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으로 보는 폐의 모든 것

정희순

발행일 2012.03.30. 00:00

수정일 2012.03.30. 00:00

현재 진행 중인 질병, 결핵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도래했지만 변덕스러운 날씨, 건조한 대기, 각종 중금속을 포함한 황사로 우리의 폐는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폐는 심장과 더불어 생명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장기지만 외부 요인에 의해 쉽게 손상되는 기관이기도 하다. 폐 질환이 급증하는 봄, 폐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이 제일 높은 국가다. 결핵은 다양한 임상 소견을 보이기 때문에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뚜렷한 원인 없이 2~3주 이상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결핵을 의심하고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결핵균에 감염되더라도 10% 정도만 결핵이 발병하기 때문에 적절히 관리하면 예방할 수 있다. 약제내성결핵이 아니라면 규칙적인 투약만으로 완치될 수 있지만 약제내성결핵이거나 합병증이 있을 경우 수술적 치료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결핵의 조기 진단과 추후 관리도 중요하다. 보라매병원 폐센터에서는 결핵 환자 접촉자에 대한 검진으로 조기 결핵 환자 발견, 결핵 진단 시 결핵 약 복용법과 부작용 등을 교육해 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흡연의 어두운 그림자, 폐암

폐암은 초기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에 암 중에서도 사망률이 가장 높다. 그러나 조기 폐암의 경우 흉강경 수술로 완치될 뿐 아니라 일주일 이내에 퇴원이 가능하고 통증이나 합병증도 적다. 진행된 폐암이라도 방사선 치료나 항암화학요법으로 생존 기간을 늘릴 수 있으며, 최근에는 표적치료제가 속속 개발되고 있어 '맞춤형 치료'를 통해 적은 부작용으로 더 나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폐암의 원인을 차단하고 올바른 생활습관과 정기검진으로 폐암 발병을 사전에 막는 것이 최우선이다. 폐암의 원인으로는 공업용 발암물질이나 가족력, 만성 폐쇄성 폐 질환, 폐섬유화증 등이 있지만 80~90%는 흡연이 원인이다. 흡연 양이 많고 일찍 시작할수록, 기간이 길수록 폐암 발병 위험성은 더 커진다.

환경의 재앙, 천식 알레르기

최근 천식 알레르기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대기 오염으로 인해 기도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물질이 증가하고 주거 환경 변화로 집먼지 진드기와 같은 실내 알레르겐의 번식이 용이해진 점, 식습관 변화, 스트레스 증가 등이 원인으로 여겨진다.

간헐적으로 기관지가 좁아짐에 따라서 숨이 차고 쌕쌕거리는 천명음이 나거나 기침이 나타나는 천식 알레르기는 밤이나 이른 아침, 운동할 때 더 빈번하게 나타난다. 차고 건조한 공기를 마시며 운동을 하는 것은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고, 흡연과 극심한 스트레스도 악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천식 알레르기에는 흡입형 제제로 스테로이드나 지속형 기관지 확장제를 사용하지만 차도가 없는 경우 항콜린제나 테오필린, 류코트리엔 길항제를 추가하기도 한다. 천식의 특정 원인이 밝혀진 경우 면역요법으로 조절할 수도 있지만 평소에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고 악화되지 않도록 스스로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보라매병원 폐센터…호흡기내과·흉부외과·정신건강의학과 삼위일체 운영

보라매병원 폐센터는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그리고 금연클리닉을 위한 정신건강의학과로 구성되어 있다. 2012년 3월부터는 알레르기내과도 개설됐다. 보라매병원 폐센터는 만성 폐쇄성 폐 질환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폐기능 장비뿐 아니라 기관지 유발검사, 피부 단자 시험, 유도객담 검사 등의 천식 및 알레르기 질환 진단에 사용되는 다양한 종류의 검사도 시행하고 있다. 폐암에 대해서도 방사선 피폭이 일반 CT의 1/5밖에 되지 않는 저선량 흉부 CT 검사가 가능하며, 서울·경기 지역 10개 병원에서만 가능한 초음파 기관지 내시경과 같은 최신의 검사법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조기 폐암으로 진단된 대다수의 환자를 내시경(VATS)으로 수술하는 등 최첨단 의료장비와 최고의 의료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글/정희순(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폐센터장 서울의대 교수)
출처/보라매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