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에서 가장 핫한 동네 연남동

시민기자 이현정

발행일 2014.06.19. 00:00

수정일 2014.06.19. 00:00

조회 4,337

[서울톡톡] 홍대의 번잡함을 피해 찾아든 이들에겐 연남동은 보물 같은 곳이다. 그런 연남동에 날이면 날마다 오지 않는 특별한 장이 선다. 일 년에 단 4차례 열리는 마을시장 '따뜻한-남쪽'이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핸드메이드 감성 소품들과 정성 가득 친환경 먹거리들... 일반 시장에선 만날 수 없는 개성 있는 물건들이 가득하다. 파는 이도 보는 이도 모두가 즐거운 마을시장 따뜻한 남쪽에 다녀왔다.

연남동 마을시장 따뜻한 남쪽

눈도 입도 마음도 즐거운 골목길 마을시장

전깃줄과 전봇대 하나 없이 단정한 연남동 길공원길, 중앙으로 길게 늘어선 벚나무 화단을 사이로 개성 만점 장이 열렸다. 손수 만든 패브릭소품이나 그릇 같은 생활소품들, 독특한 디자인의 문구류, 엽서, 아기자기한 액세서리에, 건강 향초와 천연비누, 유기농 립밤, 친환경 선크림이나 모기퇴치제 등도 보인다. 작아진 옷가지나, 손때 묻은 책 같은 재사용 가능한 물품들을 정리해 나온 이들도 있다. 흥얼대는 옛 노래 속 추억이 떠오르는 엘피판들도 눈길을 끈다.

연남동 마을시장 따뜻한 남쪽의 다양한 판매 품목들, 눈도 입도 마음도 즐거워진다

생생한 과일 수제 에이드와 담금차, 더치커피, 수제 맥주와 막걸리, 갈증을 해소할 각양각색의 음료도 선보인다. 지난해 직접 담은 수제 잼이나 시럽, 에너지바, 이른 아침부터 구워온 머핀이며 케이크, 건강빵도 눈에 띈다. 피클, 양파김치, 오이김치 같은 반찬도 소포장으로 예쁘게 담겨 있다. 텃밭에서 바로 따온 유기농 상추, 송광 매실, 각종 모종, 허브 화분, 게다 직접 만든 강아지 간식에, 젊은 예술가의 그림까지 그야말로 눈도 입도 마음도 즐거운 곳이다.

연남동 마을시장 '따뜻한-남쪽'은 지난해 6월 처음 열렸다. 연남동에 있는 사회적기업 '일상예술창작단체' 직원들과 연남동에 둥지를 틀고 있는 예술가들이 재미삼아 소박하게 시작한 것이었다. 거창한 계획이나 비전을 가지고 했던 일도 아니었기에, 10여 팀 정도가 모여 놀이터 안에서 판을 벌였던 게 전부였다. 10월에 열린 2회 마을시장에는 알음알음 찾아든 이들 덕분에 길공원길까지 공간도 넓어졌다. 지난해는 단 2회에 그쳤지만, 올해는 4회 계획되어 있다. 매회 판매부스도 배로 늘어나고 이젠 찾는 이들도 제법 많아졌다.

모두가 즐거워지는 따뜻한 마법에 빠지다

지난 6월 15일 열린 마을 시장에는 비슷비슷한 벼룩시장조차 참가한 경험이 전혀 없는 일반 시민 참가자들이 많았다. 그래선지, 상업적이지 않고 순수함이 느껴진다.

컵케이크를 구워온 김동화씨

"3시간밖에 못 잤어요. 밤에 빵만 구워놓고 새벽에 꾸몄는데, 하나하나 직접 손으로 하다 보니 아무래도 시간이 좀 많이 걸렸어요."

보기에도 예쁜 컵케익을 가져온 김동화 (28)씨도 이와 같은 프리마켓에 처음 참가하는 것이라 한다.

"여자 친구 분이 남자친구한테 사달라고 하는 분도 여러분 계셨고, 아이들한테 하나씩 사주는 아기 엄마들도 꽤 많았어요."

