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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톡톡]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어벤져스2>가 일부 장면을 한국에서 촬영한다고 해서 화제다. 마포대교, 강남대로, 상암동 월드컵북로, 청담대교 북단램프 등 대규모 교통통제로 가히 국가 행사급의 전폭적 지원이 이루어지는 것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800억 원 이상의 연간 관광수입 증가가 예상되며 한국의 직접 홍보효과 4,000억 원, 국가브랜드 가치 제고효과가 2조 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 모든 것이 지나치게 과도한 호들갑이며, 근거없는 장밋빛 전망이고, 헐리우드 영화에 대한 무리한 퍼주기라고 비판한다. 한국영화도 지원받기 힘든 대규모 교통통제를 할리우드 영화에 대해 이렇다 할 절차적 정당성도 없이 덜컥 결정한 것은 문제가 있고, 게다가 영화 속에서 한국이 어떻게 그려질지, 얼마나 많이 등장할지, 영화가 정말 흥행에 성공해서 세계적 홍보효과가 나타날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단지 '국익'이라는 막연한 허깨비에 홀려 국민에게 불편을 안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과연 우리나라가 <어벤져스2> 촬영에 지원하고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이 지나친 호들갑일까?

사실 한국이 <어벤져스2> 속에서 어떻게 그려질지, 어느 정도의 분량이 나올지, 전혀 알 수 없는 것은 맞다. 과거 뉴질랜드에게 3조 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안겼다는 <반지의 제왕>은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여주는 내용이었지만, <어벤져스2>에선 기껏해야 빌딩이나 한강다리 부서지는 내용 정도나 나오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타당하다. 또 흥행이란 것이 어차피 도박이어서 정말로 홍보효과가 있을 정도로 성공할지 모르는 것도 맞다. 하지만 그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제작지원은 이루어져야 하고 그런 지원 속에서 성공사례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어벤져스2>에 한국인 과학자도 등장!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 한국은 소외되어왔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보통 '악의 무리들'이 어딘가에 위협을 가하면 이에 맞서 영웅들이 싸움을 전개하고 그 과정에서 도시가 아수라장이 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악의 무리들은 아무 도시나 부수지 않는다. 그들은 뉴욕, 런던, 파리 등 세계의 주요 도시만 부순다. 아시아권에선 도쿄, 베이징, 홍콩 정도가 악의 무리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며 서울은 철저히 무시당했다. 이번에 <어벤져스2>에서 서울을 배경으로 악당과 영웅들이 혈투를 벌인다면 그 자체로 한국과 서울이 세계의 주요 국가, 주요 도시로 각인되는 효과가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파괴 장면이 행여 한국 이미지를 헤치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게 파괴되는 장면이 오히려 서울을 뉴욕급 도시 이미지로 격상시켜 줄 수 있다. 일부 건물주들이 영화 속에서 자신의 건물이 무너지는 것을 걱정한다고 하는데,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크라이슬러 빌딩, 백악관 등은 영화 속에서 무수히 부서졌고 그래서 더욱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이병헌이 출연한 <지아이조>에선 파리 에펠탑이 무너지기도 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악의 무리들'이 한국 서울을 뉴욕이나 파리처럼 '파괴할 만한 곳'으로 인지하고 쳐들어오는 데에 대한민국이 건국하고 반세기가 넘게 걸렸다.

그동안 할리우드 영상물 속에서 간간이 등장한 한국은 저개발, 북한과의 대치 등 부정적인 이미지였다. 한국인 캐릭터도 비나 이병헌이 연기한 동양 킬러처럼 무술 같은 동양의 신비 위주로 그려지거나 차인표가 제의받았던 북한 테러리스트처럼 극단적인 인물이었다. 반면에 이번 <어벤져스2>에선 한국이 첨단기술을 개발하는 발전된 도시이미지로 그려지고, 한국인 캐릭터도 과학자로 등장한다고 한다. 이 또한 고무적이다.

이 영화 한 편이 얼마나 이익을 가져다줄 것인가보다 이 일을 계기로 서울을 촬영에 관대한 도시, 제작협조가 잘 이루어지는 도시로 발전시키는 것이 더 중요한다. 국내외 작품을 막론하고 서울에서 자유롭게 창작활동을 할 수 있을 때, 그것이 서울의 문화적 활력이 되고 그 중에 간혹 성공작이 나오면 그때 막대한 홍보효과가 생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