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이 없어도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

김별아(소설가)

발행일 2014.04.18. 00:00

수정일 2014.10.05. 20:06

조회 3,065

사진들(사진:wow서울)

무재칠시(無財七施)-재물이 없어도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
-안시(眼施): 따뜻한 눈빛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
-화안시(和顔施): 부드러운 얼굴로 사람을 대하는 것
-언시(言施): 남에게 좋은 말을 해주는 것
-신시(身施): 힘든 일을 내 몸으로 때우는 것
-심시(心施): 마음의 온정을 주는 것
-좌시(座施): 먼저 잡은 자리를 내주어 양보하는 것
-찰시(察施): 남의 마음을 헤아려 그가 원하는 바를 도와주는 것

--불교 경전 《잡보장경(雜寶藏經)》 중에서

[서울톡톡] 미국 경제 잡지 포브스의 집계에 의하면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설립자 빌 게이츠(Bill Gates)의 순자산은 760억 달러, 한국 돈으로 37조가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 빌 게이츠는 이처럼 세계 1위의 '억만장자'로서만이 아니라 세계 최고의 '기부자'로서 그 명성이 높다.

그는 10년간 백신에 100억 달러를 기부하기로 서약했는데, 이로써 5세 이하 어린이 8백만 명 이상의 목숨을 구하게 되었다. 또한 그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리처드 파인만 강의의 저작권을 사서 그 강의에 자기가 직접 주석을 달아 모든 이들이 무료로 볼 수 있게 하였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기록장 중 하나를 3천만 달러 이상의 가격에 구입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그는 이밖에도 의학과 과학의 발전, 세계 각지의 인권과 복지를 향상시키는 데 자신이 가진 재산의 절반 이상을 아낌없이 내놓았다. 세 명의 아들딸에게 남겨줄 유산으로는 각각 천만 달러 이하를 정해두었는데, 그래야 아이들이 자립할 수 있기 때문이라나.

놀라운 재산보다 더욱 놀라운 빌 게이츠의 기부 행각은 '돈'과 그것의 '소비'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상기시킨다. 허나 한편으로는 그만큼 돈이 있으니까 마음껏 자선을 베풀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은 돈이 없어서 안 되지만 언젠가 부자가 되면, 복권에라도 당첨되면 그때는 베풀며 살겠다는 사람들도 많다. 가진 것이 없으니 나눠줄 것도 없다는 것이다. 이를 테면 곳간에서 인심이 난다는 이치인데....... 부처의 말씀은 이와 조금 다르다. '빈 곳간'에서도 마땅히 인심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진 것이 없어서 아무 것도 나누어줄 수 없다고 호소하는 사람에게 부처는 답했다. 눈이 있거나, 표정을 지을 수 있거나, 말할 수 있거나, 스스로 몸뚱이를 움직일 수 있거나, 그도 저도 아니라 마음이 남아있기만 하다면 누구라도 무언가를 나누어줄 수 있다고. 무재칠시의 일곱 방도는 기실 대단한 것이 아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눈빛과 표정, 다정한 말과 지극한 마음에는 돈이 들지 않는다. 귀찮더라도 조금 먼저 움직이고 양보하며 보살피는 일에는 땡전 한 푼 필요치 않다. 하지만 그것은 값어치를 셈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하다. 인간을 '어엿비' 여기며 받기보다는 주기에서 행복을 느낀다는 것은 진정으로 마음이 가난하지 않은 자만이 할 수 있는 보시행이다. 그래도 빌 게이츠가 될 수는 없을지라도 인색한 수전노가 되지 않을 방법이 있으니 다행이다. 오늘부터 딱 하나씩만 가만가만 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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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김별아 #빌게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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