제법 장사가 잘 된 모양인지, 일찌감치 떨이 세일 중이었다. 꽤 탐나 보이는 엄마표 순수 핸드메이드 매실 음료는 할인 제외 상품이라는데, 협찬해 주신 어머님께 판매금액을 가져다 드려야하기 때문이란다. 미소를 짓게 하는 한마디에 꼭 닫혀있던 지갑도 열리게 될 듯싶다.

엄마와 함께 11개월 때 부터 입던 옷가지와 신발 등을 챙겨온 현준이의 귀염이 표정

"지난번에 구경 왔다 이번에 마을시장이 열린다길래, 저희도 신청하게 되었어요."

아이가 11개월부터 입던 옷가지를 챙겨 나온 송희영(33) 씨 또한 첫 참가자였다. 엄마와 함께 온 4살 현준이도 흥에 겨워 한껏 들뜬 표정이었다. 부탁하지 않아도 알아서 다양한 표정으로 귀염이 포즈도 취해준다.

이곳 마을 시장에는 이처럼 가족 참가자들이 많이 눈에 띈다.

문윤미 참가자는 딸과 함께 와 나무이름표와 나무 귀걸이 등을 판매하고 있다

"집에서 아이랑 같이 이름표 달다 보니, 패브릭용품에는 직접 쓸 수도 없고 난감하더라고요. 그래서 나무 조각에 단추를 달아서 부착할 수 있도록 만들기 시작했어요. 직접 이름을 써서 넣을 수 있도록요."

초등학교 1학년 딸과 함께 참가한 문윤미(29) 씨는 나무 이름표와 앙증맞은 액세서리를 들고 나왔다. 모두 적당한 나무를 골라 직접 디자인해 잘라 만든 것이라는 한다. 아이와 함께 칠했다는데, 따뜻한 색감이 푸근한 미소를 짓게 한다. 엄마에게도 아이에게도 좋은 추억이 될 듯싶다.

박주은 씨는 동생과 어머님과 함께 조화로 만든 소품들과 에이드를 판매하고 있다

꽃펜, 꽃머리끈, 꽃반지, 꽃팔찌 등 조화로 만든 액세서리와 소품을 판매하는 부스도 가족 참가자들이었다. 어머니와 두 자매가 함께 하는 모습이 꽃처럼 아름다워 보인다. 판매 중인 자몽에이드를 맛보라며 기자에게 건네주는 마음까지도 고마웠던 분들이었다.

'따뜻한-남쪽' 마을시장 참가자들은 개성을 십분 발휘해 각자의 부스를 예쁘게 꾸미고, 때론 작은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직접 만들어온 엘라스틱밴드를 무료로 나눠주고, 이니셜 팔찌의 주인공을 찾는 이벤트를 진행 중인 정경숙(33세) 씨를 만나보았다.

엘라스틱밴드 나눔과 이니셜팔지 주인공을 찾는 이벤트를 진했 중인 정경숙 참가자(왼쪽)

"저희도 지난 4월 구경 왔다 재미있어서 이번엔 직접 참가하게 되었는데요. 5월 29일에 있었던 사전모임에 갔더니, 대부분 참가자들이 마을시장이니 상업적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어요. 저흰 첫 참여인데,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기억을 남기고 싶어 이벤트를 진행하게 되었어요. 엘라스틱 밴드 300개를 만들어 와서 나눠드렸는데, 큰 돈 드는 것은 아니지만 받아 가시면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모두 다 나눠드렸고, 이거 하나만 하기에는 조금 아쉬워서, 제가 직접 판매하고 있는 이니셜 액세서리 이벤트도 하게 되었습니다."

이날, 행사장 곳곳에선 경숙 씨가 나눔 한 밴드를 차고 있는 시민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연남 마을시장 '따뜻한 남쪽'은 지난 4월과 6월에 이어, 오는 8월과 10월에 열릴 예정이다. 다음 시장은 8월 31일로 예정되어 있다 하니, 꼭 기억해두었다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자세한 안내와 참가신청 등은 연남마을시장 따뜻한 남쪽 블로그(http://blog.naver.com/livingnart)나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sunnyyeonnam)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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