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개로 변신한 우리 엄마, 예뻐요!

시민기자 최은주

발행일 2014.07.04. 00:00

수정일 2014.07.04. 00:00

조회 532

[서울톡톡] 지난 7월 1일, 대학로에 있는 좋은연극 안내센터에서 <토선생 수궁 여행기> 공연이 펼쳐졌다. 별주부와 호랑이, 다람쥐, 사슴 등을 연기한 배우들이 무대와 객석을 오가면서 열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토선생 수궁여행기

이날 공연을 펼친 이들은 서울시가 시민의 문화적 창조활동을 돕기 위해 마련한 '시민문화 연극교실' 참가자들이다. 지난 3월 지원자를 모집해 14주 동안 참가자 스스로가 연기는 물론 무대 꾸미기, 소품, 음향 등 연극을 만드는 전 과정을 체험했다. 이번에 참여한 사람들이 14주간의 수업을 마무리 하면서 발표회를 마련한 것이다.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에 현장 반응은 뜨거웠다. 가족이 출현하면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카메라를 들고 셔터를 누르는 모습은 다른 연극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진풍경이었다. 남편과 아이들, 친지들의 열렬한 응원에 힘을 얻어 배우들은 열정이 묻어나는 무대를 만들어 냈다.

12명의 참가자들은 일주일에 한 번, 이곳 좋은연극 안내센터에 모여 연습을 하고 무대나 의상 제작을 했다. 처음에는 좀 어색하고 선생님이 어렵게 느껴졌지만 친절한 지도와 일대일 특훈 등을 통해 연기에 빠져들 수 있었다. 좋은연극 안내센터는 일주일에 한번만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참가자 중 한 사람이 자신의 집을 연습장으로 내놓기도 했다.

공연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는 출연 배우들

여왕 역을 맡은 김세영 씨는 "인사동에 종이 사러 다니고, 동대문에 가서 천 사다가 무대도 만들고 의상도 만들었다"며, "연습할 장소가 부족하고 시간을 내기가 힘들었지만 이렇게 다 같이 모여 땀 흘리는 시간이 감사하고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물개로 출현한 엄마를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초등학교 3학년 남학생은 엄마의 연기가 좋았냐는 질문에 쑥스런 웃음으로 대답했지만, 엄마한테 꽃다발을 건네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동안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이 연극을 연출한 송바울(극단 은행나무 대표, 배우)씨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연극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배우들이 매우 열정적으로 공연을 준비했는데 평일 오전 공연이라 많이 아쉽다. 주말 오후쯤,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에 공연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이런 활동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단계별 수업으로 연장된다면 계속하고 싶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이날 공연을 펼친 멋진 시민 배우들

'시민문화 연극교실'은 참가자들에게 연극을 통해 내 안에 나를 발견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줬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자신의 잠재된 끼와 열정을 깨우는 이런 프로그램은 앞으로도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계속 성장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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