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나신 곳, ‘세종마을’ 아세요?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최유선

발행일 2011.08.11. 00:00

수정일 2011.08.11. 00:00

조회 4,247


백세청풍 청풍계곡 자리(좌), 이항복의 집터인 필운대. 필운은 이항복의 호이다(우)

북촌은 이제 내외국인의 관광명소가 되었지만, 서촌은 아직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세종마을(세종대왕이 나신 곳), 웃대(청계천 위쪽 지역) 그리고 서촌(경복궁 서쪽 지역) 등 불리는 이름도 여러가지다. 이런 곳이 정겨운 한옥과 골목, 예쁜 갤러리와 커피숍, 다양한 모습의 빌딩들로인해 새롭게 사람들의 이목을 받고 있다.

서촌은 어디인가요?

먼저 서촌은 경복궁 서쪽과 인왕산 동쪽 지역으로 조선시대에는 청풍계곡, 옥류천, 수성동 등의 계곡이 산과 어우러져 남산의 청학동과 함께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던 곳이었다. 지금은 모두 복개되어 그 옛날의 풍광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백세청풍(百世淸風)이라 새겨진 바위와 옥인아파트 철거 후 공원조성 중인 현장에서 그 동안 없어졌다고 여겼던 기린교를 볼 수 있어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공사장 안전 펜스 사이로 살짝 보이는 기린교

또한 이곳은 역사 속 인물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세종대왕이 태어난 준수방이 있고, 통의동 백송으로 유명했던 곳은 영조 임금의 잠저(임금이 되기 전의 시기에 살던 집)인 창의궁터이자 추사 김정희 선생이 살 던 곳이라고 한다. 그 외에도 백사 이항복의 집터 부근에 있는 필운대, 병자호란 당시 척화파였던 청음 김상헌의 집터 등과 조선 마지막 왕인 순종의 비인 순정효황후의 백부인 윤덕영가(집이 낡아 옮기지 못하고 철저한 고증으로 남산한옥마을에 다시 지었음)도 볼 수 있다.

이젠 표지석만 남아 있는 세종대왕 나신 곳(좌), 윤덕영가. 남산한옥마을에 그대로 복원된 집의 원형(우)

문화의 산실, 서촌!

북촌이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위치하여 궐내 출입이 잦은 양반들이 많이 살았다면, 서촌은 좀 더 행정실무를 담당하는 중인들의 집이 주를 이루었던 곳이다. 그들은 직업의 특성상 전문적 지식과 교양을 갖추고 예술과 문학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17세기 무렵부터 양반의 전유물이었던 시 짓기가 점차 중인들에게까지 확대되었고, 이들의 문화적 역량은 시사(詩社)를 통해 밖으로 나타났다. 그 중심에는 규장각 서리들 위주로 결성된 옥계시사(玉溪詩社)가 있는데, 이는 인왕산 기슭 옥계를 중심으로 30여 년 동안이나 이어가며 중인문화에 영향을 끼쳤다.

서촌의 정겨움이 느껴지는 리어카 아저씨

일제를 거치며 근대의 시기에는 많은 문인, 화가 등이 이 지역에서 활동했는데, 청전 이상범, 이중섭, 박노수 등의 화가와 윤동주, 이상, 서정주, 김동리, 오장환 등의 문인들이 그들이다. 통의동 청와대 가는 길, 경복궁 서측 문인 영추문 앞에 보안여관은 당시 예술인들이 모여 토론하던 곳으로 지금은 갤러리로 변신하여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서촌의 앞날을 그려보다

서울시는 서울 도보관광코스에 조만간 서촌인근지역을 새로이 추가할 예정으로 문화관광해설사 교육을 진행 중이다. 북촌과 함께 서울의 대표적 한옥 주거지인 서촌은 기존 한옥의 보수, 보존과 풍광을 거스르지 않는 건축을 통해 또 다른 문화의 거리가 되고 있다. 새로이 들어서는 전시장과 카페 등의 도회적 분위기 외에 통인시장, 금천시장 등 재래시장, 가위를 철컥이며 고물을 수집하는 아저씨와 좁은 땅에도 다채로운 꽃을 심고 화초 터널을 가꾼 이의 정성을 볼 수 있는 정겨운 골목길 등이 계속 이어져 사람냄새 나는 도심 속 마을이 되기를 빌어본다.

오는 9월 18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조선시대 중인들의 삶과 문화를 담은 <웃대 중인전>이 열린다. 무료로 이곳 서촌의 옛문화를 볼 수 있는 기회이니 한번 들러 보시길... (문의 : 02-724-0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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