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한강공원으로 음악소풍을 떠나다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김소나

발행일 2013.05.21. 00:00

수정일 2013.05.21. 00:00

조회 2,179

[서울톡톡]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3>가 지난 5월 17일부터 18일까지, 난지한강공원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이번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3>에는 무명 인디밴드부터 국민밴드인 YB나 자우림까지 합세했다. 톱 밴드로 유명해진 네미시스, 악퉁, 슈퍼키드, 톡식, 브로큰 발렌타인, 해리빅버튼, 장미여관, 로맨틱 펀치 등의 그룹도 눈에 띠었다. 명불허전 클래지콰이, 크라잉넛, 노브레인의 원숙한 무대 매너도 볼 수 있었다. 디아블로, 피아, 나티, 옐로우 몬스터즈같은 하드록밴드의 매력적인 음색까지 다양한 음악을 한 곳에서 모두 들을 수 있는 의미 있는 공연이었다. 또한 TV에서 보기 힘든 밴드들의 공연을 야외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매력적이었다.

그린플러그드는 한마디로 소통하는 음악축제다. 따라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누구나 즐길 수 있으며 일상탈출을 만끽할 수 있다. 또한 그린플러그드는 환경을 생각하는 축제다. 개인 텀블러를 가져오면 무료 맥주를 즐길 수 있고 커피도 2,000원씩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입장할 때 미리 배부 받은 재활용 봉투에 개인 쓰레기를 담아야 한다. 배달 음식도 금지. 비록 행사장 밖 텐트존에서는 전단지를 돌리는 배달원들이 있었지만 관객들은 가능하면 개인 도시락을 지참하거나 행사장 내 식당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린=에너지 절약'이라는 그린플러그드의 취지답게 자전거 보관소와 도시락을 싸온 관객들을 위한 물품보관소도 따로 준비되어 있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일단 행사장이 외진 곳에 있다 보니 지하철역에서도 20분 이상 걸어야 했고 대중교통이 버스 한 대밖에 없어 대부분의 관객들이 자가 운전을 하거나 셔틀버스에 의지해야했다. 셔틀버스는 합정역에서 수시로 운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관객을 실어 나르기에는 완전히 역부족이었다. 또한 공연장에 도착했더라도 인터파크에서 일반 예매한 티켓을 발권을 받는데 줄을 따로 서야 했고, 입장을 위한 링을 착용하기 위해서도 다시 한 번 줄을 서야 했다. 관객이 몰리다 보니 줄이 구름다리를 건너 약 1km 정도 늘어서 있기도 했다. 티켓과 링 착용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앞서 시작한 밴드들의 공연을 놓친 관객들이 꽤 많았다는 점은 아쉬운 점 중 하나다.

그러나 대부분의 관객들이 관람 규칙을 잘 지켰으며 그 만큼 관객들이 공연을 관람하는 문화 수준이 높아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불편함을 감수할 만큼 음악이 주는 행복 에너지는 컸다.

공연장에 어둠이 내려앉자 사람들은 무대 앞쪽으로 우르르 몰려가 음악에 열광하고 음악을 감상하고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버리는 모습을 보였다. 밤이 깊어지면서 스탠딩존에 관중은 더 늘어났고 에너지는 더욱 커져서 노래를 따라 부르고 앙코르 요청이 빈번하게 벌어졌다. "함께 재미있게 놀거야?"라는 자우림 보컬 김윤아의 말에 관객들의 분위기는 극에 다다라 피크닉 존에 앉아있던 관람객들까지 대부분 일어서서 무대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린플러그드는 '행복한 음악피크닉'이다. 음악이 치유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실제로 현장에 가보면 그 말에 100% 공감하게 된다. 초록 잔디 무대에서 붉은 노을을 조명 삼아 펼쳐지는 감미로운 라이브 음색은 오감을 만족시킨다. 또한 실내 클럽공연에서는 느낄 수 없는 탁 트인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이래서 락페스티벌을 가는구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순간이다.

주체할 수 없는 음악의 에너지가 넘쳐흘렀던 난지공원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3> 현장. "잊지 못할 밤이 될거야~"라고 노래한 노브레인의 가사처럼 5월, 음악이 주는 기분 좋은 에너지로 잊지 못할 밤을 보낸 하루였다.

