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음식, 가구가 모이니 `예술`되네

시민기자 이나미

발행일 2014.02.14. 00:00

수정일 2014.02.14. 00:00

조회 4,038

[서울톡톡]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이하 DDP)가 개관을 앞두고 시민들의 소통장터인 '동대문 봄장'을 열었다. 동대문 봄장은 지난 2012년 서울디자인재단에서 마련해온 행사다. 이번 봄장은 '한글', '음식' 그리고 '가구' 주제로 지난 2월 7일부터 8일까지 DDP 이간수전시장에서 개최됐다.

세 가지 테마에 대해 행사관계자는 "개관을 앞둔 DDP 안의 콘텐츠를 어떻게 세계인들에게 보여줄지에 대해 고민한 결과물로, 우리말을 살리면서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주제로 '한글'을 선택했다"며, "동대문시장이 갖는 정신을 살리면서 문화예술종사자들이 모여 어떻게 주변상권과 DDP가 커뮤니티를 이룰까 모색한 끝에 '먹거리', '입을거리', '주거공간' 등 생활밀착형 문화를 만들고자, 세 가지 테마로 봄장을 마련하였다"고 전했다.

동대문시장은 대한민국 의류사업의 중심지이자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 서울의 명소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길거리 음식'이다. 이에 7일에는 길거리 음식을 주제로 한 '청년 푸드디자이너 음식열전'이 열려, 많은 사람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했다.

"외국인들과 시민들이 동대문시장에서도 구절판을 맛볼 수 있게 '비빔밥 브리또'를 만들어봤어요."

대상에 선정된 하미현 씨의 구절판 브리또와 계절 스프

광고업에 종사하다가 요리에 대한 애정이 커서 과감히 푸드스타일리스트로 전업한 하미현 씨. 그녀는 이날 현장에서 콩물과 각종 곡물을 갈아 넣은 '제철 스프'와 구절판과 현미밥으로 만든 '비빔밥 브리또'를 선보였다. 우리나라 음식의 고유 재료와 특성을 살리면서 내․외국인에게도 친숙한 브리또를 결합하여 맛과 영양뿐만 아니라 거리에서 팔아도 손색없는 요리로 이날 대상을 차지했다.

'동대문 봄장' 총괄디렉터 조윤석 씨는 "DDP가 개관하면 연간 150만 명이 이곳을 찾을 것이라 예상되고, 이후 DDP 주변으로 많은 상가들과 식당들이 생길 것으로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요리열전은 이 지역에서 영업하는 상인들의 메뉴개발 고민을 해결하고자 마련된 것"이며, "DDP가 지역발전과 상인들을 위해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북돋아 줄 수 있는 소통공간으로 다가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지하 1층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만드는 한글티셔츠 실크스크린 행사와 시각예술가 100인이 참여한 '입는한글'전이 열렸다.

(위)작가 100명이 참여한 `입는한글`전, (아래)한글디자인 상품전, 바른생활 표어 스티커 세트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독창적인 디자인을 선보인 '거리가구'들도 만나 볼 수 있었는데, 거리가게가 많은 동대문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트렁크 하우스', '팝업 키친', '가변형 벤치' 등의 컨셉 디자인들이 제안되었다.

거리가구 디자인전에 소개된 가변형 벤치

무엇보다 올해 봄장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시민들에게 최초로 공개된 DDP였다. 직선과 벽이 없는 건축물인 DDP는 초대형 지붕트러스와 3차원 외장패널, 비정형 노출 콘크리트 구조로 설계되었다. 기존의 평면설계방식을 탈피해, 3D설계 방식을 적용하여 한층 더 정교한 곡선을 구현해냈다.

3월 21일 개관을 앞둔 DDP. 동일한 모양이 하나도 없는 3차원 비정형 형태 건축물이다. 3차원 비정형 건축을 현실화하기 위해 4만 5,133장의 알루미늄 외장패널들이 모두 다른 형태로 제작됐다

실제 마주한 DDP는 외관은 물론 실내에도 기둥이 없고 마치 '거대한 우주공간'을 옮겨 놓은 모습이었다. 우리가 흔히 접하던 직선과 평면 건축물이 아닌 곡선과 사선, 비대칭과 비정형의 외계적 요소를 지닌 독특한 건축물이었다.

(좌)디자인 박물관과 전시관 등으로 활용될 DDP 배움터, (우)소통과 비즈니스의 장으로 꾸며질 DDP 살림터

DDP는 6만2692㎡부지에 연면적 8만6574.7㎡ 지하 3층~지상 4층 규모로, 5개 시설과 15개 공간으로 이뤄졌다. 내부는 전시관, 도서관, 컨벤션홀, 오픈스튜디오, 비즈센터, 편의시설 등으로 이뤄졌으며, 이들 공간들은 유체 흐름을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곡면과 격한 곡선이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천송이역을 맡은 전지현이 극중 와이어신을 찍다 사고를 당하는 장면을 찍은 DDP 알림터, 국제회의나 신제품 발표회 등으로 쓰이게 될 예정이다

이 DDP를 설계한 장본인은 이라크 출신의 영국 여성건축가 자하 하디드(Zaha Hadid)로 건축물은 2007년 8월 국제지명 현상설계 당선작으로 선정되었다. 이후 2009년 착공된 뒤 4년 여의 공사기간을 거쳐 2013년 11월 완공되었으며, 오는 3월 21일 개관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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