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어진 한양도성, 단순 복원 넘어 세계문화유산으로!

하이서울뉴스 조미현

Visit3,939 Date2012.05.07 00:00


끊어진 한양도성, 2015년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전 구간 연결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서울성곽이라고도 부르는 한양도성. 단순한 복원을 넘어 현 세대는 물론 미래세대, 그리고 서울시민과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세계인의 문화 향유권까지 고려한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 시켜 나가는 것이 우리의 임무일 것이다. 서울시는 5월 7일에「한양도성 보존·관리·활용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이와 같은 의지를 밝혔다. 이번 계획에는 지난 1월 31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민·전문가들과 함께 한양도성을 직접 순성하며 고민한 바와 이후 전문가 자문과 관련부서 회의 등을 거치면서 나온 의견들이 모아졌다.


1975년부터 본격적인 복원을 시작한 한양도성은 현재 숙정문, 광희문, 혜화문 등 3개 성문을 포함해 총 연장 18.6km 중 12.3km 구간의 복원을 완료한 상태. 인왕산(213m), 남산(753m), 숭례문(83m)은 복원 중이고, 시장 공관(86m), 흥인지문 북측(21m)은 복원 예정 구역이다. 이렇게 성곽 복원 또는 형상화 방식 등을 통해 2015년까지 한양도성 전 구간을 연결할 계획이다.


‘형상화’는 도로가 개설되는 바람에 성곽이 단절된 구간에 적용하는 방식. 차량통행 등 도시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단절 없이 연결될 수 있도록 도로 상부 또는 하부에 모양을 만드는 것이다. 혜화문, 창의문, 시장공관, 흥인지문 등 도로 양쪽에 성곽이 온전히 남아있고 성곽과 도로의 높이 차이가 있어 육교 형태로 상부를 연결할 수 있는 구간 9개소는 전문가 자문 등 고증을 통해 상부 형상화작업을 하고, 광희문, 장충체육관 등 성곽의 흔적은 있으나 높이 차이가 없어 상부형상화가 불가능한 36개소에 대해서는 도로 바닥에 성곽선을 따라 화강석 등으로 흔적을 표현하는 하부형상화를 추진한다.


반면 도심화 및 사유지 점유로 성곽의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 서소문 일대, 장충동 일대, 정동 일대 등 약 4km 구간은 성곽 추정선에 인접한 길을 따라 성곽 흔적을 알리는 표시물을 바닥에 설치하기로 했다. 이러한 물리적, 시각적인 연결작업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개년에 걸쳐 이루어진다. 한편 성곽이 훼손된 채 남아 있는 장충동, 혜화동, 홍파동, 정동 등의 사유지 4,001m는 문화재청과의 협의를 거쳐 중장기적으로 연차적인 매입 등을 통해 지속적인 보존 및 복원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예정이다.



훼손과 수난의 역사를 치유하는 의미 아닌, 새로운 시대의 도성 복원의 의미


내사산 능선을 따라 축조된 한양도성에 인접한 군사시설과 민간시설 등으로 막힌 탐방로에 대해서도 당해 시설의 관리기관과 지속적인 협의·설득 및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개방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북악산·인왕산의 군 초소 등은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이전 및 개방을 추진하고, 낙산 배드민턴장, 학교시설 등 사유시설 소유자와도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막힌 탐방길 개방을 확대하도록 추진할 예정. 아울러 탐방로 주변 역사문화유적지에 시민과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접근체계를 개선하고 시민참여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개발한다.


서울시는 시장공관을 늦어도 2013년 3월 이전까지는 옮기기로 결정하고, 현재 새로운 장소를 물색 중이다. 시장공관을 이전하고 나면 공관구간 성곽 86m 복원과 함께 인왕산, 남산구간 등 원형복원이 가능한 부분 1,156m는 전문가 자문 및 고증을 거쳐 2014년까지 복원을 추진하게 된다.


그동안의 복원사업이 일제 강점기와 도시 개발 과정 속에 강제 철거·훼손된 수난을 치유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번 마스터플랜은 단순 복원을 넘어 세계 문화유산에 걸맞는 지속적인 보존·관리 체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구별된다. 우선 올 하반기에 ‘한양도성 보존·관리·활용 마스터플랜’ 수립에 착수한다. 이를 통해 한양도성 보존에 영향을 미치는 제반 요인과 도성의 관리 실태, 기존 탐방로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세부 관리·정비기준, 활용방안, 접근성 및 개선대책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유네스코가 요구하는 ‘진정성’과 ‘완전성’에 맞춰 무분별한 복원보다는 철저한 고증에 의거한 복원 그리고 이미 복원된 곳도 잘못이 있는지 고증을 거쳐 수정하는 작업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한양도성 도감’ 신설, 시민순성관제 도입, 한양도성 ‘인간 띠잇기’ 등 시민참여 행사도


시는 체계적인 한양도성의 관리·운영을 위하여 전담조직인「한양도성도감」을 금년 하반기에 신설하고 책임자로 ‘도제조’를 두며,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내의 약 1,500㎡공간을 활용해 한양도성 박물관 및 연구소도 설립하기로 했다. 고려와 조선시대에 국가의 중대사무를 관할하기 위해 설치하는 전담기구에 붙였던 ‘도감(都監)’을 조직의 명칭에 붙이는 것도, 그리고 오늘날 한양도성과 같은 형태의 석성의 틀이 완성된 세종 때 도성수축도감의 장을 도제조(좌·우의정 등)라 칭했던 것을 따온 것도 모두 시의 진정성 있는 유적 보존·관리 의사를 대내외에 표명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한양도성의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위해서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한양도성 자문위원회도 구성한다. 역사, 건축, 도시계획, 관광, 시민단체, 언론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할 한양도성 자문위원회는 2012년 하반기까지 발족한 뒤 주요 정책을 사전검토하고 시민 아이디어를 시책에 반영하는 등 협조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도성 주변의 체계적 도시관리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4대문 안 역사문화 도시관리 기본계획」수립도 연구 중에 있다.