■ 그린플러그드에서 만날 수 있었던 밴드를 소개합니다

몽니 : 특히나 야외무대에서 들으면 가창력이 발군이라는 말을 듣는 몽니의 노래는 감미롭고 열정적이다. 정통 록발라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 꿀성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장미여관 : 느끼한 듯, 코믹한 듯, 그러나 매력적인. 최근에
<불후의 명곡>에도 출연했다. 코믹스러워 보이지만 음악을 대하는 자세만은 진지함이 느껴지는 실력파 밴드.

해리빅 버튼 : 해리빅 버튼은 정통 하드록을 구사한다. 사운드도 탄탄하지만 곡 또한 중후한 매력이 있다. 혹자는 이들의 음악을 마초스럽다고 하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이들의 음악을 들어보면 거칠거나 단순하지만은 않다. 80~90년대 록음악에 향수가 있는 사람이라면 추천!

로맨틱 펀치 : 고음과 저음을 오가는 중성적인 매력의 보컬리스트가 눈에 띠는 밴드. 신나는 무대매너로 언제나 관중들을 하나로 모으는 데는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밴드. 우울하다면 이 밴드의 공연을 꼭 찾아보자.

네미시스 : 꽃미남 밴드, 밴드계의 아이돌이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탄탄한 연주실력과 독창적인 작곡실력을 갖춘 5인조 밴드. 발라드하면서 슬픈 노래, 미성, 진지한 감성록 마니아라면 네미시스 공연 추천. 호소성이 짙은 미성(美聲)의 록에 가깝다.

시베리안 허스키 : 자우림을 잇는 실력파 여성보컬밴드. 오랜 경험을 쌓은 밴드로 놀라운 라이브 실력과 호소력 있는 음악 세계를 가지고 있다. 김윤아 같은 마력적이고 다양한 색을 가진 무대 매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

그 외에 악퉁, 안녕바다, 가자미소년단, 고고보이즈, 갤럭시 익스프레스 등도 이번 공연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사실 밴드마다 음악의 색깔이 다르고 직접 공연을 관람했을 때 그 색깔을 명확하게 느낄 수 있으므로 다양한 장소에서 여러 밴드 음악을 접해보는 것이 좋다.

■ 내년 공연 관람을 위한 사소한 팁들
그린플러그드 홈페이지 : www.greenplugged.com
예매 방법 : 인터파크, 1300k
(내년엔 어얼리버드 티켓을 구매하라. 가격도 저렴하지만 표를 받을 때도 일반 예매보다 시간이 훨씬 덜 걸린다.
1300k에서는 이번에 패키지 티켓(티셔츠, 음반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1. 식음료
음료수와 커피, 간단한 식사류와 간식류를 파는 식당이 현장에 마련되지만 너무 붐비고 줄이 길기 때문에 가능하면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2. 화장실
간이화장실이 공연장 곳곳에 마련되어 있고 내부도 쾌적하다. 여자화장실이 남자화장실보다 많이 마련되어 있다. 단, 화장을 고치거나 세수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세면장이 넓진 않다.

3. 물(생수)
음수대가 마련되어 있으므로 빈 병이나 텀블러가 있다면 받아서 마시면 된다. 식음료 코너에서도 생수를 판매한다.

4. 간이모자, 우비
간단히 접어서 쓸 수 있는 간이모자와 우비는 무료로 배부되므로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낮에는 햇빛이 매우 뜨거우므로 썬크림을 미리 바르고 가면 좋다. 양산도 꼭 필요한 물품이다. 다 귀찮다면 조금 일찍 가서 그늘존에 돗자리를 펼 것. 단, 그늘존은 무대에서 먼 외곽위치에 있다는 점을 기억하길. 저녁에 해가 지면 강바람이 차가우므로 간이담요나 겉옷도 준비해가는 것도 좋다.

5. 자가용 vs 대중교통
굴다리부터 주차장에 진입하기까지 시간이 30분 이상 걸리므로 짐이 너무 많거나 노약자를 동반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좋다. 주차장도 협소하다. 셔틀버스 역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마찬가지. 밤 늦게까지 공연을 보고 마지막 셔틀버스를 타고 돌아온다고 가정하면 1시간 이상 셔틀버스를 기다릴 수도 있다. 자전거나 도보를 추천한다.

6. 가족이 함께 가도 될까?
부모님이나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하드 하거나 난해한 음악을 하는 밴드는 많지 않다. 그리고 어차피 자신이 원하는 밴드를 선택해서 들을 수 있으므로 가족끼리 음악을 들으면서 편하게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

간편구독 신청하기   친구에게 구독 권유하기

#난지공원 #그린플러그드 #밴드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