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또 만나고 싶은 `거리예술장터`

시민기자 김수정

발행일 2013.10.15. 00:00

수정일 2013.10.15. 00:00

조회 2,104

바퀴 서커스

[서울톡톡] "굴려! 뛰어!"
채찍을 휘두르며 관객에게 소리를 지르는 조련사, 그의 명령에 따라 관객들이 우르르 중앙으로 몰려가 배우들과 함께 바퀴를 굴린다. 노랑, 주황, 빨강 알록달록 색색의 바퀴를 정신없이 굴리다 보면 어느덧 너른 장소에서 신나는 서커스가 시작된다. 무대와 관람석의 구분도 배우와 관객의 구분도 모호한 그저 함께 바퀴를 굴리고 그 위를 뛰며 신나게 한바탕 즐길 수 있었던 <바퀴(무지막지 서커스)> 공연이 펼쳐졌던 곳은 선유도 공원이었다.

10월 11일과 12일 이틀 동안 선유도 공원에서는 공연을 사고 팔 수 있는 장터가 마련됐다. '선유도 거리예술장터'는 시민들에게 거리예술공연을 제공함과 동시에 거리예술 및 문화예술 기획자 등에게는 공연을 보여주고 계약까지 할 수 있는 행사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벌써 의정부축제 등에 팔린 공연이 있다며 새로운 형태의 행사에 만족감을 보였다.

길 떠나는 난쟁이(상단 좌), 신호유희(상단 우), 돈키혼자(하단 좌),이미라 씨가 나눠준 용기(하단 우)

한강 위에 두둥실 떠 있는 섬 안은 온통 거리예술로 가득 차 있었다. 선유도 공원의 곳곳에 있는 작은 무대에서 시간에 따라 계속해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가을바람을 맞으며 다음 프로그램을 찾아다니다 보니 선유도 공원을 한 바퀴 둘러보게 되었다. 길을 가다 만난 난쟁이들은 자신의 키만한 짐짝을 등에 지고 앉아서 쉬기도 하며 이곳저곳을 걷고 있었다. 이동형 인형 퍼포먼스 <길 떠나는 난쟁이>의 모습이었다.

커다란 사다리 앞에 기타를 두고 더 앞으로 오라며 친절하게 관객을 맞이하고 있는 여자 분이 있었다. 30분 동안 자신의 손과 발과 온몸을 이용하여 <돈키혼자> 이야기를 들려준 배우 이미라 씨. 코믹한 상황과 소품들로 어린아이들을 깔깔거리게 했고, 재미있는 언어유희로 어른들의 웃음까지 이끌어 냈다.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던져주는 용기(일회용 그릇)까지 받아들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해가 넘어갈 무렵, 저 멀리 태평소와 사물놀이의 흥겨운 연주가 들려왔다. 사람들이 옹기종기 앉아있는 공터에 가니 곧 신나는 굿판이 벌어졌다. 이어 원숭이 두 마리가 들어와 원반돌리기도 하며 재롱을 떤다. 원숭이와 빠른 연주로 흥겨움이 가득한 <신호유희>라는 공연이었다.

단순히 보는 즐거움을 넘어 함께 참여하며 즐길 수 있는 공연들로 가득한 축제였던 이번 행사는 2일간 20여 개의 국내 거리예술단체들이 참가했다. 앞으로도 <선유도 거리예술 장터>가 거리예술 콘텐츠의 건강한 유통을 위해 실질적인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하며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계속 만날 수 있길 바라본다. 또한 많은 시민들이 즐거운 거리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도 앞으로 점점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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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 #거리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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