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봄님 오셨네

시민기자 이승철

발행일 2014.04.15. 00:00

수정일 2014.04.15. 00:00

조회 2,804

[서울톡톡] "우와! 환상적이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또 어디 있을까?"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군. 숨이 컥 막히는 것 같네 그려, 마치 한 폭의 그림 같구먼."

물속에 그림자를 드리운 수양버드나무 풍경, 수양버들과 원앙새

봄볕이 따사로운 창경궁 춘당지는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춘당지 왼쪽 길로 들어서자 안에 있는 작은 섬에는 원앙새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햇빛바라기를 하고 있다가 누구의 신호라도 받은 것처럼 우르르 물속으로 뛰어든다.

봄바람이 살랑거리자 버드나무들이 춤을 춘다. 주변에 서있는 수양버드나무들은 파란 잎이 피어나고 있었다. 가느다란 줄기들이 줄줄이 늘어져 물위에서 하늘거리는 모습이 마치 곱게 차려입은 선녀들이 춤이라도 추고 있는 모습처럼 아름답기 짝이 없다. 건너편의 활짝 핀 벚꽃이며 진달래와 샛노란 개나리도 호수와 어우러져 절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창덕궁에 핀 봄꽃들

온실 쪽 작은 연못가에는 돌단풍들이 군데군데 새하얀 꽃을 피워낸 모습이 참 예쁘다. 새하얀 꽃이라서 그런지 매우 순결한 느낌이다. 큰 연못에서 작은 연못으로 건너가는 연못가에는 일반 사찰들에서 흔히 보는 탑들과는 전혀 다른 탑 하나가 눈길을 붙잡는다. 보물 제1119호인 팔각칠층석탑이다.

팔각칠층석탑

석탑은 4각 밑단 8각 2단 평면 위에 7층의 탑신을 세운 모습이다. 3단의 바닥 돌 위에 높직한 1단의 기단이 올려 있고 각 면에는 조각을 새겨놓았다. 기단과 닿는 곳에는 1단의 연꽃받침을 놓았으며 기단은 각 면마다 꽃무늬를 새겨놓았다. 탑신의 1층 몸돌은 높고 볼록한 모습이다. 지붕돌은 목조건축물의 지붕처럼 기왓골이 있다. 꼭대기에는 머리장식이 올려 있다. 1층 몸돌에는 성종 원년(1470)에 이 탑을 세웠다는 글자가 새겨 있다.

작은 연못을 지나면 등록문화재83호인 대온실이 나온다. 온실은 국내 최초의 서양식 온실로 1909년에 세워졌다. 철골 구조에 유리와 목재가 혼합된 건축물이다. 이 온실을 비롯한 식물원은 당시 일제가 순종 임금을 창덕궁에 유폐시킨 뒤 왕을 위로한다는 구실로 동물원과 함께 세운 것이다. 건축 당시에는 대온실 뒤에 원형의 작은 온실 2개를 서로 마주 보게 세웠으나 해방 후 철거하여 이 온실만 남았다. 이곳에도 일제침략의 흔적이 남아 있는 셈이다.

대온실과 연못 주변의 꽃밭에 돋아나는 새싹들을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가에는 줄기가 하얀빛이 도는 백송 세 그루가 색다른 모습으로 발길을 붙잡는다. 조선시대에 중국북경에 사신으로 다녀오던 사람들이 백송 솔방울을 심어 성장했다는 소나무의 한 종류다. 백송은 줄기가 하얀색인 것이 특징이다. 어린 백송은 초록빛이 도는 푸른색이다가 나이가 많아지면서 신기하게도 하얀색 얼룩무늬로 바뀐다.

줄기가 하얀 백송의 신비한 모습, 고궁담장과 벚꽃

포근한 날씨에 고궁을 찾은 사람들이 많다. 가족들과 함께한 시민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친구, 연인들과 함께한 사람들도 많았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간간히 눈에 띈다. 마침 화사하게 활짝 핀 봄꽃들과 어우러진 고궁 풍경에 그들도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조선 오백년의 역사를 간직한 고궁들은 서울의 보배다. 더구나 요즘처럼 봄꽃이 만발한 창경궁의 춘당지와 주변 풍경은 찾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겨주는 더없이 아름다운 절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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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 #식물원 #춘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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