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릉도원이 따로 없네!
발행일 2011.10.17. 00:00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지하철역 안 유휴공간들이 변하고 있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이동하는 지하철역 계단 옆 벽면과 긴 통행로 주변으로 사람들의 눈길과 발길을 붙잡는 풍경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지하철역 곳곳에 문화예술 상설 공연장이 만들어져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목적지를 향해 바삐 지나가는 사람들이 잠시 발길을 멈추고 문화예술공연을 즐기고 있는 모습은 이제 지하철역 내에서는 낯익은 풍경이 됐다.
최근 통행로 양쪽 벽은 지역 연고 예술인들의 벽면 갤러리가 되어 시와 그림이 전시되고 있고, 책을 읽고 빌려갈 수 있는 도서방이 만들어지는가 하면 녹색식물이 심어진 작은 미니정원이 통행로 곳곳에 생겨 신선함을 더하기도 한다. 지하철역 특화 바람에 힘입어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하철역 안 곳곳은 이제 딱딱하고 칙칙한 죽어 있는 공간이 아니라 ‘예술과 문화’ 를 덧입고 생동감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
창덕궁과 북촌 한옥마을, 인사동 등 전통문화공간이 유난히 많은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엔 문화적인 공간들이 많다. 작년부터 인근에 사무실을 둔 한국서화협회 초대작가들의 작품이 지하철역 긴 통로에 상설 전시되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문화의 향기를 전하고 있는가 하면 역사 벽면엔 70여 개의 귀면 조각과 안국동 전통가옥의 모습을 형상화 한 대형 대리석 조각 작품도 볼 수 있다. 지하철역 내 상점들도 업종 제한을 거쳐 한지, 소반공예, 전통 보자기와 발 등 전통수공예점들만이 입점해 있다.
뿐만 아니라 안국역에는 ‘도시가 작품이다-풍물+류(流)를 더하다’ 라는 서울 도시갤러리프로젝트 작품도 걸려 있다. 세로 2.8m, 가로 10m의 커다란 타일 벽화 작품에는 시민과 예술인 168명이 참여해 만든 이야기가 담겨 있다. 타일 하나하나마다 인사동에 대한 그리움과 예찬을 닮아 참가자들이 직접 쓰거나 그림을 그려 대형 이야기 타일 벽화를 완성해 놓았다. 인사동에 대한 참여자들의 다양한 기억의 흐름(流)은 거대한 이야기 벽화 속에 녹아 색다른 서사 공간을 연출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벽화 앞에 잠시 머물며 인사동에 대한 공감을 얻어가고 있다.
이곳 안국역에는 색다른 배려의 공간이 하나 더 있다. 바로 2·3번 출구와 4·5번 축구로 내려오면 만나게 되는 지하2층 안국역문화쉼터가 그곳인데, 이 쉼터가 요즘 더욱 따뜻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전시장 겸 쉼터로 이용됐던 40여 평의 이 공간은 일 년에 전시 공간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몇 차례 되지 않는 썰렁한 곳이었습니다. 의자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이 공간을 어떻게 하면 살려볼까 고민하던 중 안국역에서 작년부터 상설 전시를 펼치고 있는 (사)한국서화협회에 의뢰해 세로 1m 가로 5m의 200호짜리 벽화를 문화쉼터 양쪽 면에 그리게 됐습니다. 안국역에 이런 장소가 있다는 것을 알려 많은 사람들이 이 공간을 애용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했습니다.” 안국역 문화 공간 조성에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는 박종천 안국역장은 썰렁했던 문화쉼터 공간에 대한 해법을 찾아냈다. 대형 쇠 벽을 페인팅 하는 작업도 손수 했다. 멋진 그림이 그려질 200호 짜리 캔버스를 위해 흰 페인트를 다섯 번이나 칠했다.
흔쾌히 벽화 작업에 참여하겠다고 달려온 한국서화협회 김극선 작가는 “사람들이 오가면서 쉼터에 들어와 ‘아, 저런 곳이 있구나,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도록 우리나라의 금수강산을 사계절로 나눠서 표현하고 있습니다.” 라며 산수화 벽화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섬진강 주변의 봄 풍경에서부터 여름 무주지역의 시원한 풍경, 가을 내장산과 겨울 설악산의 멋진 모습이 한국화 물감의 은은함 속에 그의 손끝에서 멋스럽게 펼쳐졌다. 아직 완성 중임에도 지나가는 사람들과 외국인들의 시선은 산수화 벽화에 머물렀다. 보면 볼수록 마음이 편안해지는 200호 짜리 4폭 산수화는 ‘쉼터’ 라는 공간과 잘 어울려 사람들에게 마음의 휴식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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