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임신, 철저한 준비로 안전하게 출산
황규리
발행일 2011.02.18. 00:00
고령(高齡)임신이란 초산 여부에 상관없이 산모의 연령이 만 35세 이상인 경우를 가리키며 최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와 만혼의 사회 현상으로 그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통계청의 2009년 출생 통계 결과 자료에 의하면 20대 산모는 감소하고 있으나 30대 산모는 증가하고 있다. 특히 30대 후반(35세~39세) 산모의 출생 구성비가 2000년 5.8%에서 2009년 13.7%로 급격히 증가하였다. 고령 임신 산모들은 사회적 지위나 교육 정도가 높은 편이라 조기에 산전관리를 시작하며 산모와 태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은 경향이 있다
고령일수록 생식 능력이 감소하고 유산율이 증가해 임신에 성공하기 어려워 보조생식술이나 배란 유도에 의한 임신이 많아지게 되는데 이에 따른 난소과자극증후군과 다태임신의 빈도가 자연 임신에 비해 높으며 다태 임신으로 인한 조산, 임신성 고혈압, 태반 조기박리 등은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고령 임신부는 젊은 임신부보다 자연 유산, 선천성 기형, 임신성 고혈압, 당뇨, 태반 조기박리, 전치태반으로 인한 임신 후반기 출혈, 태아위치 이상, 난산, 자궁근종, 제왕절개술, 조산, 저체중아 출산, 자궁 내 태아사망 등의 발생빈도가 높고 이에 따른 신생아 이환율과 신생아 사망률이 더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임신 기간 중 전문가의 적절한 상담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임신 전 산모의 건강 확인
나이가 들수록 당뇨, 고혈압, 동맥경화증 등의 모체 질환이 증가하므로 임신을 계획하기 전 임신이 질환에 미치는 영향과 만성 질환이 임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 후 계획 임신을 하는 것이 좋으며, 만약 사전검사를 받지 못했다면 임신 초기부터 전문의에게 철저히 관리를 받도록 한다.
임신 중 관리
①기형아 예방을 위한 염색체 검사
다운증후군, 에드워드증후군, 터너증후군 등 태아 염색체 이상의 위험은 산모의 고령화에 따라 비례적으로 증가한다. 임신 초, 중기에 시행하는 태아목덜미 투명대 검사와 모체혈액검사로 다운증후군과 신경관 결혼에 대한 위험도 예측이 어느 정도 가능하나 100% 진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35세 이상의 단태 임신과 31세 이상의 쌍태 임신부는 다른 이상이 없더라도 염색체 검사를 하는 것이 원칙이며 염색체 이상에 대한 확진은 임신 중기에 시행하는 양수 검사와 임신초기 융모막 검사, 중기 이후 제대혈 검사로 가능하다. 이러한 확진 검사에는 시술 후 유산이나 조산, 조기 양막파수, 감염의 위험가능성이 약간은 존재하나 능숙한 전문가에게 시술을 받는 경우는 매우 희박하므로 미리부터 시술 및 검사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
또한 염색체가 정상인 경우에도 여러가지 구조적 이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임신 20~24주 사이에 정밀초음파를 시행하여 만약의 경우 출생 후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② 임신 중 영양 관리
임신성 당뇨와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한 저염분, 저칼로리 식단이 도움이 되나 태아의 성장 발육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약 1800kcal의 범위 내에서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도록 한다. 철분은 필수적으로 공급되어야 하는 영양소로 하루 최소 30mg 이 필요한데 빈혈이 있거나 쌍태아 임신 등인 경우는 더 많은 양을 복용하도록 한다. 엽산은 임신 전부터 임신 15주까지 복용하면 태아의 신경관 결손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③ 분만관리
35세 이상 고령 산모에서의 제왕절개분만은 젊은 연령층의 산모에서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체가 노화되면서 골반 관절의 유연성과 골격근의 질량이 줄고 자궁의 수축 민감도가 낮아져 자연분만이 힘들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문제가 자연분만을 불가능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지속적으로 태아 상태를 점검하고 본인의 합병증을 비롯한 건강을 잘 관리한다면 자연분만을 시도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산부인과 전문의와 더불어 산전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령산모가 피해야 할 것
① 오랫동안 서 있지 않는다. 임산부가 너무 오래 서 있으면 조산 위험이 있고 아기에게 무리가 갈 수 있다. 또한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과도한 쇼핑 등은 자제한다.
② 짠 음식과 과식을 피한다. 고령임신에서는 당뇨와 고혈압의 위험이 높다는 것을 기억하자.
③ 무리한 운동도 몸에 좋지 않으나 움직이지 않고 누워만 있는 경우도 바람직하지 않다. 하루 30분 정도의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 간단한 체조 등을 하도록 한다.
④ 임신 중 흡연은 절대 금기이며 간접 흡연도 해롭다. 주위사람들에게 되도록 금연을 부탁하여 간접흡연이 되지 않도록 한다.
황규리(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산부인과 서울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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