과 이 대표는 20여 년을 리츠칼튼호텔에서 함께 근무했고 창업도 함께 한 평생 동지다. 빵 만드는 일은 전적으로 제과장이 맡는다. 과거에 받던 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보수지만 “의미있는 일을 하니 보람을 느낀다”는 김윤수 제과장.

이욱희 대표는 거래처 관계자를 만나는 등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자정이 넘어 귀가한다. 출근시간은 아침 6시. 연일 강행군이다. 그는 “겉으로 보는 것과 달리 실제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건 정말 힘들다”고 했다. 자본금 2억 5천만 원으로 시작했으나 계속해서 시설 투자를 해야했고 눈에 보이지 않는 투자비용도 많이 들어가 사채를 쓰기도 했다.

“사업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장애인이 만든 상품이고 브랜드도 익숙치 않다는 이유로 푸대접을 받는 것입니다. 사회복지 선진국의 경우 사회적기업에서 만든 제품이 20% 정도 비싸지만 잘 팔려요. 사회적기업에서 만든 물품을 구입하면 단순 소비가 아니라 기부 효과도 있는데 우리의 기부문화는 아직도 척박합니다.”

좋은 세상 베이커리는 지적장애인협회와 협약, 지적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 중 사연 없는 사람이 없다. 2급 지적장애인 하상춘(49)씨는 국립서울병원에서 13년 간 치료를 받고 자활에 성공한 케이스. 그는 제과일을 도우며 생활에 활력을 찾았다. 지적장애인에게 가장 좋은 치료법 중 하나가 직접 뭔가를 만들고 결과물을 낼 수 있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란다.

혼자 어린아이 2명을 키우고 있는 박정진(38)씨는 기초생활대상자다. 8개월 간 지각 한 번 없이 성실하게 근무해 이제는 빵을 직접 구울 수 있는 수준에 올랐다. 그래서 조만간 오븐 책임자가 될 예정이다.

좋은세상베이커리는 현재 16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올해 안에 14명을 보충할 계획이다. 하지만 3년 뒤에는 100명 이상을 고용해 규모를 키우겠다는 게 이 대표의 포부다. 나아가 세계적인 사회적기업 ‘루비콘 베이커리’를 꿈꾸고 있다.

#사회적기업 #좋은세상베이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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