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동안 떠나는 세계여행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김종성

발행일 2013.03.05. 00:00

수정일 2013.03.05. 00:00

조회 2,491

[서울톡톡] 한국 사람들은 한 달 동안 둘러봐도 부족할 루브르박물관에 가도 20분이면 구경을 다 하고 나온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런데 그런 성미급한 한국인들도 몇 시간을 돌아보게 하는 박물관이 은평구 불광동에 있다. '다양한 문화 체험'이 가미된 살아있는 박물관을 모토로 하는 다문화 박물관이 그곳.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지구촌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이 문화적 다양성을 이해하고 타문화에 대한 편견없는 마음, 열린 마음을 가지고 더 넓은 세계를 품으며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생겨난 박물관이란다. 그래서 이름은 다문화 박물관이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다문화'와는 성격이 다르다. 흔히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이주민 노동자를 떠올리게 되는 '다문화'가 아니라 말 그대로 다양한 문화의 총집합이다.

6호선 독바위역에 내리면 평범한 주택가 대로변에 왠 이국적인 외양의 건물 하나가 우뚝 서 있다. 건물의 간판도 영어로 쓰여있다. 'MULTICULTURE MUSEUM' 입구에서 표를 사면 세계여행용 여권을 주는 것도 이채롭다. 앞으로 만날 각국의 전시관을 돌때마다 이 여권에 스탬프를 찍을 수 있게 만들었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재미있는 아이디어다. 이렇듯 다문화 박물관은 여행하며 즐기듯 체험하는 독특한 콘셉트의 박물관이다. 전시하고 관람하는 박물관의 기본적인 목적에다 여러 가지 교육, 체험 프로그램을 접목하였다. 다문화 교육용 교재들도 자체 제작해서 비치하고 있다. 일반적인 박물관과 차별화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지난 2008년에 건립하고 지난해 서교동에서 지금의 위치로 옮겨왔다고 한다. 넓지는 않지만 5층 건물에 층마다 특색있게 디자인해서 효율적이고도 재미있게 전시관을 꾸몄다. 층별로 각국의 유명 미니어처 건축물, 악기, 의상, 인형, 화폐 등이 전시되어 있고, 특히 현지에서 직접 공수해 왔다는 이탈리아의 명물 배 '곤돌라'는 당장 올라타 베네치아 수로 위로 유유히 흘러가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킬 정도여서 아이들을 데리고 온 어른들에게도 인기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진시왕릉의 '병마용'도 중국 시안에서 가져온 실제 유물로 감상하는 느낌이 색다르다. 몽골 사람들의 주거지 '게르'도 내부에 난로와 색색의 이불까지 들어있어 생생하다. 박물관장이 세계 곳곳을 다니며 직접 수집했다는 이 전시물들은 각 국의 전통 문화와 특징을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들을 마련해 주고 있었다.

세계의 관악기, 타악기, 현악기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에서 가이드는 실제로 소리를 들려주고 간단한 퀴즈나 게임을 통해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나라의 악기와 세계의 악기를 비교해가며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설명해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인형관에서는 처음 보는 이국적인 인형들의 모습에 아이들의 엉뚱하기까지한 질문들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 웃음을 자아냈다. 이밖에 인도의 코가 긴 코끼리 모양의 가면, 베네치아의 화려한 가면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전통 가면이 있는 전시실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인기를 끌었다.

다문화 박물관은 다채로운 전시물에 어울리게 여러가지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었다. 마침 은평구청과 함께 하는 '세계로 떠나는 다문화 축제'가 한창 진행 중이다. 5층 문화체험관에서 아프리카 문화를 소개하는 가운데 외국인들이 직접 춤과 노래를 소개하고 있느라 떠들썩하다. 이밖에도 다문화 박물관 토요 콘서트, 겨울방학맞이 체험 이벤트, '케냐 페스티벌' '스위스 초콜릿 퐁듀와 오르골 만들기' 체험, 영어로 진행하는 세계 쿠킹 클래스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연중 열리고 있다고 한다.

필리핀 출신의 여성이 국회의원이 될 정도로 우리도 다문화 사회에 돌입했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보다는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사람이 훌륭한 시민이 될 것이라는 이곳 관장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

- 찾아가기 : 6호선 독바위역 1번 출구 - 도보 1분
- 관람시간 : 오후 6시까지 (주말, 공휴일도 운영)
- 관람요금 : 성인 7,000원, 어린이 5,000원
- 관람문의 : 02)323-6848(http://www.multiculturemuse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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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다문화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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