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독도서관 ‘완전정복’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이현정

발행일 2012.01.05. 00:00

수정일 2012.01.05. 00:00

조회 5,117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지난 1월 3일 개관 35주년을 맞는 정독도서관에서 책나눔 행사가 있다해 다녀왔다. 책과 함께하는 시민들도 만나고, 다양한 도서관 문화행사 이야기도 들어보았다. 또한, 35주년을 맞는 정독도서관의 역사를 따라가며 지난 시대상도 엿볼 수 있었다. 도서관 구석구석 놓치지 말아야 할 공간도 찾아보고,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하는 방법도 알아보는 나름 실속있게 즐기는 정독도서관에서의 하루였다.

35살 정독도서관, 35권의 책나눔

“2012년 1월 4일이면 저희 정독도서관 개관 35주년을 맞게 됩니다. 4일은 저희 도서관 첫 휴관일이라 오늘 책나눔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3일 오전 10시 정독도서관 문화활동지원과 복도에는 30여 명의 시민들이 줄을 서 있었다. 행사가 시작되자 이내 자신에게 맞는 책을 고르느라 분주해진다. 마음에 드는 책을 받아든 아이들의 함박웃음도 정겹다. 정독도서관에서는 개관 35주년을 기념해서 2월 7일까지 35일간 ‘한 권 더 대출’, ‘추천 도서 목록 배포’ 등의 행사도 진행한다고 한다.

35년을 거슬러 올라가 만나는 그때 그 시절 이야기

1977년 1월 4일 오후 2시, 국내 최대 규모의 도서관인 정독도서관이 개관했다. 서울 종로구 화동 옛 경기고교 자리에 문을 연 서울시립 정독도서관은 개관식 다음날부터 일반에 공개되었다. 개관을 기념하기 위해 처음 5일 동안엔 입관료 10원을 받지 않고 무료로 공개했다고 한다. 국공립 도서관에서 입장료를 받는다?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90년대 초반까지 도서관은 입관료를 내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

1978년 5월 14일 아침 7시. 길가던 시민과 학생 4명이 3m 축대 아래로 떨어져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날 정독도서관 앞은 새벽 5시부터 몰려든 사람들로 붐볐다. 이에 도서관 경비원 13명이 인파를 정리하기 위해 몽둥이를 휘두르자 뒤에 서 있던 학생들이 이를 피해 앞으로 쏠리는 바람에 휩쓸려 떨어진 것이다.

일선 학교 선생님들의 회초리도 사라진 지금, 우리 아이들에겐 실로 놀라운 이야기일 것이다. 폭력적인 시대가 낳은 '향수'일지 모르지만, 아무튼 그땐 그랬다. 당시 서울의 도서관 앞은 늘 통금이 해제되는 새벽 4시경부터 몰려드는 이용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몇 백 미터를 이어선 긴 줄은 크고 작은 사고들과 함께 신문 사회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1980년, 대학 휴교령과 함께 갈 곳을 잃은 대학생들이 합류하며 도서관 줄은 더욱 늘어났다. 1987년 민주화의 봄을 거치며 도서관도 변화를 겪었다. 관외대출을 시도하고 우수 이용자에게는 책 할인티켓을 주는 행사도 진행하며 시민들의 이용도 늘려나갔다. 또한 다양한 문화교실을 여는 등 시민과 함께 변신을 시도한다.

참여해서 더욱 알찬 다양한 문화행사

독서교실 - 깔깔대는 아이들 소리를 따라 가보니 3층 강당에서 초등학교 5학년 대상 겨울 독서교실 ‘도서관은 즐거운 책 놀이터♬’가 열리고 있었다. 첫 시간인 ‘리더십을 키우는 자기주장 훈련’이 진행 중이었는데, 동화구연아버지회 회장 편사범 씨의 유쾌한 강의가 돋보였다. 참가한 아이들 모두 첫 만남의 서먹함은 잊은 듯 화기애해한 분위기였다. 논리적 말하기와 발표력 향상에 더없이 좋은 계기가 되리라 생각되었다. 이곳 정독도서관 뿐만 아니라 서울시내 여러 국공립 도서관에서는 다양한 독서교실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가까운 도서관을 찾아 독서교실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전통천자문교실 - 정독도서관 서울교육박물관에서는 1월 10일부터 13일까지 전통천자문교실을 진행한다. 초등학교 3~4학년을 대상으로 사자소학과 전통예절, 택견 등을 교육하는데 방학 때마다 진행한다고 한다. 올해로 36회째를 맞는 행사는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천자문교실

