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에 손 넣고 걷지 마세요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발행일 2011.01.21. 00:00

수정일 2011.01.21. 00:00

조회 3,995

겨울철에는 아침저녁으로 실내외의 기온 차가 커지면서 면역력이 약해져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건조한 공기 때문에 피부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이도 많아지고, 빙판길에서는 낙상사고도 빈번히 일어난다. 또 우리 몸의 혈관이 수축해 혈관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겨울철 칼바람을 타고 찾아온 건강 불청객에 대처하는 자세를 알아보자.

혈액순환 바로 알기

겨울철에는 손발이 차고 저린 경우가 많은데, 대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손발이 차가운 것은 추운 공기에 피부가 노출되어 발생하는 증상이므로 혈액순환장애라고 볼 수 없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면 저림이 아닌 통증이 유발된다.

그렇다면 혈액순환장애의 증상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혈액순환장애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장기는 심장과 뇌다. 심장에 혈액순환장애가 발생하면 걸을 때 가슴이 터질 듯이 조이고 갑갑해 오는 증상과 함께 호흡곤란이 나타난다. 한편 뇌에 혈액순환 이상이 생기면 말할 때 발음 장애와 함께 구토 증세를 보이며 어지럽고 정신이 흐려진다.

따라서 손발이 차고 저린 것을 혈액순환장애가 있다고 판단해 특별한 조치를 취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겨울철 발생 빈도가 높은 뇌졸중, 협심증, 심근경색증, 하지동맥경화증이 있는 사람은 혈액순환장애를 개선하기 위해서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고, 최대한 싱겁게 먹되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흔히 콜레스테롤이 적은 음식이라고 하면 기름지지 않은 음식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달걀노른자, 굴, 오징어, 새우에도 콜레스테롤이 많으므로 삼가야 한다.

평소에 스스로 혈액순환이 잘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손목과 발목의 맥박을 짚어본다. 손은 손목에서, 발은 발등과 안쪽 복사뼈 주변에서 맥박이 잘 짚어지고 손톱과 발톱이 분홍빛을 띠면 아무리 손발이 저리다고 해도 팔다리의 혈액순환은 정상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겨울철에 나타나는 손발 저림 증상을 혈액순환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판단해 병원을 찾거나 별도의 혈액순환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

순환기내과 정우영 서울의대 교수
혈액순환장애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운동으로 혈관을 확장하고, 혈압을 조절해야 합니다. 배드민턴, 탁구, 줄넘기 등의 운동을 속옷이 젖을 정도로 하되, 30분씩 1주일에 2~3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낙상사고, 주변 환경을 살펴라

매년 겨울이면 빙판길에서 넘어지거나 엉덩방아를 찌어 큰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골다공증이나 관절염이 동반된 노인은 낙상 후 2차 손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근력이 약하면 손상 정도가 심하다. 또 기존에 낙상 병력이 있거나 향정신성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평소 관절염을 앓고 있는 사람은 낙상사고에 쉽게 노출되니 더욱 주의해야 한다.

낙상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변 환경을 둘러보고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외출 시 추위에 노출되면 근육이 경직되어 넘어지기 쉬우므로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고, 굽이 높지 않고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을 신도록 한다. 필요할 경우 지팡이나 보행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평소에 근력과 뼈를 튼튼하게 하는 규칙적인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며 유산소 운동과 하지의 개별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도 함께하면 좋다.

낙상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그 자리에서 급하게 일어서면 골절 전위가 일어나 2차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해 손상 부위를 고정한 후 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절·척추전문센터 조현철 서울의대 교수
평소 관절염이나 골다공증을 앓고 있다면 낙상사고 후 2차 손상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외출 시에는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주변을 살피며 걷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렵다고 긁는 것은 금물

겨울철, 건조한 날씨가 피부의 수분을 빼앗아가면서 인설과 각질이 심해지고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건조 습진은 특히 팔다리의 폄쪽에 가장 많이 발생하지만, 전신에 나타나기도 한다. 이럴 때 잦은 목욕이나 사우나는 피하고, 각질이 있다고 때를 밀어서도 안 된다. 무조건 긁으면 긁은 자국이 남아 건조 습진이 악화되므로 심하게 가려울 경우, 냉장 보관한 보습제를 바르고 가볍게 두드리면 가려움증을 덜 수 있다. 임의로 종합피부연고를 사서 피부에 바르기도 하는데, 이때 2차적인 곰팡이 감염이나 모낭염 등이 유발되기도 하니 심한 가려움증과 함께 피부 건조증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건조한 날씨에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물을 많이 마시고 야채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목욕할 때 오랫동안 탕 속에 있는 것을 피하고, 목욕 직후에는 보습제를 바른다. 세안 시에는 얼굴을 가볍게 5분 정도 마사지한 후 물로 씻어낸다. 실내에서 난방을 세게 틀면 습도가 떨어져 피부 건조증과 얼굴의 잔주름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환기를 자주 하는 것이 좋다. 외출 시에는 공기가 건조해 피부가 가려울 수 있으니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고, 차가운 공기에 얼굴이 직접 노출이 되지 않도록 따뜻한 머플러를 착용하는 것을 잊지 말자.

피부과 이종희 서울의대 교수
건조한 공기에 노출된 피부가 가려울 때 자극을 주면 증상이 더욱 악화됩니다. 심하게 긁거나 물에 자주 닿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심뇌혈관질환, 평소에 점검하는 것이 중요

겨울에는 뇌졸중과 심근경색, 협심증 등 심뇌혈관질환이 많이 발생한다. 뇌졸중의 경우 그 증상이 다양한데, 한쪽 팔다리나 얼굴에 마비가 오거나 심한 어지럼증과 언어 장애, 보행 장애, 시야 장애, 극심한 통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흡연과 같은 혈관성 위험인자가 있는 60세 이상의 노인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자기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식은 싱겁게 먹되 채소와 생선을 충분히 섭취한다. 또 매일 30분 이상 운동하는 것도 도움이 되는데, 아침 일찍 외출하면 오히려 뇌졸중 발생의 위험이 높아지므로 기온이 최고점에 도달하는 오후에 하는 것이 좋다. 뇌졸중과 심혈관질환은 예고 없이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섣불리 손을 따거나 환약을 먹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으므로 삼간다. 환자가 구토 증세를 보이면 고개를 옆으로 돌려주고,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신경과 권형민 서울의대 교수
겨울철, 차가운 날씨에 혈관이 수축하고 운동량이 적어지면서 뇌혈관과 심혈관질환이 많이 발생합니다. 그러니 가급적 아침에 바깥 활동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도움말/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정우영 서울의대 교수 /관절·척추전문센터 조현철 서울의대 교수 /
피부과 이종희 서울의대 교수 / 신경과 권형민 서울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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