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정원에서 놀다

시민기자 최은주

발행일 2014.06.23. 00:00

수정일 2014.06.23. 00:00

조회 2,111

창덕궁

[서울톡톡] 하루가 다르게 푸르름을 더해가는 6월, 걷기 좋은 계절이다. 유난히 길고 힘들었던 시간을 보냈던 지라, 나를 위로하며 걸을 수 있는 길을 찾아보았다. 그 길은 바로 서울 한 가운데서 만나는 왕의 정원, 창덕궁 후원이다.

창덕궁은 조선의 법궁인 경복궁을 제치고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에 1997년에 등재됐다. 자연과 전통건물의 조화로운 배치가 돋보이는 창덕궁은 전체 면적의 3분의 2가 후원이다.

창덕궁 후원 관람은 인터넷 예약으로 50명 현장 판매 50명, 회당 100명씩 입장할 수 있다.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되며, 해설사와 함께 특별 관람을 할 수 있다.

창덕궁 부용지 일원

후원 입구를 출발해 10여 분을 걸으니 창덕궁 후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히는 부용지 일원이 나왔다. 내리막 끝에 펼쳐진 부용지와 주합루의 모습은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했다. 정조가 세운 주합루 앞에서, 활쏘기에 능했던 정조가 활 쏘는 솜씨가 형편없던 정약용을 나무랐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영화당 앞마당에서는 100명이 넘는 선비들이 과거를 치렀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곳에 엎드려 과거를 치렀을 춘향의 연인 이몽룡에 대해 상상해보았다. 해설사에게 조선왕조 300년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후원 나들이의 또 다른 재미였다.

창덕궁 존덕정 일원

존덕정 일원에 이르니 나무가 눈에 띄게 무성해 졌다. 비로소 임금님만 거닐던 구중심처에 들어왔음을 실감하게 됐다. 당쟁과 독살의 위험에 시달리며 나랏일에 분주하던 조선의 임금들이 우거진 숲 속에 하늘을 가릴 듯이 세워져 있는 나무들을 보며 스스로를 지킬 힘을 얻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임금과 신하들이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워 놓고 시문을 짓는 유상곡수연이 행해졌다는 옥류천 일대의 빼어난 경치는 왕의 정원에서의 산책이 얼마나 멋지고 즐거운 일인지를 알게 해주었다.

창덕궁 후원은 자연지형을 그대로 품으면서 자연 속에 정자나 연못을 조화롭게 배치해 동양조경의 진수를 보여준다. 더불어 자연을 대하는 우리 조상들의 삶의 자세도 배울 수 있다.

마냥 걷기 좋은 6월, 창덕궁 후원을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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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창덕궁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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