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바다악어 보러 오세요!

서울톡톡 박혜숙

발행일 2012.11.08. 00:00

수정일 2012.11.08. 00:00

조회 4,746

국제 멸종 위기동물인 바다악어, 끊임없는 노력으로 인공 증식 성공

[서울톡톡] 서울동물원이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놓인 희귀동물 '바다악어'를 국내 최초로 인공 증식하는 데 성공했다. 새롭게 태어난 바다악어 3마리 이름은 '씽씽이','쑥쑥이','싹싹이'로 7일(수) 서울동물원 남미관에서 첫 공개된다.

바다악어는 현존하는 파충류 중 최대크기(수컷 평균 6M)를 자랑하며 세계 최강 포식자로 불리지만,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인 사이티스(CITES, Convention on International Trade in Endangered Species of Wild Flora and Fauna)Ι급으로 지정되어 있다.

국내에서 바다악어는 서울동물원, 테마동물원 쥬쥬, 코엑스 아쿠아리움 세 곳이 각각 4마리, 9마리, 1마리씩 보유하고 있지만, 끊임없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번식에는 번번이 실패해 왔다. 이번 성공으로 14마리이던 바다악어는 국내 총 17마리가 됐다.

지난 8월 인공부화기를 통해 인공 증식에 성공한 악어들은 부화 당시, 몸길이 약 28.5cm, 80g에 불과했으나, 11월 2일 현재 38.5cm, 135g으로 성장했다. 향후 성체가 될 경우 몸길이 약 6~7m에 몸무게는 약 1톤까지 자라게 된다.

물속 산란부터, 예민해진 어미 흥분 등 위기 연속

서울동물원 남미관 사육사들은 지난 3월경부터 바다악어의 산란과 부화를 돕기 위해 은신처용 지붕을 설치하여 관람객들로 인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바닥에 흙을 깔아 산란환경을 조성하는 등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지난 5월 13일(일), 암컷 한 마리가 15개의 알을 물속에 산란하는 경사를 맞았다. 이어서 3일 뒤인 16일(수), 또 다른 암컷이 23개의 알을 낳았다.

하지만 바다악어의 알은 물속에서 부화가 매우 어렵고, 국내 모든 동물원에서 지금껏 바다악어 부화가 성공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동물원 식구들은 부화 성공에 회의적이었다.

그렇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담당 사육사들은 숨구멍이 하나뿐인 파충류의 알을 어미악어가 낳은 그 상태 그대로 인공부화기에 넣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극도로 예민해진 어미 악어는 자기 알에 접근조차 어렵게 만들었지만, 어미 악어가 다른 곳에 신경을 쓰도록 유인한 상태에서 가까스로 알을 건져 내는데 성공했다.

38개 알 중 3개만 성공 … 부화 성공사례 없어도 난관 극복

총 38개의 알을 5대의 인공부화기에 나눠 담고 31.6℃와 95%의 습도를 유지했다. 5월 20일(일)경이 되자 알에 흰 띠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인공부화기에는 38개 중 유정란이었던 12개의 알만 띠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그 중 5개는 부패되고 나머지 4개는 부화 중 폐사해 부화에 실패했다.

인공부화기의 흙(부엽토)에서 벌레도 생기기 시작했다. 부화기 주변에 해충제를 놓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대로 놔두면 벌레가 알에 파고들 수 있었다.

사육사들은 외국 선진동물원 등을 수소문해 샴악어를 부화시킬 때 질석을 사용했다는 정보를 얻었다. 원예에 주로 쓰이는 부엽토를 광물인 질석으로 바꾸니 벌레가 사라지고 부화환경이 쾌적해졌다.

94일이 지난 8월 14일(화), 새끼악어가 처음으로 알을 깨고 세상으로 나오는 극적인 드라마가 펼쳐졌다. 사육사는 곧바로 새끼악어를 특별사육장으로 옮겼는데, 들어가자마자 주변을 살피더니 물 안으로 들어가 헤엄을 쳤다.

사육장으로 옮긴 새끼악어는 머리를 만져주면 스르르 눈을 감는가 하면, 악어소리를 흉내 내면 그대로 따라할 정도로 영리했다. 사육사는 너무나 씽씽하게 활동하고 있는 모습에 '씽씽이'란 이름도 붙여 줬다.

8월 20일(월)에 태어난 둘째 새끼악어는 유일하게 사육사 도움 없이 혼자 힘으로 알을 깨고 나와 '쑥쑥이'란 이름을 갖게 됐다. 다음 날인 21일에 연이어 순한 성격을 가진 셋째가 태어나 '싹싹이'란 이름을 받았다.

바다악어 인공증식에 성공한 서울동물원 3년차 사육사인 신선화 주무관은 "바다악어 부화에 성공한 사례가 없어 정보를 얻기 힘들어 해외의 관련 도서를 찾아보거나 비슷한 생태습성을 가진 샴악어의 경우를 참고했다. 점차 사육사의 손을 물기도 하고 붕어 등 물고기를 사냥하는 등 야생성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 서울대공원 02)500-7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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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물원 #바다악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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