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선 한순간 추락 예삿일

하재근(문화평론가)

Visit819 Date2014.07.15 00:00

부진한 성적으로 월드컵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린 SNS 글로 인해 곤혹을 치른 정성룡 (사진 뉴시스)


[서울톡톡] 홍명보 감독에 이어 대표팀 골키퍼인 정성룡이 축구팬들의 공적이 됐다. 그가 귀국길에 올린 SNS 글 때문이다. ‘언제나 응원해주신 분들 항상 감사합니다. 더 진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게요! 다 같이 퐈이야~’라는 글과 함께 자신만만한 표정의 사진을 올린 것인데, 문제는 이것을 올린 시점이 월드컵 직후였다는 점이다.


그때는 월드컵 졸전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극에 달한 시기였다. 특히 무기력했던 원톱 공격수와 자동문 소리까지 들었던 최종 수비 및 골키퍼에 대한 원망이 컸다. 국가적으로 워낙 실망이 크고 따라서 국민감정이 ‘흉흉’했던 그런 상황에 골키퍼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퐈이야~’를 외친 것이다. ‘지금 불난 집에 퐈이야~ 하는 거냐, 정신이 있는 거냐’라며 인터넷은 즉시 비난으로 들끓었다.


영국의 축구스타 웨인 루니도 구설수에 올랐다. 잉글랜드가 충격적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직후, SNS에 게임 이벤트 홍보글을 올려 ‘지금이 그런 글을 올릴 때냐’라는 영국팬들의 비난을 받은 것이다. 이탈리아 대표팀의 발로텔리는 월드컵 탈락 후 SNS에 ‘나를 싫어하는 모든 이들에게 키스를’이라는 글과 함께 총을 정면으로 겨냥한 사진을 올려 국제적인 비난을 샀다. 비난이 확산되자 그는 사진을 삭제했지만 뒤늦은 조치였다.


한 순간에 인생역전할 듯 보였던 벨기에 응원녀 역시 SNS로 인해 순식간에 추락했다. 벨기에의 악셀르 데스피겔라르라는 여성은, 벨기에 조별리그 경기 때 중계 카메라에 잡힌 이후 벼락 스타로 등극해 세계적 기업인 로레알과 모델 계약까지 했다. 그런데 16강전 직전에 자신이 과거 아프리카에서 가젤을 죽인 후 찍은 기념사진과 함께 ‘오늘은 미국에 사냥하러 간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동물을 죽인 사진은 당연히 비난을 받았고 로레알은 모델 계약을 즉시 해지했다. 그녀는 뒤늦게 SNS 계정을 폐쇄한 채 두문불출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불멸(?)의 명언을 남겼다. SNS가 존재하는 한 퍼거슨 감독의 이 말은 두고두고 인용될 것이다. 그만큼 SNS로 인해 나락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 대표팀의 기성용도 작년에 부주의한 SNS 글로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그 직후 축구협회는 대표팀 선수들을 대상으로 SNS 활용 강의를 시행했지만 이번 월드컵 때 보니 그것도 허사였다.


무엇이 문제일까? SNS의 엄청난 사회적 파급력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SNS를 쓰는 게 문제다. SNS의 영향력을 감당할 내공이 있는 사람이 쓰는 건 괜찮다. 매체의 다변화, 민주화란 측면에서 바람직하기까지 하다. 정치인들이 국민과 소통하는 창구가 될 수도 있고, 대안 미디어의 역할도 가능하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사람이 SNS를 남용할 경우 대단히 위험하다.


SNS 메시지는 폭발적으로 퍼져간다. 사석에서 웃으면서 할 수 있는 말도 SNS에 올려진 순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SNS를 활용할 땐 반드시 자기 글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미리 성찰해야 한다. 그런 사회적 판단력이 부족하다면 언제든 SNS가 자신을 해치는 흉기로 돌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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