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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리포터 이은자

Visit2,471 Date2012.01.13 00:00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연말연시 구로구 거리 곳곳에 펄럭이는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지휘하는 신년음악회, ‘우리동네 음악회’ 플래카드는 음악애호가들을 고무시키기에 충분했다. 길을 걷다가도,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가도 인터넷 예매 날짜에 눈길이 가곤 했었는데 예매 1시간 30분 만에 5,000표가 매진돼 버려 벼르고 있었던 주민들의 실망이 안타까울 정도였다. ‘우리동네 음악회’는 보다 많은 시민들에게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여 시민들의 정서함양에 도움이 되고자 함은 물론 클래식 공연의 대중화와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자 기획됐는데, 시민들의 반응이 뜨거워 예상보다 빨리 정착이 된 것 같다.


드디어 마음 설레고 부풀게 했던 음악회가 1월 10일 저녁 7시 30분에 열렸다. 공연 1시간 전부터 줄지어 입장한 관객들은 가족, 친구, 연인, 이웃, 친목모임, 종교단체 등 다양했다. 기침이 잦은 연로한 분들이 많았고, 유아와 초등학생들도 많아서 사실상 클래식 공연이 가능할 지 염려를 많이 했었다. 그런데 그것은 기우였다. 이날 연주곡인 클로드 드뷔시의 ‘바다'(La mer)와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제1번 ‘거인(Titan) 4악장’이 연주되는 내내, 어수선하고 소란스럽기까지 했던 분위기는 온 데 간 데 없었고, 두 곡이 다 다소 낯선 곡인데도 박수 실수를 하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다.


기립박수가 이어지고 앙코르 요청이 있자, 귀에 익숙한 브람스의 ‘헝가리 댄스 1번’을 선물해 주어 객석은 훨씬 자연스럽고 편안해진 것 같았다. 특히 말러의 교향곡은 라이브로 처음 접하게 돼, 개인적으로 몹시 만족스러웠고 그 감동도 컸다.


구로구에서는 이번 공연에 다문화가정이나 저소득층 등의 문화 소외계층들도 초대해 주고, 공연장 측에서도 예매를 못한 주민들을 위해서 1,5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별관과 부속실에 중계화면을 띄워 1만여 명의 시민들이 수준 높은 문화를 공유하고 사랑을 함께 나누는 뜻 깊은 자리가 됐다.


정명훈 씨는 평소 공연장에서 이야기를 잘 안하는 편이라면서도 상당수의 어린이 관객들을 바라보며 애정어린 이야기를 들려줘 큰 박수를 받았다. “우리 음악가들은 뜨거운 피자를 빠르게 배달해야 하는 배달원과 같다고 본다. 따끈따끈한(정교하게 잘 연주한) 음악을 관객들에게 잘 전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나오는 길에 전지효(초등 4) 학생에게 소감을 물었더니, 뜻밖에도 세 곡에 대한 감상을 제법 멋지게 들려주며, 특히 지휘자가 음악가를 피자에 비유해준 이야기를 인상적으로 들었다고 했다. 동행한 아들도 음악, 미술, 문학이 다 메시지가 중요한 것 같다며, 그 동안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 귀에 익숙한 곡만을 선호하며 건성으로 들었는데 오늘 연주된 두 곡은 생소하지만 메시지가 참 컸다고 고백했다.


고액 연주회장에서 느끼지 못한 전율을 무료 공연장에서 내내 느꼈다며, 음악이 이렇게 행복하게 하는 것인 줄 몰랐다는 이범석(60, 직장인) 씨 부부는 이 감흥을 잇기 위해 맥주라도 사가야겠다고 편의점으로 향했다. 미술을 전공한 커플로 해외나들이와 공연장, 전시장을 자주 찾은 편인 오세진(59), 김미진(58) 부부도 드디어 삶의 질이 높아졌다는 것을 실감한다며, 무료공연이 이렇게 만족스러울 수 있느냐고 흐뭇해했다. 버스까지 대절해서 온 동네 사람들, 자녀들이 인터넷신청을 해줘서 지방에서 올라왔다는 중년부부, 이곳이 불과 20년 전만 해도 시커먼 연기로 늘 잿빛 하늘이었던 공장지대였다며 감탄사를 연발한 할아버지…. 이대로 귀가할 수 없다며, 뒤풀이를 더 진하게 갖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들이 참 정겹고 따뜻하다. 이런 감동을 전하는 ‘우리동네 음악회’는 올 한해 ‘우리동네 명품 음악회(관현악단)’, ‘우리동네 실내악’, ‘오케스트라와 놀자’ 등 각각 특성을 살린 타이틀을 걸고 서울 각 지역에서 계속 펼쳐진다고 한다.


‘우리동네 명품 음악회’는 정명훈 예술감독 및 부지휘자, 객원지휘자들의 지휘로 이루어지는 오케스트라 연주회로 서울시 25개 구청과 함께 자치구 내 구민회관, 대학 등을 찾아가는 음악회다. ‘우리동네 실내악’은 현악앙상블, 목관, 금관 오중주, 타악기 앙상블, 체임버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실내악의 형태로 이뤄지는 공연이며 영화나 드라마, 광고음악에 사용되었던 친숙한 클래식 레퍼토리를 가지고, 학교, 도서관, 병원, 구치소, 복지시설 등 무대가 만들어질 수 있는 장소면 어디든 찾아간다. ‘오케스트라와 놀자’는 서울시내 초등학교로 직접 찾아가, 학생들에게 오케스트라 감상뿐 아니라 악기, 공연관람 예절까지 설명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이 클래식음악과 친해지는 기회를 제공한다.(문의 : 서울시향 ☎ 02-3700-6355)


2012년 ‘우리동네 음악회’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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