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방심은 금물!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곽동운

발행일 2013.03.27. 00:00

수정일 2013.03.27. 00:00

조회 1,897

지난 3월 23일. 아무리 일교차가 변덕을 부리고, 꽃샘추위가 위세를 부린다고 하더라도 오는 계절을 막을 수는 없는 법! 필자도 그런 봄이 오는 소리에 취해 배낭을 꾸려 불암산으로 향했다. 서울 노원구와 남양주시 별내면에 걸쳐 있는 불암산은 해발 508m로 산세는 그리 험하지 않다. 하지만 기암괴석과 울창한 수림이 일품인 산이다. 그래서 서울 동북부의 대표적인 등산코스로 손꼽히고 있는 곳이다.
싱그러운 기운이 올라오고 있는 봄날에 떠났고, 더군다나 좋은 분들과 함께 한 산행이었던 터라 필자도 자못 들뜬 기분으로 등산로 입구에 섰다. 하지만 언제나 방심은 금물이다. 더군다나 '싱그러운 기운이 올라오는 봄날'이란 말은 달리 말해 해빙기라는 뜻이다. 동절기와 마찬가지로 해빙기에도 각종 산행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 기사에서는 해빙기뿐 아니라 전 계절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산행 안전 수칙을 다뤄보고자 한다.

예전에 필자는 산행 대회에 여러 번 참여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몇 몇 산행대회에서 좀 의아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준비운동을 하지 않고 바로 산행에 나선 점이 바로 그것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라는 물리적 한계가 있긴 했지만 준비운동 없이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이 쉽게 납득이 되지 않았었다. 그렇다. 준비운동은 아웃도어 활동의 기본이다. 적절한 준비운동은 산행의 질을 높여줄 수 있다.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10~15분 정도 몸풀기를 해주자. 이때 하체만 하지 말고 상체까지 골고루 해주어야 한다. 산행에서는 바위를 타거나 로프를 잡는 등, 상체 근육도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페이스(pace)라는 게 있다. 오랫동안 아웃도어 활동을 해왔던 분들은 그 부분에 대해서 잘 아실 것이다. 한 번에 목적지에 도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잘게 잘게 썰어서 도착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 두 가지를 적절히 절충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페이스 조절법의 근원에는 에너지 30% 비축론이 자리 잡고 있다. 에너지 30% 비축론이란 산행 시, 항상 자신의 체내 에너지를 30%이상 남겨두어야 한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제시된 이론이다. 비상 상황이라고 해도 체력이 남아 있으면 훨씬 더 생존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보다 더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산행 중에 자신의 에너지를, 더군다나 30%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계량화 하여 보유한다는 것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실 분들도 있을 것이다. 사실 필자도 아직까지 에너지 30% 비축론을 제대로 체화시키지 못했다. 어쩌면 탈진 하지 않고 안전하게 산행을 종료하면 에너지 30% 비축론 같은 '스포츠 의학'은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럼 적정 에너지를 유지하며 안전하게 산행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자주 먹으면 된다. 등산은 에너지 소모가 엄청난 아웃도어 활동이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등산 시에 취식을 많이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산에서는 적당히 먹고, 하산해서 배불리 먹겠다는 심산이다. 이런 방식은 좋지 않다. 산에서는 잘 먹고, 하산해서는 덜 먹어야 한다. 그래야 안전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고, 운동 효과도 누릴 수 있다.

통상 산행 시에 초콜릿이나 사탕 같은 당분이 많은 행동식을 드실 것이다. 필자는 여기에 더해 탄수화물 섭취를 권한다. 격렬한 에너지 소모가 있은 후에는 반드시 탄수화물 보충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보디빌더들이 힘차게 피트니스를 한 후 가장 먼저 섭취하는 것도 식빵이다. 식빵이 먼저고 닭가슴살 같은 단백질은 나중이라는 뜻이다. 탄수화물 보충용으로 손쉽게 애용되는 것은 미숫가루다. 전통시장에서 인절미를 구매해서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상도 찍었겠다. 막걸리도 걸쳤겠다. 하산해서 거하게 뒤풀이도 예정됐겠다.
대다수의 사고는 하산할 때 발생한다. 특히 정상에서 마시는 정상주는 산행 사고를 부채질 하는 주범이다. 등산은 지구의 중력을 많이 받는 행위이다. 산에 오를 때는 중력을 거스르지만 하산 할 때는 중력을 갑절로 받는다. 그래서 쉽게 미끄러질 수 있다. 낙상 사고가 왜 발생하겠는가?

이런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하산 방법이 필요하다. 일단 산행 중 음주행위는 금지해야 한다. 내리막길에서 비틀거렸다가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산 시에는 중심을 뒤쪽에 두고 이동하는 것이 좋다. 중심을 뒤쪽에 둔다면 넘어지더라도 엉덩방아를 찧는 수준으로 사고를 마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하산 시에도 스틱을 사용하는 이들이 있는데 필자는 그냥 맨손으로 가길 권한다. 내리막길에서는 나무들이나 암석을 붙잡을 일들이 예상외로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등산화는 필수다. 예전에는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등산을 잘 했다. 필자도 예전에는 그렇게 했다. 하지만 요즘은 기능성 등산화에 푹신한 등산 양말까지 준비를 한다. 또한 배낭에는 고어텍스 같은 기능성 재킷도 넣어 두고 다닌다. 필자는 가급적 아웃도어 제품을 준비하라고 권한다. 요즘에는 저렴한 기능성 제품도 많이 출시됐다.

'다 아는 내용인데 뭐하러 장황하게 설명하시나?'
이렇게 질책을 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불암산 산행에서도 작은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를 당한 분은 베테랑이었는데도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져 발목을 다쳤다. 결국 테이핑까지 해야 했다. 필자도 하산하다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두 번이나 크게 찧었다. 그나마 뒷수습을 잘해서 둘 다 무사했다. 산행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작지만 몇 가지 안전수칙을 잘 준수한다면 즐겁게 산행을 마칠 수 있을 것이다. 

○ 불암산 찾아가기 : 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 하차. 도보로 천보사 방면 10분간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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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암산 #안전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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