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야경은 N서울타워에서 봐야 제 맛
장연화
발행일 2011.09.30. 00:00
서울의 랜드마크 남산에 오르다
남산(해발 265m)은 수백 년의 역사를 간직한 서울의 모습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하지만 산은 비교적 낮다. 케이블카를 타고 주위의 경치를 감상하려니 금방 정상이다. 야경을 보기 위해 N서울타워, 남산도서관을 따라 팔각정까지 올랐다가 해 질 무렵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하면 남산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남산 주변에는 허기진 배를 달랠 만한 맛집이 많다. 국립극장에서 장충단공원 쪽으로 내려오면 유명한 장충동 족발 거리가 나온다. 식당 간판마다 ‘원조’라고 쓰여 있어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족발이 낯설다면 남산케이블카 승강장 주변에 몰려 있는 돈가스집도 괜찮다. 가격이 저렴한 데다 어른 얼굴만큼 커서 여행자에게는 안성맞춤 메뉴다.
남산 주변에서 유명한 관광지는 바로 옛날 집을 모아놓은 남산골 한옥마을이다. 집 문턱을 넘는 순간 불과 100여 년 전만 해도 엄격했던 한국의 사회제도를 느낄 수 있다. 정치가이자 왕의 사위였던 세도가 박영효와 조선 말기의 목수인 도편수 이승업의 가옥을 통해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 한옥마을을 둘러보다 보면 한국을 알기 위해 찾아온 외국인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호주에서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지 10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마리아 슈미츠(43세) 씨는 마루에 앉아 아들 데이비드(8세)에게 “이것이 바로 한국의 옛 모습이다”라고 설명했다. 20여 년 만에 아들 가족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는 데이비드 정(65세) 씨는 나지막한 담벼락 밑에 놓인 항아리들을 쓰다듬으면서 “어릴 적 살던 집 마당이 기억난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한 친구들과 함께 들렀다는 제시 스미스(25세, 뉴욕) 씨는 “한국 가옥이 멋있어서 직접 보기 위해 방문했다. 이곳에 오니 북적이는 서울의 모습이 낯설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1998년 4월 오픈한 남산골 한옥마을은 하루 평균 1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아시아 국가 관광객의 발길이 가장 활발한데, 최근에는 인도에서도 한국의 전통 가옥을 보기 위해 찾아오고 있다. 외국 관광객을 위해 한옥마을에서는 한복 입어보기, 널뛰기와 제기차기 등 전통 놀이 경험하기, 떡 만들기 등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노인들이 만든 짚신도 구입할 수 있다.
경복궁에서 느끼는 왕실 문화
영국 왕실 못지않은 한국의 왕실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이 바로 경복궁이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1395년 건립한 경복궁은 세종대왕이 학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한글을 탄생시킨 곳이자 명성황후가 일본 자객에게 살해된 비극의 역사를 가진 장소다.
경복궁을 둘러보기 전,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이 있다. 바로 국립고궁박물관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이나 5호선 광화문역에서 내려 지하도를 따라 걸어가면 입구가 나온다. 지상 2층, 지하 1층으로 구성된 박물관은 조선 왕실 문화재 4만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주요 전시 유물 가운데는 황금으로 만든 국새부터 해시계, 물시계 외에 조선의 마지막 황제 고종이 타던 자동차도 있다. 또 경회루 연못에서 건져낸 용도 볼 수 있다.
만일 드라마 <이산>의 주인공 정조를 기억한다면 그가 얼마나 뚜렷한 정치 철학을 갖고 있었는지, 얼마나 성격이 반듯했는지를 이곳에서 그가 쓴 편지와 읽던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 화려해 보이는 왕실 여성들의 삶 뒤에 감춰진 복잡한 궁중 문화도 살펴볼 수 있다. 이 밖에 박물관에는 조선 왕실 터와 곳곳의 의미를 자세히 설명해놓아 경복궁뿐 아니라 인근의 다른 궁터를 둘러볼 때도 유용하다. 한국어가 힘든 이민 2세들은 영어 투어 시간을 이용해 유익하게 관람할 수 있다. (홈페이지 http://www.royalpalace.go.kr)
글/장연화(LA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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