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로 다친 마음을 어루만지다

시민기자 이나미

발행일 2014.06.11. 00:00

수정일 2014.06.11. 00:00

조회 1,668

[서울톡톡] "고통, 불안, 공포와 매일같이 싸우고 있는 내게, 예술을 계속하는 것만이 그 병으로부터 나를 회복시키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땡땡이로 현대 미술의 거장이 되다, <쿠사마 야요이>전

그녀는 1929년 일본 나가노 마츠모토시에서 태어났다. 4형제 중 막내로 태어난 그녀는 10살이 되기도 전부터 환청과 환각에 시달렸다. 제비꽃이 사람의 얼굴을 하고 귀가 아플 정도로 큰 목소리로 말을 걸어오거나, 집에서 기르던 개가 인간의 말을 하며 짖어댔다. 때로는 밤길을 걷는 중에 산의 능선 주변에 번쩍거리는 후광이 보이고, 그 빛이 갑자기 눈으로 뛰어 들어가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정신없이 그림을 그렸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놀라고 두려운 마음이 조금씩 진정됐다. 그림은 어린 시절부터 따라다닌 환청, 환각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Pumpkin. 1994년 나오시마에 설치된 이후 쿠사마 야요이의 상징적인 작품이 되었다. 그녀가 만들어낸 호박은 더 이상 못 생긴 것의 대명사가 아닌, 우리를 더욱 행복하고 즐거운 상상의 나라로 이끌어주는 매개체다.

현실과 환영 수시로 넘나드는 공포와 두려움을 없애고자 그렸던 주된 이미지는 바로 물방울. 마치 꿈을 꾸듯 끊임없이 반복되는 '물방울' 무늬를 통해 그녀는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대담하고도 파격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 그녀가 바로 현대 미술의 살아있는 거장, 물방울, 일명 '땡땡이' 그림으로 유명한 '쿠사마 야요이'다.

이번에 쿠사마 야오이의 작품을 총망라한 전시회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 마련됐다. 특히 이번 전시는 예술의 전당 최대 규모의 개인전으로 그녀의 조각, 설치, 영상 작품 120여 점을 만나 볼 수 있다.

With all my love for the tulips, I pray forever. 전시된 작품들 중 화사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The Moment of Regeneration

방심하면 자칫 넋을 빼앗길 것 같은 느낌이 쿠사마 야요이 작품 세계의 특징이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을 통해 치유받고 위로받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따뜻하게 와 닿는다. 이번 <쿠사마 야요이, A Dream I Dreamed>전은 오는 6월 15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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