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친정엄마에게 배운 요리예요~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이경은

발행일 2011.08.02. 00:00

수정일 2011.08.02. 00:00

조회 2,550

자연과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온 전통음식은 각국의 역사와 문화, 생활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한 나라를 이해하는 가장 빠른 키워드라 할 수 있다. 최근 한류 열풍이 고조되면서 한국음식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고 한국음식과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창덕궁 앞, 종로구 와룡동에 위치한 ‘사단법인 한국전통음식연구소’는 우리 조상들이 쌓아 온 오랜 경험과 지혜의 산물인 전통음식을 연구, 교육, 전시, 보급하는 전문기관으로 한국인들에게는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의 전통음식과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우리 문화의 세계화를 이루는데 일조하는 전문기관이자 문화공간이다.

이곳 3층 떡박물관에서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특별 기획전시 <어머니의 고향노래>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우리 사회의 일원이지만 여전히 사회적 소수자의 위치에 있는 결혼이주여성들 본국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한국, 중국, 베트남, 일본, 필리핀, 태국, 몽골, 우즈베키스탄 8개국의 음식과 이야기를 주제로 했다.

8월 3일은 필리핀의 날, 8월 4일은 우즈베키스탄의 날, 8월 5일은 태국의 날로 매일 오후 2시에 각국의 음식을 소개하고 체험하는 시간을 갖는다. 리포터는 지난 7월 30일 중국의 날에 이곳을 방문해 중국 전통만두 만들기 체험을 볼 수 있었다.

요리사 김정희 씨가 중국인사 “니 하오마”로 시작하자 모두 박수로 화답했다. 이날 참석한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캄보디아 등 다문화 가정들의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요리 설명이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만두는 소를 넣어 삶아 먹는 음식인데, 엄밀히 구분하자면 소가 없는 것이 만두이고 소를 많이 넣으면 포자, 가느다란 형태는 교자이다. 본격적으로 ‘귀만두’를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중국식 만두를 빚고 있는 고사리손들...
우리 어머니들이 떡을 만들 때 쓰던 도구

미리 준비된 앞치마를 입고 팀을 이뤄 각자 주어진 테이블로 가서 요리 실습에 들어갔다. 밀가루 반죽부터 시작하는데, 오래 치댈수록 글루텐 성분이 많아져서 부드러워진다고 한다. 길게 밀어 일정한 사이즈로 만두피를 만들고 직경 1.5cm 정도의 소를 넣은 만두를 빚어 끓는 물에 넣어서 뜨면 완성되는 것인데 아이들과 엄마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풍경이 따뜻해 보였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으로 시집와서 7년째 살고 있는 새롬이와 아름이의 엄마는 작은 딸을 업고 큰 딸과 함께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만두를 만들면서 “그동안 만두는 사서 먹었는데 만드는 재미가 있고 어렵지 않다”며 “아이들에게 자주 만들어 줘야겠다”고 한다. 베트남에서 시집와서 5년째 살고 있는 우주 엄마는 “쌀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에서 살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음식과 잘 맞는다”며 “오늘 요리를 재미있게 잘 배웠고 매일 와서 다른 나라 음식도 체험해야겠다”고 말했다.

서민들의 삶의 모습과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산 교육장 떡박물관은 제1관, 제2관으로 되어 있는데 제1관에는 세시명절마다 만들어 먹었던 떡을 전시하고 있다. 새해를 맞이하는 설날에는 떡국, 봄을 알리는 삼짇날에는 진달래 화전, 음력 6월 보름인 유두에는 주악, 햇곡식과 과일이 풍부한 명절인 추석에는 송편과 함께 다양한 떡을 만나 볼 수 있다. 또한 전라도의 감시루떡, 경상도의 부편, 충청도의 쇠머리찰편과 해장떡, 강원도의 구름떡, 서울․경기의 각색편, 제주도의 상화떡 등 종류가 많음에 새삼 놀랍다.

제2관에는 맛있고 아름다운 우리 떡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관이 준비되어 있다. 떡을 감상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들어보고 맛봄으로써 누구든지 한국의 음식문화를 깊이 있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전통의례에 쓰였던 음식을 전시하여 출생에서 제의에 이르기까지, 한 사람의 일생동안 시기마다 쓰였던 음식과 그 속에 담긴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했다.

전시관에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상주하면서 관람객을 안내하는 해설사 정혜윤 씨는 "이번 전시는 결혼 이주 여성들이 친정음식으로 소통하며 다문화가족이 우리와 하나가 된다는데 의미가 있다. 떡박물관은 일본에서 더 잘 알려져 있어 일본 잡지에도 나오고 관광객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기도 하는데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모르는 사람이 많아 안타깝다. 우리의 넘치는 열정과 에너지로 우리 음식문화를 이벤트화해서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지하철 종로3가역 6번 출구에서 창덕궁 방향으로 도보 500m 정도에 한국전통음식연구소 떡박물관이 있다.

 

관람시간 : 10:00~17:00
입장료 : 어린이․청소년 1,000원, 일반 2,000원
체험학습 : 유치원․초등학생 10,000원, 중․고등학생 20,000원, 대학생 30,000원
안내 : 02)741-5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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