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예뻐 보이는데, 과연 눈 건강은

한영근

발행일 2012.11.19. 00:00

수정일 2012.11.19. 00:00

[서울톡톡] 흔히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눈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느낌을 줄지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관심이 많습니다. 라식이나 라섹 수술이 많은 환자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에도 이러한 요인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중고등학생들을 중심으로 눈을 크게 보이게 하고, 눈의 다양한 색깔로 이미지 변화를 주기 위해서 써클렌즈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눈을 예쁘게 보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눈의 건강을 해쳐서는 안 될 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써클렌즈의 단점과 위험성, 괸리방법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하고 사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최근 여러 매체를 통해 써클렌즈의 부작용으로 안과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뉴스를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는 써클렌즈가 어떤 점에서 위험할 수 있는지,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써클렌즈와 일반 콘택트렌즈의 가장 큰 차이는 렌즈의 직경과 색소 함유 여부입니다. 일반렌즈도 하드렌즈(RGP렌즈)와 소프트렌즈를 비교하면 소프트렌즈가 큰 편이지만, 미용상 검은자를 크게 보이기 위한 목적으로 착용하는 써클렌즈의 경우는 렌즈의 직경이 일반렌즈보다 훨씬 크게 됩니다. 직경이 큰 렌즈가 왜 좋지 않은지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우리가 흔히 검은자로 말하는 각막은 사실은 건강할 때는 무색투명한 조직이고, 각막의 작은 상처로 각막세포가 손상되더라도 새로운 각막세포를 다시 만들어 시간이 지나면 다시 각막조직이 회복되도록 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이런 새로운 각막세포를 만드는 곳은 바로 각막윤부라고 불리는, 검은자와 흰자가 만나는 곳입니다. 결국 이 각막윤부가 건강하고 기능을 잘 해주어야 깨끗하고 건강한 각막이 유지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넓은 렌즈로 이 윤부를 포함한 각막을 넓게 덮고 있으면 산소가 잘 투과되지 않게 되고, 마치 서서히 우리 목을 조르는 것처럼 각막윤부에 나쁜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각막윤부에 혈관이 자라 들어오게 만들고, 더 진행되면 각막윤부 기능이 떨어지면서 각막부종과 각막혼탁이 생겨 영구적인 시력저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더 흔하게 문제가 되는 것은 써클렌즈에 포함되어 있는 색소의 의한 부작용입니다. 색소가 직접적으로 각막세포에 독성을 일으켜서 각막을 손상시킬 수 있고, 간접적으로 과민반응을 유발하여 각막염, 결막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써클렌즈에 따라서는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서 품질관리를 하는 제품도 있다고 하지만, 특히 중국산 저가 제품일수록 이러한 색소의 독성에 의한 위험이 큽니다. 이러한 세포독성은 정도에 따라서는 영구적인 각막손상으로 시력저하를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서클렌즈에 색소를 입히는 과정에서 생기는 렌즈의 요철로 인해 접촉성 각결막염, 각막미란, 안구건조증, 감염 등의 다른 합병증도 생길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써클렌즈를 꼭 착용해야한다면 철저한 렌즈 관리와 함께, 불편감이 생기면 즉시 렌즈착용을 중단하고 안과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심한 합병증으로 인해 눈에 영구적인 손상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또한 렌즈착용의 목적이 시력이 아닌 미용목적이다보니 렌즈착용 전 안과를 찾지 않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렌즈 착용 전에도 안과에 방문하여 자신이 렌즈 착용에 적합한 눈인지, 합병증이 잘 생길 수 있는 눈은 아닌지 확인받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친구의 써클렌즈가 예쁘다고 같은 렌즈를 서로 돌아가면서 착용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겠습니다. 써클렌즈를 꼭 착용하겠다면 꼼꼼한 관리와 세심한 주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글/한영근(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안과 서울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