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거리에 굶주린 공룡이 나타났다!

김효정

발행일 2010.09.29. 00:00

수정일 2010.09.29. 00:00

조회 7,159


배고픔에 울부짖는 공룡들이 서울을 습격했다. 먹이를 찾아 군중 사이를 돌진하자 사람들은 기겁을 하고 달아난다. 또 한켠에는 사람들 머릿속에 있는 소리와 기억을 빼낼 수 있는 포넴므족이 나타났다. 비밀스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포넴므족에게 들키지 말아야 한다. 아이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거리극이 서울 곳곳에서 풍성하게 펼쳐진다. 나들이 하기 좋은 10월 초순 나들이 장소를 정하지 못해 고민하는 가족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다양한 세대별로 즐길 수 있는 하이서울페스티벌 행사를 안내하는 이번 기획에서는 그 첫 번째로 가족이 함께 관람할만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난 인형극만 좋아. 예쁜 공주가 나오는 인형극 보러 갈래."

"애들이나 데리고 다녀오렴. 난 서커스라면 모를까 다른 건 재미있는 줄 모르겠더구나."

연령대가 다양한 가족이 나들이를 하려면 고민부터 앞선다. 부모님을 위해 어르신용 프로그램을 선택해야 할지, 아이들을 위해 어린이용 프로그램을 선택해야 할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하지만 '몸짓'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행사를 마련한 하이서울페스티벌은 그런 걱정을 한방에 해결해 준다. 연령도, 성별도, 국적도 걸림돌이 되지 않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마당으로 꾸며졌기 때문이다. 자, 이제 걱정이 해결 되었으니 행복한 마음만 가득 안고 출발해볼까. 

먼저, 배고픔에 울부짖는 공룡의 도심 습격 사건을 다룬 <사우러스>는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거리극이다. 선사시대에서 서울로 온 거대한 공룡 사우러스는 먹이를 찾아 군중 사이를 돌진해 사람들을 기겁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들이 채식주의란 사실을 알고는 모두들 안도의 숨의 내쉬게 된다. 장난꾸러기 사우러스가 갑작스럽게 관중들 속으로 달려들어 손을 물어뜯고 커다란 꼬리로 장난을 걸기도 하고, 철제구조물 안의 배우들은 높은 장대 위에서 사나운 사우러스를 연기하며, 연극, 음악, 춤이 한데 어우러진 공연을 보여준다.

‘사우러스’는 네덜란드 극단인 ‘클로즈 액트’가 공연한다. 1991년 설립돼 초기에는 주로 유럽에서 공연하였으나 <사우러스>, <화이트 윙스(White Wings)> 등 이동 공연의 성공으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10월 9일 오후 12시 30분과 오후 4시 여의도한강공원 빅탑빌리지 너른들판에서, 10월 10일 오후 2시 반포한강공원과 잠수교에서 각각 공연된다.



 

거리에서 펼쳐지는 판타스틱 유랑극이자 음향 코미디극인 <포넴므족>도 호기심을 유발하는 공연이다. 기발한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상상 속 인물 '포넴므족'의 가장 놀라운 능력은 다른 사람들의 머릿속 소리와 기억을 빼내 수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원하면 주변의 그 어떤 소리도 붙잡을 수 있고, 심지어는 꿀꺽 삼킬 수도 있다. 미래에서 온 듯한 그들의 능력은 바로 특수한 음향 탐지기에서 나온다. 이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주변의 소리를 모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기도 하고 삼켜버리기도 한다. SF 영화에서 튀어 나온 것처럼 특이한 의상도 볼 만하다.

10월 2일 오후 1시 30분, 10월 3일 오후 1시 30분과 오후 5시에 빅탑빌리지 너른들판에서 진행된다.  



 

이제는 서울을 방문한 아주 특별한 여행객들을 맞이할 시간이다. 4m가 넘는 거인 여행자들은 서울을 이리저리 탐험하며 시민들을 만나고 서울의 관광명소를 찾아다닌다. 거리를 누비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보거나 지낼 곳을 찾고 기념사진을 찍는 그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노는 동안 관람객들도 서울이라는 도시에 처음 온 듯한 또 하나의 여행자가 된다.

10월 9일 오전 11시 30분과 오후 3시, 여의도한강공원 빅탑빌리지 마포대교 하단에서 출발하며, 10월 10일에는 반포한강공원과 잠수교에서 오후 2시 출발한다.



이번엔 까르르 하는 어린이들의 웃음소리와 귀여운 몸짓에 온가족이 흥겨워질 수 있는 거리극을 소개한다. 어린이들의 <참새 퍼레이드>는 아이들이 서로 어울리며 만드는 공연으로, 아이들은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꿈들을 펼친다. 어린이들은 리허설 과정으로 특별한 공연을 만들고, 짹짹거리는 행복한 참새무리가 되어 거리 퍼레이드에 참여한다. 아이들은 알록달록 원색의 참새 인형들을 배낭처럼 등에 메고 진짜 새가 된 듯 날개를 펄럭이고 뛰어다니며 마음껏 동심을 표현한다.

