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세종대왕상 지하엔 무슨 일이?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김민욱

발행일 2013.01.02. 00:00

수정일 2013.01.02. 00:00

조회 2,669

[서울톡톡] 지난 한해 회복기미가 없는 불경기와 과중한 업무로 스트레스가 가득한 직장인들에게 몇 안 되는 희소식 중 하나가 있었으니 바로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이었다. 휴일이 하루 더 늘어나게 되었다는 생각에 미리부터 앞으로의 쉬는 날을 따져보는 글들이 연이어 인터넷을 달구었다. 

한글날은 지난 1946년 최초로 공휴일로 지정됐지만 1991년에 어려운 경제 여건 등을 이유로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 그러다 2005년 한글날이 국경일로 격상되긴 했지만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는 못했고, 2012년이 되어서야 여야의 합의로 20여 년 만에 공휴일로 재지정이 된 것이다. 그러나 한글날의 공휴일 재지정은 단순히 휴일이 하루 늘어난 것의 의미를 지니지만은 않는다. 다른 국경일과는 달리 유일무이한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문화국경일의 큰 의미를 갖는 한글날.

가수 싸이와 K-POP, 영화 <피에타> 등 그 어느 해보다도 우리 문화가 세계에 널리 전파되었던 한 해, 우리 한글에 대한 세계적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고, 많이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부터 한글의 우수성을 존중하고 문화적 가치를 높이 평가한 흐름이라는 점에서 한글날의 공휴일 재지정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광화문 한복판에 서 있는 세종대왕의 근엄한 미소가 유난히도 밝아보였던 요즘. 위대한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전시장을 소개하고자 세종문화회관이 운영하는 '세종이야기'를 찾았다.

이순신 장군상과 더불어 서울의 한복판 광화문의 상징물로 자리잡은 세종대왕동상. 누구나 한번쯤 지나가다 보았을 것이다. 그 세종대왕동상 뒤편으로 돌아가 지하로 몇 계단만 내려가면 누구나 쉽게 찾아갈 수 있는 무료 전시장이 있는데 바로 '세종이야기'이다.

세종이야기 전시관은 <인간세종>, <민본사상>, <한글창제>, <과학과 예술>, <군사정책>, <한글갤러리>, <한글도서관> 총 7개의 테마로 구성이 되어있다. 이 곳 전시관의 가장 큰 특징은 세종대왕의 가장 큰 업적인 '한글'에 대한 자료뿐만 아니라 세종대왕의 연대기와 일상, 그리고 세종 집권 시절 조선의 역사, 과학이나 예술에 대한 발전정도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세종대왕에 대한 모든 면이 응축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인전 한 권을 읽는 것보다 훨씬 잘 머릿속에 들어오고 가슴으로 이해되는 전시장의 구조는 부모와 어린 아이들 모두에게 유익해 보였다.

부모와 함께 관람 온 김명철(8) 군은 "선생님이 세종대왕에 대해서 알려주신 것 보다 더 많이 배우는 것 같고 지루하지 않고 재밌어요" 라고 관람 소감을 밝히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이들이 재미있다고 말한 이유는 바로 딱딱한 박물관 느낌이 아니라 참여형, 체험형 프로그램과 첨단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내용 소개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 관람객들도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게끔 되어있는 시스템이었으니 아이들이 지루해 할 리 만무했다. 세종영상관에서는 KBS TV <대왕세종>을 편집한 영상물이 상영되고 있었고, 아이들이 게임형식을 통해서 세종대왕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코너, 디지털 화면으로 알아보는 연대기, 옛날 악기를 직접 전자장치를 통해서 소리를 내볼 수 있는 코너 등 대부분이 감각을 통해서 느끼며 관람을 할 수 있게 되어있었다.

<한글갤러리>에는 한글을 소재로 만든 예술품들이나 현대 작가들의 작품이 소개되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한글의 자음을 활용한 '한글 의자'는 감각적인 디자인과 실용성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관람 중 잠시 쉬어가면서 사진도 찍고, 쉬면서도 한글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공간이었다. 대학생 김가연(24) 씨는 "최근에 한글을 소재로한 상품들이 많은데 이렇게 한글이 다양한 콘텐츠로 활용되는 건 참 좋은 것 같다"라며 한글이 대중들과 더 가까워지기를 소망하기도 했다.

광화문 교보문고의 지원받은 한글, 세종 관련 도서들을 읽어볼 수 있는 작은 독서공간인 <한글도서관>도 전시된 자료 외에 더 많은 문헌자료를 즉석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방학 중에는 어린이 대상 교육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준비되어 있으므로 방학을 맞아 자녀들과 함께 관람하기에도 좋고, 홈페이지(www.sejongstory.or.kr)를 통해 도슨트 전시 설명 프로그램도 제공되므로 남녀노소 누구나 우리가 깊이 있게 몰랐던 세종에 대해, 한글에 대해 폭넓게 지식을 쌓아가기 좋은 문화 공간이 될 법하다. 지하철5호선 광화문역 9번 출구와 인접한 지리적 접근성은 시민들의 발걸음을 이끌기에 더욱 좋다. 추운 겨울 실내 데이트 장소, 실내 나들이를 생각했다면 한번쯤 들려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2013년은 한글날이 공휴일로 재지정되는 해이니 좀 더 특별한 의미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문의 : 02)39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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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한글 #한글날 #세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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