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여수, 제주도, 몰디브, 우주~

시민리포터 박동현 시민리포터 박동현

Visit2,075 Date2012.07.09 00:00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2호선 강남역 대합실(역무실 입구)에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아담한 공간을 마련했다. 하루 이용승객이 20만 명이 넘는 강남역. 이들 이용승객들 전부는 아니더라도 다수의 생각을 한데 담아낼 수만 있다면 뭔가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그리하여 고안한 것이 월별로 주제를 선정하여 지하철 이용 시민들의 생각을 담아내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게 된 것. 이름하여 ‘생각누리광장’이 조성됐다. 첫 번째 주제는 다가오는 휴가철을 맞이하여 ‘가고 싶은 휴가지?’가 선정됐다. 시민들은 이곳을 지나다 자신이 가고 싶은 휴가지를 광장 가운데 마련된 탁자 위 포스트잇에 적어 오른편 생각나무 게시판에 붙이면 된다.

생각누리광장이 운영된 지 열흘 정도 지났지만 생각나무 게시판이 벌써 꽉 찼다. 시민들의 관심도가 높다는 방증이다. 하루 20만 명이 넘게 몰려 매우 혼잡한 강남역의 단점을 장점으로 전환시켜 시민들에게 서로의 생각을 표현하고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자 조성한 생각누리광장이 시민들로부터 벌써부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게시공간에 붙은 포스트잇은 어림잡아 700~800여 장은 되어 보인다. 초록, 빨강, 노랑, 파랑, 하트모양, 별모양, 자동차모양, 꽃모양, 과일모양 등 색깔도 모양도 다양하게 준비해 시민들 선호에 따라 원하는 색깔, 원하는 형태의 포스트잇을 고르도록 배려한 점이 눈에 띈다.

휴가는 제주도, 여수 엑스포, 강릉 경포대, 춘천, 보령 머드축제, 해운대, 대천해수욕장, 남해, 지리산, 한라산 등 시원한 바다나 산으로 가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런가하면 하와이, 몰디브, 세부, 보라카이, 방콕, 뉴욕, 홍콩, 런던, 파리 등 외국 여행을 희망하는 시민들도 상당수다. 또 겨울연가 등 드라마에 나오는 로맨틱한 장소에 가보고 싶다는 내용도 있었다.

우주, 전국일주, 또 북한이라는 쓰인 쪽지에 눈이 가니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주제와 조금 동떨어진 내용들도 보였다. 사랑을 약속한 연인 이름이 적힌 것, 고3 수험생 자녀를 격려한 부모의 글, ‘남친’이 빨리 생겨 함께 여행가고 싶다는 애절한 마음을 담은 기도와 소원성 글도 부착되어 있었다. 내국인뿐 아니라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불어로 쓴 글도 보인다.

동작구 거주 민수현(7) 어린이는 아빠와 함께 강남역에 내렸다가 형형색색 포스트잇이 붙은 생각누리 광장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신기한 듯 쳐다보는 아이를 보고 수현이 아빠 민제홍(38) 씨는 “수현아, 아빠 휴가 때 어디가고 싶니?”라고 묻자 잠시 고개를 갸우뚱하며 머뭇거리더니 하트형 붉은 포스트잇에 ‘제주도’라고 예쁘게 썼다. 수현이는 포스트잇을 들고 아빠와 새끼손가락을 걸고는 생각나무 게시판에 곱게 붙였다. 수현이 아빠는 영락없이 “수현이와 약속을 했으니 다가오는 휴가 때 가족이 꼭 제주를 가야죠”라며 빙그레 웃었다.

강남역 김도진 과장은 “생각누리광장은 지하철이나 사회적 이슈, 시민행복 등을 주제로 시민들의 생각을 담을 예정이다. 계속해서 월별 주제를 선정해서 운영하고 취합되는 결과를 공개하여 시민들과 소통할 것”이라고 했다. 7월 주제 참여 시민들의 응답 결과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생각누리광장 한 쪽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사람이 모이면
생각이 모이고
생각이 모이면
소중한 흐름이 만들어집니다.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무겁게
시민의 생각
우리의 생각을 모아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갑니다.
생각이 모이는 강남역’

강남역 생각누리공간은 지하철이 사람들끼리 그냥 스쳐지나가거나 부대끼며 짜증내는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주었다. 비록 생각이 다를지라도 그 생각을 한데 모아 서로 보고 느끼며 아름다운 소통공간으로 변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생각누리공간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포근하고 따뜻한 소통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주렁주렁 예쁜 결실을 맺었으면 한다.

리포터는 올 여름 휴가지로 우리 농어촌마을을 적었다. 이번 하계휴가 때는 외국으로 나가기보다 부모형제자매들이 기다리고 있는 농어촌마을로 많이 갔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농촌은 그간의 가뭄으로 아직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손도 부족한 상태다. 도시민들이 힘들어 하는 농민들을 찾아가 아픈 마음을 달래고, 용기를 북돋워 줄 수 있도록 가족끼리 협의해 휴가를 농어촌으로 향했으면 한다.

간편구독 신청하기   친구에게 구독 권유하기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 비영리 사용 동일조건변경허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