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우리 조상들이 이런 옷을...”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이승철

발행일 2011.12.05. 00:00

수정일 2011.12.05. 00:00

조회 2,977

돌상 받은 아기들(좌), 왕이 입던 옷(우)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대학에 이렇게 훌륭한 박물관이 있다니 놀랍네요.”, “구경거리만 되는 게 아니라 우리 전통 복식문화 연구에도 많은 도움이 되겠는 걸요.” 옛날 우리 조상들이 입고 살았던 의복들과 관복, 그리고 궁중의복들이 전시된 박물관을 둘러보던 사람들의 감탄이 이어지고 있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연초에 준공되어 문을 연 성신여자대학교 운정 그린캠퍼스 1층에 지난 11월 23일 두 개의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하나는 ‘자연사 박물관’이고 또 하나는 ‘박광훈 복식박물관’이다. 박물관은 개관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인지 캠퍼스 A동을 들어서자 왼편에 몇 개의 축하화분들이 놓여 있다.

입구에서 박물관을 관리하는 이혜영 씨의 안내를 받아 전시관을 둘러보았다. 안으로 들어서면 우선 첫돌 상을 받은 남녀 아기 인형들이 고운 한복을 차려 입고 앉아 있는 모습이 참으로 귀엽고 앙증맞다. 남자 아기는 건강하게 성장하여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돌띠’를 허리에 매고 같은 의미를 가진 ‘호건’을 머리에 썼으며, 여자 아기는 역시 돌띠를 매고 머리에 조바위를 쓰고 앉아 있는 모습이 제법 의젓하다.

다음 전시물은 마을 넓은 마당에서 그네를 타거나 널뛰기, 재기차기와 팽이를 돌리며 놀고 있는 아이들. 그 모습이 생동감이 넘친다. 그 다음 전시물은 7~8세쯤의 소년소녀로 성장한 아이들로 색동저고리와 빨간색 치마를 갖춰 입은 여자 아이와 또래의 남자 아이 상이다.

“이 박물관은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11호 침선장(왕실이나 사대부 층의 옷을 만들던 장인) 박광훈 선생이 기증한 600여 점의 전통복식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일반 옷들뿐만 아니라 의례복식과 궁중복식, 장신구, 그리고 디오라마(배경을 그린 막 앞에 여러 가지 물건을 배치하고 그것을 잘 조명하여 실물처럼 보이게 한 장치) 등의 입체적인 전시기획으로 전통복식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를 돕는 교육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성년의례, 전통혼례, 상례 절차 등 출생에서 임종까지의 의례복식, 혼례복식, 수의 등이 모두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혜영 씨의 안내 멘트다.

조상들이 입던 속옷
무관이 입던 철릭

“서울의 다른 몇 개 대학에서도 비슷한 박물관을 보았지만 이곳은 좀 더 다양하고 색다른 느낌인데요.”, “저거 왕이 입던 홍포나 벼슬아치들이 입던 철릭은 비슷한 것 같은데요?”, “예나 지금이나 의복은 역시 여성복이 예쁘고 곱네요. 호호호~” 마침 이곳 대학에서 열린 ‘다산아카데미’ 수강을 마치고 나온 몇몇 아주머니들이 깊은 관심을 나타내며 하는 말이다.

전시장 안에는 옷 외에도 모자와 노리개 등 장신구와 신발도 가지런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우리전통의상을 손수 만들고 관리해왔던 무형문화재 침선장 박광훈 선생의 정성과 장인정신이 오롯이 깃든 소장품에서 우리조상들의 지혜와 멋이 은은히 풍겨나고 있었다.

양반 사대부들의 옷과 왕이나 왕비가 입었던 궁중의상은 빛깔이나 모양이 화사하고 품위가 넘쳐났다. “저 상복은 어렸을 때 많이 보았던 그대로 네요.” 할머니는 옛날 어렸을 적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돌이나 관혼상제 등 의식용 의복은 저마다의 특색으로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었다.

전시장 벽에는 디오라마 화면이 펼쳐지고 있었다. 디오라마는 첫돌 남녀 아기들의 옷과 함께 성년의식 복장과 의미를 자막으로 설명해주고 있었다. 남자의 성년의식은 ‘관례’라고 하는데 초가례와 재가례, 삼가례를 거쳐 성년이 되면 초례라 하여 어른이 술을 내리는 의식으로 끝난다.

여자의 성년의식은 ‘계례’라고 하는데 머리를 올려 비녀를 꽂는 의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아이의 의복을 벗고 성년의 의복을 입음으로써 비로소 성년의 품격을 갖추는 의식이다. 역시 어른이 되었다는 뜻으로 어른이 술을 내리는 ‘초례’의식으로 끝을 맺는다.

서울 북부지역에 있는 성신여자대학교 미아동 운정 그린캠퍼스에 문을 연 ‘박광훈 복식박물관’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입장료는 무료다. 이 박물관은 요즘 이 학교 학생들과 함께 인근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의 단체관람이 많다는 귀띔이다.(문의 : 02-920-2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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