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독성 복어로 젓갈을?

서울톡톡 김효정

발행일 2012.12.21. 00:00

수정일 2012.12.21. 00:00

조회 2,013

[서울톡톡] 한성백제박물관에서는 오는 22일(토)부터 내년 2월 24일(일)까지 『백제의 맛-음식이야기』를 주제로 한 백제생활문화 특별전시회가 열린다.

1600~1700여년 전 서울에서 살았던 백제 사람들의 식생활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특별전에서는 백제 한성도읍기 왕도유적에서 출토된 각종 유물을 중심으로 백제사람들이 식재료를 구하고 조리하고 밥상을 차리기까지의 과정과 즐겨 먹었던 음식에 얽힌 이야기들이 전시된다.

서울은 기원전 18년부터 서기 475년까지 493년간 백제의 수도였으며, 당시의 왕성 이름은 위례성(초기)과 한성(후기)이다. 최근 역사학계는 백제의 한성이 한강변에 위치한 북성과 남성 2개의 성곽으로 구성된 특이한 구조였으며, 북성과 남성에는 각각 궁궐이 있어서 백제왕이 두 성에 번갈아 거주하며 생활했던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대다수의 역사학자들은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풍납토성과 몽촌토성이 백제의 한성으로서 각각 북성과 남성에 해당한다고 믿고 있으며, 이에 따라 문화재청에서는 1997년 이래 연차적으로 풍납토성을 발굴조사하고 있다.

지금까지 풍납토성 내부 발굴조사에서 수혈주거지, 제사건물지, 창고, 우물, 연못, 도로 등 다양한 유적을 확인하였으며, 한성도읍기의 토기 수만 점을 비롯해 수입 청자류, 절구, 두레박, 동물뼈, 열매씨 등 백제생활문화 전반을 밝혀줄 유물들이 다수 출토되었다.

풍납토성의 한 창고유적(경당지구 196호)에서는 대형 저장 항아리가 무려 70여 개나 발견되었는데, 그중 33개는 중국에서 수입한 유약 바른 도기항아리였으며 내부에서 참돔과 복어 뼈가 출토된 것도 있었다.

발굴조사를 주도한 한신대학교 권오영 교수는 이 창고가 어류와 채소류를 저장하던 왕실 전용 식재료 창고였으며, 맹독성 복어를 젓갈로 담아 먹었던 흔적이 남은 것으로 추정했다. 근거자료인 도기항아리와 복어뼈가 이번 전시에서 공개된다.

또 한성도읍기에 귀족들이 꿩고기를 즐겨 먹었으며 술을 마신 뒤에는 숙취해소를 위해 중국산 수입차를 마시는 것이 유행이었다는 내용과 관련, 닭머리모양항아리(鷄首壺), 청자사발(靑磁盌), 돌절구 등 관련 자료를 공개한다.

또, 실제 유물과 함께 백제 때의 부엌을 모형으로 복원하여 백제 사람들이 시루로 쌀을 쪄서 밥을 짓는 장면을 재현하고 서민들의 밥상, 귀족들의 밥상, 제사상 등 백제 때의 각종 상차림을 그대로 재현하였다.

백제의 다양한 음식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경험 할 수 있도록 집안의 난방장치를 겸하는 부뚜막, 시루에 찐 밥, 일반 서민들의 단출한 밥상과 귀족들의 푸짐한 밥상, 그리고 정갈하게 구성된 제사상까지 재현한 특별한 전시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 끝부분은 고대의 화장실 이야기로 꾸며진다. 남성용 소변기인 호자(虎子)와 여성용 변기를 주제로 한 요강이야기, 최근 전북 익산에서 발견된 고대 최대 규모의 대형화장실과 화장지를 대신한 뒤처리 막대, 그리고 화장실에서 발견된 각종 기생충이야기도 소개된다. 특별전 기간에는 재래식 화장실을 재현한 체험코너에서 기념사진 촬영도 가능하다.

문의 : 한성백제박물관 전시기획과 02)2152-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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