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에서 온 그대> 때문에 중국 공장 하루 휴업

하재근(문화평론가)

발행일 2014.03.04. 00:00

수정일 2014.03.04. 00:00

조회 2,350

별에서 온 그대

[서울톡톡] 미니시리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열풍을 일으켰다. 중국 인터넷 게시판이나 SNS 등은 <별에서 온 그대> 관련 게시물로 도배가 될 정도라는 소식이다. 한 공장에선 <별에서 온 그대> 마지막회 감상을 위해 공원들이 집단적으로 휴가를 신청하자 아예 하루 휴업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판빙빙을 비롯한 중국의 스타들이 잇따라 <별에서 온 그대> 팬임을 고백하기도 했다. 홍콩의 한 음원사이트에선 <별에서 온 그대> 삽입곡 6곡이 10위 안에 진입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전지현의 옷이나 미용제품에 대한 관심도 급증해, '전지현 제품'의 매출이 급상승했다고 한다. 심지어 CCTV 시사프로그램에서 <별에서 온 그대> 열풍을 다뤘을 정도다.

중국 방송사 김수현 모시러 '전용기'까지

<대장금> 이후 대중가요 한류가 부상하는 반면 드라마 한류는 완만하게 하향세를 보였었다. 그러나 최근 <상속자들>과 <별에서 온 그대>가 잇따라 돌풍을 일으키면서 중국에서 드라마 한류가 다시 살아나는 조짐이 보인다. 그동안은 한류의 중심지가 일본이었지만 최근 극우화에 따라 일본 내에서의 한류가 퇴조하는 반면, 중국이 한류의 중심축으로 부상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특히 남자주인공인 김수현이 이 작품을 통해 차세대 중화권 대형 한류스타의 가능성을 보였다. 중국 포털 사이트 '바이두' 인물 검색 1위에 올랐고, 중국 SNS '웨이보'에선 '도민준 살려줘'가 검색어1위에 오르기도 했다. 도민준은 김수현의 <별에서 온 그대> 극중 이름이다. 김수현을 모델로 중국에 진출한 우리 제과 브랜드는 매출이 30% 정도 증가했다고 한다. 중국팬들이 김수현 입간판을 끌어안고 기념사진을 찍는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중국의 유명 TV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했는데, 해당 방송사에서 김수현을 '모시기' 위해 전용기를 보낸다고 한다.

<상속자들>에 출연한 이민호의 인기도 폭발적이다. 그로 인해 중국 공항이 마비되고 바리케이드까지 무너져 긴급히 특별입국 대상자로 분류, VIP 통로로 빠져나가기도 했다. '바이두 페이디엔' 시상식에서 성룡, 판빙빙 등 중국스타들과 함께 외국인으론 유일하게 시상대에 오르기도 했다. 시상식에선 그를 '모든 여자들의 남신'으로 소개했고, '바이두' 관계자는 시상식이 이민호 팬미팅 분위기가 됐다고 했다. 중국내 세계 최대 인터넷 오픈마켓 사이트 모델로 발탁되어 촬영할 땐 5천 명의 인파가 거리에 가득 찼다. 중국 최대의 프로그램인 CCTV <춘완>에도 출연했는데, 당시 CCTV 종합통제부에선 '이민호 추적자들을 엄단하겠다'며 팬들의 운집을 경계했고, 관계자는 '방송국 여기자들까지 모두 흥분돼 있다. 이 프로를 10년 이상 맡아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SNS에 올리기도 했다.

전지현 대사 때문에 중국서 '치맥' 열풍

중국의 폭발적인 드라마 한류는 음식문화 지형까지 바꾸고 있다. 원래 중국엔 치킨과 맥주를 함께 먹는 문화가 없었는데, 최근에 치맥 열풍이 불었다. 바로 <별에서 온 그대> 전지현의 대사 "눈 오는 날에는 치맥인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국식 치킨 열풍이 불면서 상하이 등의 한국 치킨집에선 3시간 넘게 줄을 서는 모습까지 나타났다.

젊은이들 사이에선 치킨과 맥주를 들고 인증사진을 찍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얼마 전 있었던 조류독감 때문에 중국 가금류 업계가 고사지경에 빠져있었는데 이번 치맥 열풍으로 살아났다며, 한 중국 방송 진행자는 '세상에! 한국 드라마의 위력이 조류독감의 공포마저 한순간에 없애버렸네요'라고 하기도 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이 '<별에서 온 그대> 열풍으로 중국에서 치맥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할 정도다. 이런 광풍 때문에 중국의 인터넷 사전에 치맥이 등재됐는데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여주인공 천송이의 대사에서 유래한 말'이라는 식으로 어원이 설명됐다고 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웨이보 계정에 "첫눈 온 날 치맥 드셨나요?"라고 올리기도 했다.

CCTV 대표 프로그램에 한국 배우가 출연하고 시사프로그램이 한국 드라마를 다루며 공산당 기관지가 한국 드라마 대사를 언급한다는 건, 그만큼 중국내 드라마 한류가 뜨겁다는 뜻이고 또 중국당국이 한국에 매우 호의적이라는 것도 시사한다. 앞으로 중국은 점점 중요한 문화 우방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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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온그대 #전지현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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