금요일의 과학터치 - 매주 금요일 저녁 6시 30분부터 시청각실에서 열리는 ‘금요일의 과학터치’도 정독도서관의 인기 강좌이다. 6일에는 구의초등학교 정효해 선생님이 ‘공간 착시 놀이하기’란 주제로 도입강연을 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희선 원장님은 ‘과학수사에 활용되는 첨단기술’이란 주제로 강연을 한다. 초등학생부터 성인에게까지 인기를 얻고 있는 행사인데, 별도의 참가 신청없이 선착순 입장할 수 있다.

강연회 - 정독도서관에서는 다양한 저자 강연회도 개최하는데, 오는 27일 금요일 오후 3시에는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왕대’의 저자인 김탁환 선생의 특별강연회가 열릴 예정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부터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한다. 그 밖에 고전강좌, 서예, 컴퓨터교실 등 다양한 문화강좌와 동아리도 준비돼 있으니 자세한 것은 홈페이지(http://jdlib.sen.go.kr)를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도서관에서 무료나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는 늘 도서관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지된다. 좋은 행사를 놓치지 않으려면 자주 방문해서 관심 있는 행사를 찾아보아야 한다.

놓치면 아까운 정독도서관 이모저모

서울 교육 박물관 - 교육관련 각종 자료들을 시대별로 전시하고 있어 우리나라 교육 발전을 한눈에 살펴 볼 수 있다. 전통천자문교실 등 다양한 문화교육도 진행한다. 도서관 내에 있으며 홈페이지(http://edumuseum.sen.go.kr/edumuseum_index.jsp)에 접속하면 이용 정보를 알 수 있다.

종친부 - 도서관 앞마당에 있는 조선 후기 건물. 조선시대 왕의 친인척 인사문제와 이들 간의 다툼에 관한 문제를 의논하고 처리했던 곳이다. 서울에 남아있는 몇 안 되는 관아 건물이라 큰 의미가 있어 서울시 유형문화제 제 9호로 등록되어 있다.

인왕제색도비 - 종친부 건물 앞 쪽에 국보 216호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가 새겨진 비석이 있다. 이곳에서 보는 인왕산 모습이 인왕제색도의 모습과 유사하다 해서 자리하게 된 비석이다.

종친부인왕제색도 비

족보실 - 여러 성씨의 족보들과 문집, 족보해설집 등과 향토자료 등이 있다. 족보실이 갖춰진 도서관은 흔하지 않으니, 한번쯤 들러 볼 만 하다.

등록문화제 2호 - 정독도서관 본 건물은 1927년, 1938년에 조선 관립중학교 부지에 지어진 것으로 경기공립 중학교로 바뀌었다. 해방부터 사용된 옛 경기고등학교 건물이다. 건물이 지어졌을 당시 일본에서도 보기 드문 스팀난방시설을 갖추고 있다. 다소 휑한 분위기로 70, 80년대 향수를 물씬 풍기는 휴게실 (식당)도 한번 들러볼 만하다. 가격 또한 저렴하니 옛 추억도 느낄 겸 이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세미나실 - 이용자들의 문화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시설로 5인 이상 단체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한 달 전에 예약하면 되는데 신청하는 이가 많아 예약이 쉽지는 않다.

안국역 1번 출구 앞 반납함 - 정독도서관은 이용자들의 편의를 고려해 도서관 언덕 아래 입구 쪽에는 물론, 안국역 1번 출구 앞에도 반납함을 설치해 두었다. 도서관 이용자 입장에서 바쁜 시간 지하철 역 인근 반납함은 무척 편리하다.

혹시 북촌의 멋진 카페 나들이를 계획 중인가? 그렇다면 먼저 정독도서관에 들러 책 한 권 빌려두자.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책과 함께라면 더욱 멋지지 않을까? 돌아오는 길엔 안국역에 있는 반납함에 쏙 넣는 것도 잊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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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행사 #정독도서관 #35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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