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화려해진 일주일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이현정

발행일 2012.10.30. 00:00

수정일 2012.10.30. 00:00

조회 2,069

[서울톡톡] 빛나는 가을 햇살 아래 멋스런 이들의 당당한 발걸음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치 패션쇼의 런어웨이를 보는 듯한 이곳은 2012 추계 서울 패션위크가 열리는 전쟁기념관 앞 광장. 행사장 안팎으론 패션화보집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당당한 차림으로 패션쇼를 즐기는 이들이야 말로 이번 서울 패션위크 축제의 진정한 주인공이 아닌가 싶다.

패션위크는 연예인들도 즐겨 찾는 패션 축제이다. 이번 시즌에서도 이효리, 이윤지, 최명길, 이범수, 류승룡, 아이돌 그룹 멤버 등 많은 연예인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최근 인기가 치솟고 있는 브라우니까지 자리를 빛내주었다. 패션쇼 전후, 이들 연예인들을 보기 위해 2층 입구에는 양쪽으로 긴행렬이 늘어선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시민을 위한 문화축제이자 패션 비즈니스를 위한 장이었던 2012 추계 서울패션위크는 지난 10월 22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전쟁기념관(용산), 자이갤러리(서교) 등에서 열렸다.

스타 디자이너들의 내년 봄·여름 의상이 궁금하다면? 

서울패션위크의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서울컬렉션이다. 최근 3년 이내에 컬렉션 5회 이상 참가한 경험이 있는 그야말로 국내 최정상급 디자이너가 마련한 컬렉션이다. 또한 독립브랜드 5년 이상, 제너레이션 넥스트 3회 이상 참가 디자이너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통해 선발된 역량있는 디자이너의 무대도 만날 수 있다. 서울컬렉션은 남성복과 여성복으로 구성되었다.

22일, 23일 이틀간 진행되었던 남성복 컬렉션은 전체적으로 단순 간결한 듯 하면서도 섬세한 디테일에 변화를 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여성적인 이미지도 느낄 수 있다. 기하학 무늬나 다양한 패턴 등을 활용한 실험적 디자인도 선보였다. 초경량과 기능성 소재까지 다양한 접목을 시도했다. 봄·여름 계절에 흔히 사용하지 않는 두께감있는 니트나 가죽 소재 등을 사용한 것이 인상적이다. 무릎 위로 제법 올라온 보다 짧아진 반바지도 눈에 띈다.

인기 모델 김원중, 안재현, 장기용, 박형섭, 김재영, 도상우 등이 보여줬던 이상현 디자이너의 무대는 보다 간결한 느낌. 화려한 장식도 화려한 컬러도 없지만 시선을 끈다. 카키, 네이비, 차콜 그레이 등 차분한 색감의 모노톤 옷들을 매치했음에도 칙칙하지 않고 보다 세련된 느낌이다.

24일부터는 여성복 컬렉션이 선보이며 행사장의 축제 분위기는 한층 무르익었다. 바디라인을 강조하는 디자인에서 벗어나 풍성한 오버사이즈 패션의 인기는 내년 봄에도 이어질 듯 싶다. 순백의 아이템도 많이 보였다. 남성복과 마찬가지로 전반적으로 크게 꾸미지 않은 디자인이지만 섬세한 디테일이 엿보이는 의상들도 보인다. 봄·여름 시즌이다 보니 시스루 패션도 많이 보이나, 중간에 살짝살짝 매치한 수준. 화려한 무늬나 패턴 등으로 경쾌하면서도 컬러풀한 디자인도 만날 수 있었다. 여성복 컬렉션은 쇼면에서도 남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모델들의 표정과 포즈도 보다 다양하다. 퍼포먼스 또한 즐겁다.

인디밴드 '이랑'의 평화롭고 서정적인 음악과 함께 선보인 정혁서-배승연 디자이너(steve j & yoni p)의 패션쇼는 경쾌했다. 다양한 질감의 데님과 오가닉 코튼 소재에 프린트와 자수 레이스 등을 곁들인 의상 또한 자유롭고 평화로운 느낌. 쇼와 의상의 조화는 세계적인 모델 혜박, 강소영, 강승현, 한혜진, 지현정 등이 자연스럽고 상큼한 워킹과 곁들여 더욱 즐거웠다.

이번 2012 추계 서울 컬렉션의 가장 큰 특징은 오프사이드 쇼가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진태옥, 박윤수, 루비나, 김동순, 송자인 등 10명의 디자이너들이 신세계백화점, 앙스갤러리 등 별도의 장소에서 디자이너만의 개성과 특색을 살린 컬렉션을 보여주었다.

지난 23일 루비나 사옥 6층 가든홀에서 있었던 루비나 패션쇼는 전쟁기념관 주 행사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야외 공간과 이어진 실내공간을 적절히 살려 보다 밝고 편안한 느낌이었다. 특히 관람객 대부분이 중년 여성 고객 위주라 이곳 쇼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런 오프사이드 쇼는 디자이너의 개성을 십분 발휘할 수 있고, 해당 브랜드에 친숙한 고객들이 편안하게 관람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본 행사장에서 벗어난 위치라 일반 관람도 쉽지 않고 이목도 덜 받는 느낌도 있었다.

