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최초 등록음식점, 전통문화공간으로 재탄생

시민기자 허혜정

발행일 2014.03.21. 00:00

수정일 2014.03.21. 00:00

조회 2,033

[서울톡톡] 종로구 부암동은 평범한 사람들이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특별할 것 없는 우리의 이웃동네다. 근처에는 북악산, 인왕산, 북한산이 있어 서울지역에서 비교적 공기가 맑은 곳으로 시내 온도보다 2~3도 낮아 봄도 살짝 더디게 찾아오는 그저 조용한 동네다.

다소 쌀쌀했던 3월 21일(목), 부암동 주민자치센터 뒷길은 동네잔치라도 열린 듯 삼삼오오 모여드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길가에 놓인 전봇대 양옆에 걸려있는 깃발에는 '무계원'(武溪圓)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무계원은 어떤 곳일까?

무계원 개원식 장면, 무계원 자재들은 서울 최초의 등록음식점인 '오진암'에서 옮겨왔다. 오진암은 `'소궁궐`로 불릴 정도로 건축미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사진:뉴시스)

무계원 이야기는 조선시대 무계정사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종 임금의 셋째 아들인 1447년 안평대군은 박팽년과 더불어 복숭아밭에서 노닌 황홀한 꿈을 꾸고 안견에게 이를 이야기해주면서 그림을 의뢰하게 된다. 대군의 꿈 이야기를 들은 안견은 3일 만에 <몽유도원도>를 완성했다.

안평대군은 부암동 골짜기를 이 작품의 배경과 흡사하다고 여겨 무계정사(武溪精舍)를 지어 글을 읊고, 활을 쏘았다. 그가 즐겨 찾던 무계정사(武溪精舍) 옛터와 가까운 점을 감안, '무계원'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무계원 터는 몽유도원도의 배경이자 그 시절 문화가 꽃피울 수 있었던 유서 깊은 곳으로 개발논리에 따라 마을의 주차장으로 황폐화될 뻔했지만, 2012년 종로구청과 각계 문화 전문가 및 지역 주민의 노력이 합쳐져 전통문화공간으로 2013년 12월에 완공되었다.

무계원 개원식을 맞아 이날 많은 시민들이 방문했다

무계원은 안채, 사랑채, 행랑채 건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한옥 지붕을 잘 살펴보면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기와가 유독 눈에 띈다. 이 자제들은 서울 최초의 등록음식점이자 6,70년대 요정 정치의 근거지였던 '오진암'에서 옮겨왔다.

조선말기 서화가 이병직의 집이기도 했던 오진암은 대표적인 상업용 도시 한옥으로 소궁궐로 불릴 정도로 건축미가 뛰어났다.

2010년 오진암은 관광호텔을 세우기 위해 철거될 위기에 처하게 되지만 서울시가 호텔사업자를 설득하고, 종로구청이 몽유도원도의 배경이 되었던 무계정사 주차장 터를 매입하여 전통문화의 전승관으로 활용하고자 오진암을 이전·복원했다. 이와 함께 창신동 지하 4m에서 발견된 오백 년 이상 된 돌을 복원하여 무계원 돌담장으로 이용하여 옛 정취를 남기고자 노력했다. 또한 문화융성의 공간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주식회사 이건창호의 지원 아래 완성되었다.

무계원에서는 민족문화발전의 기초를 마련한 세종시대의 격조 높은 인문학을 되돌아보고, 한국 회화의 아름다움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전문화된 교육의 장으로 우리 전통문화의 계승과 발전에 이바지하는 공간이 될 것을 약속했다.

○ 무계원 가는 방법
  5호선 광화문역 KT 광화문지사 버스정류장 7212, 1020 탑승 후 부암동 주민자치센터 하차
○ 전화 : 02-379-7131
  * 주차장 없음
○ 프로그램 문의
  종로문화재단 6203-1161-1163, 종로구문화과 2148-1812-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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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 #무계원 #오진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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