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호흡기계 질환, 바로 알고 대처하자

김덕겸

발행일 2011.10.07. 00:00

수정일 2011.10.07. 00:00

조회 4,063

국가건강정보포털 (ttp://health.mw.go.kr/) 제공

[서울시] 대지를 달구던 열기도 철을 거스르지는 못하고, 이제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게 되었다. 우여곡절 속에서도 항상 돌아오는 새로운 계절이지만, 계절의 바뀜이 모든 사람에게 설레지만은 않은 이유가 있다. 철이 바뀌면서 여러 가지의 병치레를 해야 하는 분들에게는 새로운 계절이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체는 체내 여러 가지 신체기관의 기능을 균형 상태에서 조화롭게 유지할 수 있는(항상성(homeostasis)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 어느 정도의 환경 변화에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대처 능력도 급격한 환경 변화가 발생하거나 원래 몸 상태가 안정되지 못한 상황에서는(예, 만성적인 기저 질환이 있거나 약제 복용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경우 등) 몸이 외부 세균이나 바이러스 침입에 취약하게 되거나 원래 있던 질환이 나빠지는 상태에 쉽게 빠진다. 특히, 가을철에는 여름에 비하여 일교차가 심하고,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각종 호흡기질환, 피부 질환이 발생하거나 기존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환절기의 대표적인 질환이 감기(상기도 감염 급성 인후염, 급성 비인두염)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하게 되며, 성인은 평균적으로 매년 2~4회 정도, 어린이의 경우 6~8회 정도의 상기도 감염을 경험한다. 상기도 감염은 흔히 리노바이러스 (rhinovirus), 코로나바이러스(corona virus) 등 소위 감기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때문에 생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철에 리노바이러스의 활동이 최고에 이르고, 바이러스의 특성상 전염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한, 건조해진 공기 탓에 기도 점막이 건조해지면 정상적인 방어막에 손상을 입게 되어 바이러스 침입이 쉬워진다.

단순히 찬바람을 쐬었다고 감기에 걸리지는 않으며, 면역력이 취약한 유아와 어린이,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육체적 피로나 정신적 스트레스 등 위험요인이 있는 경우에 흔히 발생하게 된다. 상기도 감염 환자가 바이러스의 전파가 쉽게 일어날 수 있는 밀집된 환경(어린이집, 단체 활동 등)에 노출된 경우도 위험요인이 된다. 이런 이유로 감기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상기도 감염이 잘 발생할 수 있는 위와 같은 위험 요인을 피하고, 충분한 휴식, 수분 및 영양 공급을 통해서 몸이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가건강정보포털 (ttp://health.mw.go.kr/) 제공

한 번쯤은 경험한 것처럼 감기는 감기 바이러스 침입 후 2~3일째에 증상이 가장 심해, 전신 무력감, 근육통 등의 전신 증상과 함께 목이 아프고, 코막힘, 콧물, 재채기, 기침 등으로 진행하면서 코에서는 누런 분비물이 나오게 된다. 이후 회복기에 접어들어 1주 내지 10일 이내에 회복되나 기침 증상 등은 3주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 누런 분비물 자체가 세균 감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 때문에 항생제를 복용할 이유는 없다. 발열은 성인보다 어린이에게 흔하다. 심한 근육통이나 발열이 주 증상인 경우에는 독감(인플루엔자) 가능성이 있어 주의를 요한다.

감기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귀의 통증이 동반되거나 발열이 3~4일 이상 지속되거나 심한 기침, 흉통, 객혈, 호흡곤란 등이 동반된 경우에는 중이염, 폐렴, 기관지염 등 합병증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급성 인후염·편도염이 세균 감염 때문에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목 안쪽이 벌겋게 붓는 증상과 함께 편도가 심하게 붓거나 편도 위로 끈적하고 누런 분비물이 덮여 있는 경우, 턱 밑이나 목의 앞쪽을 바깥에서 눌러도 심하게 아픈 경우, 피부 발진이 동반된 경우, 목 부위에 눌렀을 때 아픈 팥알만한 덩어리들 (림프절)이 만져지는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감별진단 후 항생제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가을철에는 건조한 공기, 급격한 일교차 등으로 코 점막이나 기관지 자극이 심해지면서 알레르기비염, 기관지 천식 또는 만성폐쇄성폐질환 등이 악화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의 원인 항원이 되는 풀 꽃가루 (쑥, 돼지풀, 잔디 등)가 증가하고 바람에 쉽게 날리면서 알레르기 반응으로 콧물, 기침, 호흡곤란 등이 심해지게 된다. 갑작스런 증상 악화 (급성 악화)로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으므로 조절되지 않은 기관지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꾸준한 약물 치료(흡입제제 포함)를 해야 하며, 야외활동이나 산행 시 응급약(속효성 흡입제)을 항상 휴대해야 한다.

충분한 수분 공급 및 습도 유지는 기도 자극을 피하고 가래 배출을 쉽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평소에 비해서 기침·가래가 증가하거나 가래가 누렇게 변하거나 호흡곤란이 악화되는 경우에는 서둘러 병원을 찾아서 급성 악화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위급 상황이나 입원까지 필요한 상황에 이르는 것을 피하고, 잦은 악화로 인한 폐기능이 급격히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환절기 환경 변화에 따라서 발생할 수 있는 호흡기계 질환에 대해서 알고 사전에 대처한다면 보다 편안하고 건강하게 가을 및 겨울나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글/김덕겸(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호흡기내과 서울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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