2012 추계패션위크 '서울컬렉션' 에는 장광효, 이상봉을 비롯해 고태용, 이승희, 최철용 등 국내 최정상급 스타 디자이너 60여 명이 화려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신진 디자이너의 참신한 무대 '제너레이션 넥스트'

신진 패션디자이너 육성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제너레이션 넥스트'는 독립브랜드 1년 이상 5년 미만의 신진디자이너들의 패션쇼를 만날 수 있는 무대이다. 이번 추계 패션위크에는 한국 패션을 이끌어 갈 12명의 차세대 신진 디자이너들이 10월 22일, 24일, 25일, 모두 3일에 걸쳐 자이갤러리에서 그들만에 참신한 무대를 선보였다.

학교폭력이라는 주제로 선보인 계한희 디자이너의 컬렉션은 독특했다. 타투나 쪼개진 하트, 밧줄 등의 프린트나 해골 장식 등 다소 파격적인 무늬가 눈길을 끌었다. 니트모자에 장식된 망사, 마치 몸에 타투를 한 듯한 느낌을 주는 스킨톤 레깅스나 티셔츠는 등은 이색적이었다.

하지만, 제너레이션 넥스트의 주무대였던 자이갤러리는 주행사장인 용산과 다소 떨어진 합정역에 위치해있다. 이동거리가 있다보니 일반 관객들의 참여도 저조하고 살짝 관심에서 밀려난 느낌도 들었다. 전반적으로 본 행사장에 비해 붐비지 않아 쾌적한 분위기였지만 쇼가 진행된 공간은 100석도 되지 않아 다소 비좁은 듯 느껴졌다. 대신 모델들을 보다 가까이 볼 수 있고, 좀 더 편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미처 패션쇼 진행장 안으로 입장하지 못한 관객들은 로비에서 화면으로 지켜보기도 했다.

게다가 행사장 주변으론 행사 안내 표시가 미비해 입구에서조차 행사장이 맞나 의아했을 정도. 대신, 행사장 내부에서는 친절한 안내를 받을 수 있고, 대기시간도 길지 않아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패션 비즈니스의 장 '서울 패션 페어'

22일부터 25일까지 전쟁기념관 2층에서는 '서울패션페어'가 진행되었다. 패션페어는 비즈니스 상담 전시회이다. 이번 시즌에는 남성복, 여성복, 패션잡화 등 엄선된 국내외 패션업체 30개가 참가했다. 워낙 전시공간 자체도 협소하다보니, 참가 업체도 다소 줄어든 듯 보였다. 이들 패션페어에 참가하는 업체는 패션 프레젠테이션 쇼를 병행하기도 했다.

지난 23일 자이갤러리에서 열렸던 명유석, 정승희 디자이너의 르퀸 컬렉션도 바로 프레젠테이션 쇼였다. 패션쇼 행사장을 찾은 이들의 상당수가 바이어인 듯 보였다. 아시아권에서 온 바이어들로 쇼 중간에 사진을 찍는 등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르퀸 컬렉션은 70년대 풍의 실루엣과 컬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화려한 쇼를 보여줬다.

이렇듯 서울패션페어 참가 업체는 각 브랜드별 특성을 잘 살린 다양한 방식의 프레젠테이션 쇼를 기획 진행할 수 있다. 국내외 바이어 및 업계관계자에 적극적인 홍보마케팅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번 추계 서울패션 페어의 경우, 전시부스는 용산에 마련되 있었지만, 쇼는 서교 자이갤러리에서 열렸다. 이동거리가 있는 관계로 바이어들을 위한 셔틀버스도 운영했다. 행사장 곳곳에선 아시아, 유럽, 등지에서 온 여러 바이어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셔틀버스와 이들만을 위한 별도의 안내요원을 배치해 편안한 관람이 되도록 배려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별도의 바이어 라운지를 운영, 편의를 제공했다. DJ가 들려주는 경쾌한 음악이 있는 감각있는 바 분위기. 이곳 라운지는 스마트패드 타블렛 오더시스템을 운영하는 한편, e-카달로그 시스템 등을 통해 그동안의 패션위크에서 얻은 숙련된 IT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패션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IT 서비스 환경을 제공했다.

이번 추계 패션페어에는 아시아 신흥 패션시장으로서 성장 중인 싱가포르의 유명 6개 브랜드가 참가해, 패션 프리젠테이션 쇼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이렇듯 해외업체의 유료참가가 이어지고 있어 서울 패션위크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할 수 있었다.

2012 추계 패션위크도 이렇게 막을 내렸다. 내년 봄 새롭게 시작된 패션위크에는 이번 시즌에서 나타났던 작은 문제들은 보완하고, 장점들을 살려, 더욱 즐거운 시민 축제의 장이자 비즈니스의 장으로 도약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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