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츠키, 마리아, 료헤이는 서울을 좋아해~
발행일 2011.08.26. 00:00
일본, 요즘 참 껄끄러운 건 사실이다. 설상가상이다. 국회의원들의 방한도 모자라 백서까지 발간하고, 독도가 ‘일본이 지켜야 할 섬’이란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화를 낼만 한 상황이다. 일본 청년들의 서울체험 동행 취재 의뢰를 받은 지 하루 이틀도 되지 않았을 때였기에 리포터는 순간 고민했다. 솔직히 말해 취재를 포기하고도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일본 청년들에게 “당신은 독도가 누구 땅이라고 생각하나?”라고 물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사건이 터진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솔직히 일본 청년들과의 첫 만남은 꽤나 어색했다. 행사는 일본 젊은이들에게 서울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현지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알리는 것이었다. 7일간 서울의 곳곳을 체험하고 알릴 일본 청년 6명은 평소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나츠키(19)는 벌써 서울을 방문한지 세 번째나 된다고 말했다. “저는 한국 화장품을 아주 좋아하는데요, 디자인도 예쁘고 가격도 저렴한데다가 피부에도 잘 맞아요.”
참가자들에게 동대문의 쇼핑몰을 체험하는 미션이 주어졌는데, 우리나라의 아이돌그룹 라니아, 블락비 멤버들과 팀을 나눠 콘셉트에 맞게 정해진 예산 안에서 코디를 해오는 것이었다. 일본 청년들은 미션 중 맘에 드는 레인부츠가 만원밖에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쇼핑이 끝난 후 패션 대결에서 아이돌과 개그맨 지망생 료헤이(26)는 각자의 개성 넘치는 의상을 선보이며 촬영 현장에 있는 시민들 모두에게 웃음을 주었다. 촬영 종료 후 쉬는 시간, 료헤이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동안 직접 가보진 않았지만 서울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어요. 한류 드라마와 한국 음식에 대한 호감도 있었고요. 삼계탕과 세발낙지구이가 맘에 쏙 들었어요. 처음 와봤는데 서울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사람들도 친절하고, 인프라도 잘 구축되어 있어 좋았어요. 방문을 망설이는 외국인분들에게 고민 말고 꼭 한번 와 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한번 오면 그 매력에 또 다시 방문하고 싶어질 겁니다.”
패션 대결에서 패한 팀의 청년들은 승자가 휴식을 즐길 동안 월드컵 경기장 앞 공공자전거 대여를 체험해보았다. 마리아(19)는 치마를 입었는데도 자전거를 잘 탔다. 마리아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어머니께서 예전부터 한국 가수들을 좋아하셔서 중학생 때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했어요. 그때에 비하면 서울이 너무 깨끗해졌어요. 어제 묵었던 하이서울유스호스텔도 시설이 잘 되어 있어 편했고요. 서울 안에선 품질 좋은 제품이 많은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를 잊을 수 없어요. 또 오고 싶어요.”
동행 취재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 결국 독도는 누구 땅이라고 생각 하냐는 질문은 입 밖에 내지도 못했지만, 일본 젊은이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과 ‘애정’ 정도는 인식할 수 있었다. 물론 그것만으로 일본에 대한 감정을 바꾸기는 어렵다. 그러나 일본의 모든 것을 비난하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는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다른 생각을 지닌 일본 사람들도 있을 테니 말이다. 사실 잘 살펴보면 일본과 대한민국 간의 관계는 꽤 긴밀하다. 일본 사람들이 한류 열풍에 한 몫 한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이왕이면 가까이 있는 나라들끼리 서로 잘 돕고 살았으면 좋지 않겠는가. 일본에 대지진이 났을 때 국민들의 따뜻한 손길이 줄을 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다만, 지킬 건 양국 다 확실히 지키며 말이다. 독도는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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