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과 방사선, 그 차이는 무엇?

식품안전뉴스

Visit2,757 Date2012.10.31 00:00


[서울톡톡] 최근 인터넷이나 언론 매체에서 ‘방사능’이나 ‘방사선’에 관한 기사가 다루어지고 있으나, 기본 개념이나 용어·단위를 혼동하여 정보가 정확하게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방사능과 방사선에 대한 정확한 개념에 대해서 알아보자.


방사능과 방사선 어떻게 다를까


‘세슘’이나 ‘요오드’는 ‘산소’나 ‘수소’와 마찬가지로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단위인 ‘원소’의 일종이다. 어떤 원소는 물리적으로 불안정하여 스스로 방사선을 방출하면서 다른 원소로 변환(붕괴)되며, 방사선을 방출하는 원소를 ‘방사성동위원소’라고 부른다. 같은 원소라고 하더라도 방사선을 방출하는 것도 있고 방출하지 않는 안정한 것도 있다. 예를 들어, 세슘-133과 세슘-137은 모두 세슘 원소이지만, 세슘-133은 안정되어 있어서 방사선을 내지 않고 세슘-137은 방사선을 방출한다.


그럼 ‘방사선’과 ‘방사능’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방사선’이란 방사성동위원소에서 나오는 입자 또는 전자기파 형태의 에너지 선을 말하며, ‘방사능’이란 방사선을 방출할 수 있는 능력 또는 방사성동위원소의 강도(세기)를 말한다. 백열전구를 방사성동위원소라고 가정하면, 전구에서 나오는 빛(광선)은 ‘방사선’에, 전구의 용량은 ‘방사능’에 비유할 수 있다. 전구의 용량을 보통 와트(W)로 나타내는 것처럼, 방사능은 베크렐(Bq)이라는 단위로 표시한다. 1Bq이란 방사성동위원소가 1초 동안 1회 붕괴하는 방사능의 크기를 말한다. 30 W 보다 100 W 백열전구가 더 많은 빛을 내듯, 1Bq 보다 10Bq의 방사성동위원소가 더 많은 방사선을 방출하는 것이다.


사고로 방출되는 인공방사성동위원소가 식품 안전에 영향


요즘에는 원자로 또는 가속기를 이용해 의료와 산업에 필요한 방사성동위원소(불소-18, 세슘-137등)를 인공적으로 생산하기도 하지만, 수십억 년 전 지구가 처음 생겨났을 때부터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방사성동위원소(우라늄, 토륨, 칼륨-40 등)도 있다. 자연방사선이나 인공방사선은 모두 ‘에너지’라는 점에서 물리적으로 차이가 없으며, 같은 방사성동위원소라면 자연적으로 생성된 것이든 인공적으로 생성된 것이든 방출되는 방사선의 에너지와 세기가 같아서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도 차이가 없다.


우리가 식품의 방사능문제를 얘기할 때 세슘-134, 세슘-137 및 요오드-131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원전 등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많은 양이 방출되는 인공 방사성동위원소로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동식물 생체내로 유입될 수 있어 식품의 안전성 측면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모든 식품에는 ‘세슘-137’ 미량 함유


최근 청정국가로 알려진 뉴질랜드산 수입 분유에서 세슘-137이 검출되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고, 이후 해당 업체는 국내외 전문기관에 다시 의뢰한 결과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증빙자료를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고 있다.


우선, 논란이 되고 있는 ‘세슘-137’은 어디서 온 것일까? 현재 세슘-137은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광범위하게 존재(표층 토양에 3.7~37 Bq/kg 수준)하며, 이는 대부분 1950~1960년대에 실시된 대기권 핵실험이나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 등으로 인해 생성된 것이다. 물론 과거의 핵실험이나 원전사고 시에는 세슘-134도 함께 방출되었지만, 세슘-134는 반감기(2.1년)가 세슘-137의 반감기(30년) 보다 짧아서 지금은 대부분 붕괴되고 남은 양이 너무 작아서 일반적인 측정조건에서 검출되지 않을 뿐이다.







■ 반감기란?
 방사성동위원소가 붕괴함에 따라 방사능은 시간에 따라 일정한 비율로 줄어드는데, 방사능이 처음의 
 절반으로 감소되는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 동일한 방사능의 세슘-134와 세슘-137이 존재하더라도, 30년 후 세슘-134의 방사능은 세슘-137의
      0.01% 수준으로 감소된다.



분유를 포함한 모든 식품에는 그 양에 차이가 있을 뿐 세슘-137이 미량 함유되어 있다. 분유에서 검출되었다는 세슘-137의 방사능농도(0.391 Bq/kg)는 국내외 기준치의 1%에도 못 미치는 미량이고, 과거 국내 전지분유 측정값(최대 0.393 Bq/kg)이나 뉴질랜드 정부가 발표한 자국 내 분유 측정값(평균 0.45~0.76 Bq/kg)과도 큰 차이가 없다.


측정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검출량, 무조건적 불신은 금물


그럼 같은 분유에서 왜 세슘-137이 검출이 되기도 하고 검출되지 않기도 하는 것일까? 측정을 통해 검출할 수 있는 방사능의 최소값(검출한계)은 측정하는 시간, 장소, 장치의 성능 등에 따라 달라진다. 즉 같은 곳에서 같은 장치로 측정하더라도 더 오래 측정하면 더 적은 양의 방사능도 검출될 수 있다. 1 만초 동안 측정한 결과 “세슘-137 불검출(검출한계: 0.5 Bq/kg)”이라는 검사성적서는 세슘-137의 방사능농도가 영(0)이라는 의미가 아니고, 해당 측정조건의 검출한계인 0.5 Bq/kg 미만임을 신뢰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물론 이 분유를 훨씬 더 오랜 시간 측정했다면 미량의 세슘-137이 검출되었을 것이다.


바나나에는 세슘-137 보다 더 높은 에너지의 방사선을 방출하는 칼륨-40이 130 Bq/kg 정도 들어 있지만, 아이들이 바나나를 먹지 못하게 금지하는 부모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이미 존재하는 세슘-137이 분유에서 극미량 검출된 것은 이상한 일도 아니고 걱정할 일도 아니다.


글/정재학(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방사선안전총괄실 실장)
출처/서울식품안전뉴스


간편구독 신청하기   친구에게 구독 권유하기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 비영리 사용 변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