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백제의 미스터리 드디어 풀리나

하이서울뉴스 조미현

발행일 2011.11.29. 00:00

수정일 2011.11.29. 00:00

조회 3,428

발굴된 풍납토성 성벽 일부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서울이 백제의 5백년 수도였음을 증명해 줄 백제 초기 왕성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시는 지난 6개월 간 국립문화재연구소와 합동으로 진행해온 풍납토성 동쪽 성벽 발굴 현장의 조사 성과를 지난 29일(화) 공개했다.

사적 제11호인 풍납토성은 백제의 건국지인 하남위례성(河南慰禮城)을 4~5세기경 확대 증축한 한성(漢城)으로, 서울이 2천 년 전 493년간(BC 18~AD 475) 백제의 수도였음을 입증하는 중요한 유적이다. 전문가들은 고대 일본 토목기술의 원류가 백제에서 전해졌음을 증명할 유적이라고 입을 모으는 건축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역사적 중요도에 비해 복원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서울시와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10월부터 풍납토성 성벽 및 해자를 발굴·조사하기로 협약했다. 하지만 작업은 쉽지 않았다. 서쪽 성벽은 유실됐고 성문은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서울시는 역사·고고학자 외에도 지질학, 지리학, 동식물분류학, 유전학, 물리학, 영상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대거 참여시킨 학제간 융·복합연구를 병행하기로 했다.

그 중 동쪽 성벽 발굴조사를 시작한 것이 올해 5월 들어서다. 현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1차 조사는 너비 43m, 깊이 10m 지점까지 발굴을 마친 상태. 내년 4~5월 중에는 성 바깥의 해자지역을 발굴하는 2차 조사를 실시한다. 이렇게 되면 풍납토성의 방어시설 범위와 규모 등의 위용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풍납토성 출토 막새풍납토성 출토 토관풍납토성 출토 토제초석
풍납토성 성벽 자름면 흙쌓기 도면

3차례 성벽 축성 확인, 일본 토목기술의 원류 입증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얻은 성과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풍납토성의 성벽이 3차례에 걸친 대대적인 성벽 축성 작업으로 완성된 것임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맨 처음 쌓을 때는 흙을 시루떡처럼 다져 쌓는 판축공법(版築工法)을 적용하였으며 안팎의 표면에 강돌을 덮었던 흔적이 드러났다. 그리고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성 안쪽으로만 성벽을 덧쌓은 것으로 밝혀졌다.

판축공법은 잔 나뭇가지와 잎사귀 등을 깔고 흙을 쌓는 부엽공법과 함께 고대 일본에서 성벽 및 제방을 쌓을 때 많이 사용한 토목방법으로 특히 지진에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발굴조사로 그 기술적 원류가 시기적으로 앞서는 풍납토성에 있음이 보다 명확해지면서 풍납토성은 한·일 양국 고고학계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성벽 안에서 토기 조각 수백여 점을 발견한 점도 큰 성과로 들 수 있다. 끝으로 성벽을 쌓을 때의 기둥을 발견한 것도 중요하다. 이로서 성벽을 처음 쌓은 연대를 추정할 수 있게 됐다. 그밖에 성문, 연못, 수로의 위치를 밝혀내는 작업은 현재 진행 중에 있다.

학계에서는 풍납토성 성벽 둘레 3.5km를 쌓으려면 연인원 1백만명이 동원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4~5세기 무렵 백제의 인구는 70~80만명으로 잡고 있다. 그렇다면 1백만명이란 인원은 총인구를 훨씬 웃도는 숫자다. 한성백제와 풍납토성의 또 다른 미스터리다.

한성백제박물관 로비의 풍납토성 성벽복원 투시도

2012년 4월 한성백제박물관 개관 시 백제초기 도성 복원 전시 예정

백제 초기 도성의 모습은 실물 크기로 복원돼 내년 4월에 정식으로 개관할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일반시민들에게 선을 보이게 된다. 박물관이 개관할 2012년은 백제가 서울에 도읍을 정한 지 2030주년 되는 해이자 서울의 수도 역사가 1080년이 되는 뜻 깊은 해. 한성백제박물관은 앞으로 서울이 2천년 고도인 고대 백제의 5백년 수도였음을 널리 알리는 관광지로서 그리고 향후 중국과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항해 국제적 역사 정의를 실현하고 연구에 박차를 가할 교육의 장으로서 중요한 장소가 될 것이다. 현재 문화재청은 백제 주요 문화재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이종철 문화관광디자인본부 한성백제박물관건립추진단장은 “이번 백제 성벽 발굴조사 성과는 잃어버린 백제역사를 새로 복원할 소중한 자료들이 될 것”이라며, “한성백제박물관 건립은 수도 서울의 역사적·문화적 정체성을 더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 한성백제박물관건립추진단 ☎ 02) 2152-5910~5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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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백제 #한성백제박물관 #풍납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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