<참새 퍼레이드>를 공연하는 프랑스 극단 ‘이동형 가마’는 1989년부터 어린이를 위한 연극과 워크숍 등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다가 1996년 ‘이동형 가마’라는 이름의 단체를 창단했다. 이후 <흙더미(Le Tas)>로 이름을 널리 알리며 프랑스, 스페인, 스위스 등 세계 곳곳에서 500회가 넘는 공연을 했다. 10월 6일부터 10일까지 오후 2시에 여의도한강공원 빅탑빌리지 너른들판에서 관람할 수 있다.



 

몸짓을 주제로 한 이번 축제에서는 퍼포먼스도 색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생생한 원색으로 바디페인팅을 하고 무언가를 찾아서 도심을 배회하는 배우들. 마치 원색(각각 청록색, 진붉은색, 사과빛 녹색, 레몬색, 장미색)으로 빛나는 조각상과 같은 그들은 자신의 고유색을 찾아 사람들 사이를 거닐다가 잠시 머물기도 하고, 때로는 버스 안에 서있기도 하며 시장에 가기도 한다. 그들이 색을 찾아 도시를 돌아다니는 동안 회색빛의 도시와 사람들은 생동감으로 물들어 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섬’과 ‘유토피아’를 합성한 프랑스 단체 ‘일로토피’가 선보이는 작품으로, 10월 2일 오후 5시 30분 여의도한강공원 빅탑빌리지 너른들판에서, 3일에는 정오 청계광장과 서울광장 일원에서, 4일에는 정오 청계광장과 광화문광장 일원에서 각각 진행된다.



가족과 함께라면 인형극도 빼놓을 수 없다.
<호텔 크랩>은 놀라움, 열정, 오해로 가득한 코미디다. 외딴 마을의 바닷가에 있는 작은 호텔을 배경으로 극은 시작된다. 어느 여름날 아무 일도 일어난 적 없는 평범한 호텔에 한 손님이 도착하면서 예기치 못한 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호텔 크랩>은 연극과 인형극의 경계에 있는 극으로, 배우들이 신체 일부를 이용해 살아있는 인형이 되어 연기한다. 친숙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대사 없이 연극적 몸짓만으로 꾸며지는 무대는 무성영화와도 닮았다. 이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 ‘트루키트렉’은 1998년 각기 다른 예술적 배경을 가진 스페인과 브라질 국적의 멤버들로 결성되었다. 연극과 인형극의 경계에 있는 이들의 공연은 음악, 시, 유머를 가미하여 전 연령대의 관객이 즐기기에 적당해, 조부모와 손자 손녀들이 함께 즐거워할 수 있는 공연이다.

10월 6일부터 8일까지는 오후 7시, 9일은 오후 1시에 여의도한강공원 빅탑빌리지 노랑극장에서 공연된다.



<부다페스트 마리오네트>는 몇 가지의 짧은 이야기들 속에서 음악과 함께 다양한 모습의 마리오네트 인형들을 불러온다. 대사가 없는 이 공연이 특별한 이유는 인형을 만들고 움직이는 ‘벤스 사카디’가 언어 대신 중앙유럽 특유의 예술적 언어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기 때문이다. 한 무리의 독특하고 기발한 마리오네트들로 이루어진 이 공연은 모든 연령층이 공감하며 즐길 수 있다. 10월 6일 오후 5시, 10월 7~9일 오후 3시와 5시에 빅탑빌리지 노랑극장에서 공연된다. 



어르신과 어린이를 동반하여 하이서울페스티벌 관람길에 나섰다면, 연령과 세대를 불문하고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서커스를 권한다. 화려한 묘기와 곡예가 펼쳐지는 무대를 통해 느끼는 오싹할 정도의 전율과 즐거움은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한국 서커스의 살아있는 전설로 일컬어지는 '동춘서커스'단이 13개의 종목들이 촘촘히 이어지는 <동방의 신기, 비천>을 선보인다. 예술성 짙은 공중 곡예와 묘기에 기계체조, 곡예, 무용, 마술, 음악이 결합된 공연으로 폭소와 스릴을 맘껏 느껴볼 수 있다. 온가족이 손에 땀을 쥐며 탄성을 멈추지 못하는 인상 깊은 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춘서커스단은 85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국내 유일 서커스 공연단이다. 서커스에 연극, 쇼, 국악, 마술, 풍물 등의 다양한 장르들을 도입하여 새로운 한국적 서커스 , <동방의 신기 비천> 등을 창작해 전국을 무대로 공연하고 있는 단체다.

공연은 여의도한강공원 빅탑빌리지 파랑극장에서 10월 5일 오후 3시, 10월 6~7일 오후 4시에 각각 공연된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 하는 하이서울페스티벌 가족 프로그램은 효도와 자녀 사랑을 한꺼번에 해결하고 가족의 화목과 돈독함을 확인하는 기회다. 자, 이제 부모님과 자녀들의 손을 잡고 여의도한강공원 빅탑빌리지를 향해 출발해 보자.

문의 : 서울문화재단 02) 3290-7154
         하이서울페스티벌 홈페이지 http://www.hiseoulfest.org

하이서울뉴스/김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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