서울시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도 연구 중이다. 한양도성 축성 당시 전국 8도에서 인력이 동원되었던 사실에 착안하여 축성 담당구역에 맞춰 전국 8도 출신 서울 시민들을 대상으로 ‘시민순성관’을 모집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또한 <태조실록>과 <세종실록지리지> 등 과거 문헌에 의거하여 한양도성 준공일을 10월 마지막 주로 잡고 ‘한양도성 주간’으로 선포함과 동시에,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대한 염원을 담은 ‘한양도성 인간 띠잇기’ 행사 등을 2013년부터 개최할 예정이다.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시는 지난 4월 20일,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 결정을 계기로 2015년까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한양도성을 최종 등재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2012년 하반기 국제학술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고, 2013년부터는 연차별로 개최한다는 방침 아래 총서 및 자료집을 발간하고, 이를 바탕으로 2014년 초 세계문화유산 등재신청서를 제출하면, 이코모스(ICOMOS,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의 실사를 거쳐 201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정기총회에서 최종 등재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 한양도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면 세계 수도 가운데 도성을 세계유산으로 보유한 유일한 사례가 되며, 600년의 전통을 품고 있는 역사도시 서울을 널리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양도성에 대한 복원·관리는 형식보다는 진정성과 완전성을 바탕으로 제대로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민과 후손에겐 자긍심의 공간, 외국인 관광객도 누구나 찾아오는 세계인의 명소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 한양도성의 역사와 세계유산적 가치



1394년 태조의 한양 천도 후 통치의 핵심시설인 궁궐·종묘·사직단 축조에 이어 국도(國都) 방어와 백성의 안위 확보를 위해 1396년(태조5) 초축된 ‘도성(都城)’. 한양을 감싸고 있는 내사산〔內四山 : 백악산(북), 인왕산(서), 남산(남), 낙산(동))의 정상과 이들 산의 능선을 따라 총길이 18.6km 규모로 축조됐다. 태조는 국왕으로서 본인의 안위만 생각하지 않고 백성까지 보호하기 위해 넓은 도성을 쌓아 민본주의 정신을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현존 유사유적 중 세계적으로 최장기간(514년:1396년∼1910년) 도성역할을 수행하였고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또한 풍수사항에 기반하여 내사산 능선을 따라 축조되고 지형과 일체화된 독창적 축조기술로 노동력의 낭비를 줄인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 있기도 하다. 도성의 성곽과 문루들은 내사산의 굴곡과 도성 안팎이 함께 조망되는 역사도시 경관을 보유하고 있어 겸재 정선과 단원 김홍도 등 당대 거장들의 그림과 문학작품 소재가 되는 등 저명한 문학과 예술 창조의 원천이 되었다.



한양도성은 1396년(태조5) 초축 이후 1422년(세종4)과 1710년(숙종36)에 대규모로 개축되고, 영조·정조·순조·고종 연간에 걸쳐 보수하는 등 지속적으로 보존·관리되어 왔다. 세종년간 및 숙종년간에 대대적인 개축을 하고 여러 번 수리를 하면서 각 시기별로 성을 쌓는 방법, 성돌의 크기와 모양이 달라 성 쌓는 기술의 변천사를 직접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자료이며, 우리 조상들의 호국정신이 깃든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지금도 인왕산, 북악산 전 구간과 남산 일부구간은 서울을 지키는 군사시설로 사용되고 있어 오늘날까지도 수도방위를 위한 한양도성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조선왕조 500년을 함께한 한양도성은 1905년 일본에게 외교권 상실 후 일제강점기 동안 교통상의 편의나 근대적인 도시계획 시행이라는 미명 하에, 그리고 광복 이후에도 도심부 개발과정에서 훼손되는 등 지난한 수난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07년에는 일본 왕세자의 교통편의를 위해 숭례문 성벽이 헐리고, 1908년에는 또다시 흥인지문 좌우측 성벽과 오간수문 성벽이 철거되었다. 1914년에는 도로확장과 총독부 고위 간부들의 관사 건립을 위해 서소문과 일대 성벽이 철거되고, 1915년 도로확장과 교통편의 명목으로 또다시 4대문 중 서문에 해당하는 돈의문이 당시 단돈 205원(쌀 17가마)에 땔감용으로 팔려 철거되기도 하였다. 1928년에는 조선총독부에서 보수공사에 투입될 재원이 없다는 이유로 혜화문과 광희문 문루를 철거하고, 이어서 도로확장과 교통편의를 이유로 혜화문 하부 체성과 좌우 성벽마저 철거되고 만다.
이번에 서울시가 한양도성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추진하는 데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고려한 것이다. 향후 이러한 문제점이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이며 미래 세대의 문화유산 향유권까지 고려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의: 문화관광디자인본부 문화재과 02) 6321-4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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