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살개가 지키는 집에서 특별한 하루를

시민기자 김종성

발행일 2013.09.25. 00:00

수정일 2013.09.25. 00:00

조회 2,229

[서울톡톡] 서울의 한복판에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랑하는 색다른 숙박 공간이 있다. 주변의 고층건물들과 수많은 자동차가 무색하게 고요함과 한적함으로 사람을 차분하게 하는 곳, 바로 서울 북촌의 한옥 게스트하우스들이다.

특히 '계동길'에 이런 한옥 게스트하우스들이 많은데, 나즈막한 건물들과 아기자기한 가게들, 그리고 골목길로 이어지는 한옥들의 풍경은 분명히 관광객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계동길은 안국역 3번 출구로 나와, 현대 빌딩을 오른쪽에 끼고 중앙고등학교에까지 이르는 일직선 길이다.

북촌에서 본 시민기자가 가장 좋아하는 길이 바로 이 계동길이다. 단언컨데, 북촌에서 가장 아기자기하고 흥미로운 길이다. 공방과 카페, 가게들을 품고 잎맥처럼 뻗어나간 골목길 끝 언덕에 한옥 게스트하우스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고색창연한 고택같기도 하고 정겨운 시골집같기도 한 독특한 매력을 지닌 '서울 게스트하우스'를 찾았다. 우선 서울 게스트하우스로 들어가는 초입길이 가장 인상적이다. 행길에서 불과 50여 미터를 들어왔는데 마치 시골집을 들어서는 기분이 들어 누구나 깜짝 놀라게 된다. 골목 좌우로는 풀이 무성하고 나무에는 호박이 매달려 있다. 시골집에서나 봄직한 꽃들도 방문객의 마음을 푸근하게 해준다.

'운당(雲堂)'이라는 옥호가 걸린 이 게스트하우스에서 먼저 손님을 맞는 건 복실복실한 털에 가려 눈이 안 보이는 삽살개 한마리. 순둥이라는 이름의 이 집 삽살개는 이제 명물이 되어 이 집에 묵고 간 외국 손님들이 귀국 후 편지나 엽서를 보내올 때 사람보다 순둥이의 안부부터 물어올 정도라고 한다. 순둥이는 손님들과 동네 산책도 하고 숙박을 마치고 떠나는 손님들 배웅을 하기도 하는 점잖고 영민한 삽살개다. 한옥 툇마루에 올라 사진 포즈를 취해 주기도 했다.

십 여년 전 서울에 처음 생겨난 한옥 게스트하우스는 점차 외국인 여행객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퍼지기 시작했고, 세계 배낭여행족들의 교과서 <론리플래닛>에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특히 일본과 독일, 프랑스인 등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한옥에 대해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보이고 있어 북촌 한옥마을 게스트하우스에서 여장을 푸는 경우가 많단다. 한옥은 잠은 각자 방은 따로 자지만 툇마루 등에서 서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열린 공간이 있어 사람들로 하여금 만나자 마자 금새 친해지게 하는 매력이 있다고.

이 게스트하우스는 100년이 넘은 한옥으로 전통 주거 공간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한옥 체험의 진수를 느끼기에 적합하다. 지리상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자리하므로 고궁 나들이를 겸해 움직이기도 편리하다. 특히 본채와 떨어져 있는 별채는 지금도 대갓집 사랑채의 면모를 간직하고 있다. 

외국인 대상의 게스트하우스지만 국내 손님도 숙박이 가능하다고 한다. 답답한 도시를 떠나려고 해도 시간이 없다면 도심 속 한옥고택에서 색다른 하룻밤을 즐겨 보자.

위치 :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 도보 10분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계동 135-1
문의 : 02-745-0057(www.seoul11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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