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단`이란 이름은 어디서 비롯된 걸까?

시민리포터 박칠성

발행일 2013.03.21. 00:00

수정일 2013.03.21. 00:00

조회 2,267

[서울톡톡] 서울에는 조선시대 매년 큰 제사를 지냈던 제단으로 사직단, 환구단, 선잠단, 선농단, 장충단 등 다섯 곳이 있다. 이곳은 농사에 필요한 비와 풍작을 빌고 잠업에 도움을 바라며 나라를 위해 희생된 영령을 위해 제사 지내던 곳으로 현재까지 보존되고 있다.

사직단은 태조가 한양에 수도를 정하고 궁궐과 종묘를 지을 때 함께 세운 것으로 토지의 신인 '사(社)'와 곡식의 신인 '직(稷)'에게 제사를 지냈던 곳이다. 토지의 신에게 제사 지내는 국사단은 동쪽에, 곡식의 신에게 제사 지내는 국직단은 서쪽에 배치하였으며, 신좌는 각각 북쪽에 모셨다. 이곳에서만 유일하게 신위를 모시는 사당이 있었다.

제사는 1년에 네 차례 대사와 중사로 2월과 8월, 그리고 동지와 섣달그믐에 지냈으며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나 가뭄에 비를 기원하는 기우제, 풍년을 비는 기곡제 등도 이곳에서 지냈다. 현재 사직공원이 위치한 곳이 사직단의 옛 자리로 일본강점기에 공원으로 격이 낮춰졌다.

농경문화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제천의식은 삼국시대에 시작되어 고려시대까지 이어져 오다가 조선시대에 시행과 철폐를 거듭하다가 세조 이후 중단되었다. 그 후 아관파천에서 환궁한 고종이 1897년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다시 환구단을 설치하였다.

일제강점기에 환구단이 헐리고 그 자리에 총독부의 철도호텔이 들어섰었다. 현재 중구 소공동에 있는 조선호텔이 그 자리다. 지금의 환구단은 1899년에 만들어진 팔각의 3층 건물로 내부는 통층이고 각 면에는 3개씩의 창을 내었으며 천장에는 용을 새겨 넣은 황궁우와 그 앞에 제천의식 때 사용하는 악기를 본 뜬 돌로 만든 북과 석조 정문만 남아있다. 1967년 7월 15일, 사적 157호로 지정되었다.

서울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에서 성북구 성북동 방향으로 약 800m가면 5백여 평 대지에 북쪽 방향에 선잠단이라는 돌비석이 서있는 약 5~6여 평의 제단이 있다. 이 단은 1471년 성종 왕이 처음 쌓은 것으로 앞쪽 끝에 뽕나무를 심어 궁중의 잠실(蠶室)에서 키우는 누에가 먹도록 했다.

누에치기를 처음 했다는 중국 고대 황제의 황후 서릉씨를 누에신으로 모시고 제사를 지낸 것이 시작으로, 1963년 1월 21일, 사적 제83호로 지정되었다. 세종대왕이 각 도에 뽕나무를 심고 한 곳 이상의 잠실을 만들 정도로 양잠도 크게 장려했다. 조선시대 왕비의 소임 중의 하나가 친잠례로 누에를 키워 고치에서 실을 뽑아 방적하는 일 정도였다.

500년 조선시대의 국가 기간산업이 농업인 관계로 태조 이래 역대 임금들은 풍년이 들기를 기원하며 선농제를 올린 곳이 있다. 농사짓는 법을 인간에게 가르쳤다는 고대 중국의 제왕인 신농씨와 후직씨를 제사를 지내던 곳인 동대문구 제기2동에 있는 선농단으로 1972년 8월 30일, 사적 제436호로 선정되었다.

선농단 앞에 밭을 마련하여 경칩 뒤의 첫 번째 해일(亥日)에 제사를 지낸 뒤 왕이 친히 쟁기를 잡고 밭을 갈아 보임으로써 농사의 중함을 만백성에게 알리는 의식을 행하였다고 한다. 이때 나이가 많고 복이 있는 농부를 뽑아 왕을 돕도록 하였다. 그 뒤 성종왕 때에 이루어진 친경의식에서 신농씨의 신좌(神座)는 남향으로 설치했으며 후직씨의 신좌는 서향으로 설치하였다고 한다.  

또한 오늘날의 현충원과 같이 을미정변과 임오군란 때 희생된 영령을 제사지내는 초혼단이 있다. 대한 제국 황제 고종의 명으로 건립된 것으로 을미정변에 희생된 홍계훈(洪啓熏), 이경식(李耕植) 등과 임오군란에 희생된 영의정 이최응(李最應) 등의 영령(英靈)을 제사지내던 곳이다. 현재는 중구 장충동 장충단공원 안에 고종 황제 친필로 새겨진 '장충단'이란 표석과 민영환이 지은 글이 새겨져 있는 장충단비만 남아 있다.

지금까지 소개한 다섯 곳에서 해마다 왕이 집전하는 큰 제사가 있었지만, 지금은 행사로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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