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걸으면 특히 좋은 길은 어디?
시민기자 최은주
발행일 2014.06.05. 00:00
[서울톡톡] 국립 서울현충원에는 6.25 전사자는 물론 국가원수, 애국지사, 국가유공자 등 국가를 위한 공로가 현저한 사람들이 안장되어 있다. 그래서 매년 6월이 되면 충의를 가지고 나라를 위해 헌신했던 자들을 만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현충원을 찾는다. 6.4 지방선거를 마치고 찾은 현충원은 6월 6일 현충일에 있을 기념식 준비로 분주했다.
현충원에 들어서면 묘역을 병풍처럼 넓게 감싸고 있는 산림이 마음을 안정시킨다. 50여 년 동안이나 산림 지역에 일반인의 접근을 통제한 덕에 자연생태가 잘 보존되어 있어 도심 속에 이런 대규모의 산림이 있을 수 있나 감탄스럽기도 하다. 현충원은 유가족이나 참배객은 물론 일반 내방객들도 나라사랑 정신과 호국정신을 배우고, 세월호 참사로 인한 마음의 어려움을 이겨내는데 도움과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량진에서 왔다는 30대 주부는 "초등학생인 딸을 데리고 왔다"며 "현충원에 아무런 연고도 없지만 딸 아이가 이곳에서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깊은 뜻을 배웠으면 하는 마음으로 찾았는데 나무도 많고 공기도 맑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이 모녀 말고도 투표를 마치고 산책을 위해 현충원을 찾은 내방객들이 많이 보였다.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 일반 병사의 묘역을 지나 대한독립군 무명용사 위령탑이 있는 곳에 다다르니 한강을 비롯한 서울이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약수터를 지나 현충원 상도출입문으로 나오면 작년에 서울시가 '걷기 좋은 서울길 10선'에 선정한 동작충효길이 나온다. 해발 179m의 낮은 산에 편안하게 만들어진 오솔길을 걷다보면 정신이 맑아지고 깨끗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충의 기개로 나라를 위해 몸 바쳤던 사람들을 기억하며 그 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현재 우리가 편안하게 살 수 있음을 상기해 보기에도 좋은 길이다.
산책길에서 만난 50대 여성은 "현충원을 거쳐 이곳을 걷고 있는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많은 묘역들을 보고 가슴이 찡하였다"며 "우리는 그 사람들의 유훈이라 생각하고 세월호 참사와 같은 국가적 아픔을 잘 이겨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였다. 또 70대 남성은 "동작충효길은 어디에도 없는 매우 특별한 길이다. 사람들이 이 길에서 위로와 치유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충의 기개와 호국의 유훈을 들을 수 있는 국립 서울현충원과 편안하게 잘 가꾸어진 숲속 오솔길과 잣나무 피톤치드 길을 걸을 수 있는 동작충효길을 걸어보면 어떨까. 이 길은 서울에서 6월과 가장 잘 어울리는 좋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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