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병이라고?
최정석
발행일 2012.04.20. 00:00
공황발작 2회 이상 반복되면 공황장애로 진단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35세 회사원인 김 씨는 어느 날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하다가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오면서 숨을 쉬기가 힘들어졌고 식은땀이 나면서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너무 힘들어서 다음 역에서 바로 내렸고 근처 병원 응급실을 방문하였다.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으나 특별한 이상 소견은 없었고 검사를 받는 동안 증상은 없어졌다. 김 씨는 이후에도 세 번 정도 같은 증상이 반복되어 병원을 찾아 심장이나 폐에 문제가 없는지 검사를 받았는데 마찬가지로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앞으로 또 이런 증상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지내고 있던 김 씨는 의사의 권유로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게 되었다.
위의 김 씨의 경우에서와 같이 죽음이 임박할 것 같은 극심한 불안과 함께 현기증, 가슴 두근거림, 호흡곤란, 두통 등의 신체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를 공황장애라고 한다. 공황장애는 불안장애의 일종으로 최근 연예인들이 공황장애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 5년간 공황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연평균 10.7% 증가했다고 한다.
특별한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발생하는 심한 불안 상태를 공황발작이라고 하는데, 아래의 증상들 중에서 네 가지 이상의 증상이 갑작스럽게 발생하고 점점 심해져서 10분 이내에 최고조에 달하며 20~30분 정도 지속되다가 저절로 사라지는 특징을 가진다.
■ 공황장애 증세 ○ 호흡이 가빠지거나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 |
공황발작이 2회 이상 반복되면 공황장애로 진단
그리고 이러한 공황발작이 2회 이상 반복되면 공황장애로 진단을 하게 된다. 공황장애 환자들은 공황발작의 경험이 매우 강렬하기 때문에 또 다시 공황발작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이를 '예기불안'이라고 하며, 환자들은 이 예기불안으로 인해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 유지에 많은 어려움을 갖게 된다.
공황장애는 왜 생기는 것일까? 공황장애 환자들은 여러 번에 걸쳐 신체적 문제에 대한 검사를 해도 이상이 없기 때문에, 신경성으로 이러한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하지만 공황장애는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병은 아니다. 뇌 속에 불안감을 감지하고 조절하는 부위가 있는데, 이 부위의 기능 이상과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등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그리고 유전적인 요인이 작용을 하면서 생기는 병이다. 또 이런 상태에서 겪는 스트레스 역시 증상 발생에 영향을 주게 된다.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
공황장애는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점점 더 진행될 수 있는 병이므로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된 치료법은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인데 두 가지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약물치료는 항우울제의 일종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가 주된 치료 약물이며 벤조디아제핀과 같은 항불안제를 병용하기도 한다. 인지행동치료란 생각과 감정, 행동 사이에 밀접한 연관성을 밝혀내어 왜곡된 생각을 교정하고 회피하려는 행동을 바로잡는 데에 초점을 두는 치료다. 결국 왜곡된 생각과 행동을 교정해서 불안이나 공포감, 공황발작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또한 호흡 조절이나 근육 이완 등을 훈련하여 공황발작 시에 일어나는 신체 증상 등을 스스로 조절하는 연습을 해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일상생활 속에서 스트레스 관리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글/최정석(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서울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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