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옛 서울역사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이은자

발행일 2011.08.12. 00:00

수정일 2011.08.12. 00:00

조회 3,063

지난 8월 9일 구 서울역에서는 ‘문화역서울 284’ 개관식이 있었다. 1981년 9월 25일 국가사적 제284호로 지정되었던 옛 서울역사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지난 2년간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해서 ‘문화역서울 284’로 재개관한 것이다.

복원 과정에서 새로운 명칭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역이라는 철도 역사가 아닌 문화예술 공간이라는 기능을 가질 수 있는, 국민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받고자 새 명칭 공모전을 실시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문화역서울 284’는 옛 서울역의 사적번호 ‘284’를 사적으로서의 모습과 가치를 보존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문화예술 공간으로서의 역할까지도 해내자는 의도를 갖고 있다. 서울역사 복원 자문위원인 안창모 교수는 “1925년 준공 당시 사진자료에 기초한 물리적인 복원과 구 서울역사와 함께한 우리의 삶의 기억을 담아내려고 했다”고 전했다.

9일 개관식에 이어 11일부터 시민들에게 개방을 했는데, 첫날부터 투어단이 계속 이어졌다. 역사를 이용할 당시에는 전혀 알 수 없었던 건물의 적나라한 내부구조들을 들여다보는 시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구 서울역의 역사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대지면적 26만9,095㎡, 건물면적 1만 7,200㎡, 지상 2층 지하 1층의 돌과 벽돌의 혼합건물로 경부선과 경의선 등 철도 주요 간선열차의 시발역인 동시에 종착역이었던 서울역은 1900년 7월 경인철도가 개통되면서 약 33㎡(10평) 규모의 목조건물에서 업무를 시작하였다. 원래의 위치는 염천교 부근이었으며 명칭은 남대문역이었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게 됐다.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한 옛 서울역사

1925년 9월 남만주철도주식회사에서 르네상스식 건축물로 현 위치에 새롭게 신축하였고, 역사명도 경성역으로 변경하였다. 당시 신축된 건물은 규모도 상당하였지만 지붕의 돔과 독특한 외관으로 장안의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건축 자재는 주로 붉은 벽돌을 사용하였으며, 1층 중앙홀은 바닥을 화강암으로 깔고 중벽(中壁)은 석재, 벽에는 인조석을 붙였다. 건물 안의 귀빈실 마루바닥은 모두 박달나무로 깔았고 2층에는 양식당을 설치하였다. 광복을 맞이한 뒤 경성역은 서울역으로 개명되었고 한국전쟁 때에는 역사의 일부가 파괴되었다가 다시 복구되었다. 이후 서울역사는 수도 서울의 급격한 발전과 함께 늘어나는 수송량을 감당하기 위하여 1960년대에 남부와 서부 역사를 신설, 본 역사와 구분하여 사용하였다. 2004년 1월 새로운 민자 역사가 신축되면서 구 역사는 폐쇄되었다.

새로 꾸민 역사지만 역내에 들어서자마자, 아이 업고 줄서서 표 끊었던 매표소와 종일 역내뿐만 아니라 광장까지 신문지 깔고 앉아서 기차를 기다렸던 그 현장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중앙홀의 돔 지붕 천장에 있는 스테인드글라스가 화려하게 단장돼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곳곳에 전시된 미술품들을 감상하면서 1층의 대합실과 귀빈실, 화장실 자리, 엘리베이터까지 꼼꼼히 살펴보았는데, 1920년대 사진을 토대로 벽난로와 몰딩, 벽지 등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해 놓은 귀빈실이 발길을 머물게 했다. 특히 2층에 있는 대식당은 1925년 완공 당시에도 조선의 갑부들이 서양식 정찬을 즐긴 고급 레스토랑이었는데, 남아있는 장식물들이 여전히 우아하고 멋스러웠다. 많은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지 않은 곳이 바로 2층에 있는 복원 공사 시 수집한 건축 부자재를 활용한 복원 전시실이었다. 아주 작은 소품들과 소변기가 걸려있던 자리와 배관 파이프가 지나가는 자리까지 그대로 살려놓아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전시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9월 30일까지 열리는 <연합국제보도 사진전>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개관을 기념해 내년 2월 11일까지 ‘카운트다운’이라는 제목의 예술 프로젝트를 펼친다고 밝혔다. 지금 1층 전시실에서는 <연합국제보도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데 9월 30일까지다. 이 사진전은 유엔 새천년개발 목표의 취지를 널리 알리고 유엔의 빈곤퇴치와 기후변화 대처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한다. 내년 2월까지 6개월간 전시, 공연, 영화, 건축과 디자인 전문가들의 강연 등 총 60여 개의 건축 원형 복원을 기념하는 다양한 볼거리들이 시민들에게 제공된다. 오는 9월 30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이후에는 유료로 전환될 예정이다.(문의 : 02-3407-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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