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가면 딴 세상, 서울동물원

하이서울뉴스 조미현

발행일 2011.07.18. 00:00

수정일 2011.07.18. 00:00

조회 4,202

홍학쇼, 동양관의 스콜체험, 호랑이 탐험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동물원에 갈 때가 드디어 온 것이다. 무슨 얘기냐고? 지난 7월 16일부터 시작된 '서울동물원 별밤축제' 말이다. 8월 31일까지 매일 밤 10시까지 동물원이 문을 연다. 안 가 본 사람은 정말 모른다. 동물원의 밤 세계가 얼마나 화려하고 신비스러운지. 아이 때문에 하는 수 없이 갔다가 어른이 더 좋아할 지경이다. 게다가 올해는 동물원 측에서 조명시설을 추가해 환상적이면서도 때로는 으스스한 '납량' 효과까지 제대로 난다. 야행성 맹수들의 번뜩이는 눈빛을 보며 더위에 축 늘어진 간담 한 번 서늘하게 식혀 보자. 올해 서울동물원의 많고 많은 야간 개장 프로그램 중 멋대로 골라본 필수 관람 7선이다.

① 열대우림 스콜 체험(동양관, 온도가 올라갈 때 수시로)

실내로 된 동양관에 들어서면 원숭이, 악어, 무시무시한 인도왕뱀 등 동남아시아의 열대우림 지역에 살고 있는 동물들이 득실댄다. 온도가 30도를 훌쩍 넘었다 싶을 때 대관절 천장에서 갑자기 소낙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뿌연 안개가 피어오르며 아예 ‘우르릉 쾅쾅’ 하는 천둥소리가 울려퍼질 것이다. 하지만 놀라지 마실 것. 열대우림 지역에서 하루에 몇 차례씩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며 갑자기 퍼붓는다는 폭우인 '스콜'을 재현한 것이다. 스콜이 내리기 시작하면 원숭이들이 나무와 밧줄을 타고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꽥꽥’ 소리를 지르고, 물 속에서 눈만 꿈뻑이던 악어들도 느릿느릿 몸을 움직인다. 동양 최대라는 큰물새장에서는 두루미의 울음소리가 요란하다. 이어 일제히 다른 새들도 소리를 낸다. 야생 밀림에 와 있는 듯한 경험도 그리 무섭지만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이렇게 한 번 물을 뿌리고 나면 동물들이 시원하게 잘 여름을 날 수 있다고. 

② 사자와 호랑이 먹이주기(사자사, 19:00 / 맹수사, 19:30, 금요일 제외)

맹수들의 저녁식사에 초대받아본 적 있는가? 시퍼런 호랑이의 눈빛이 사람을 노려본다. 호랑이가 포효하자 늑대와 여우, 코요테 등도 덩달아 목을 길게 세우고 울음을 토해 낸다. 초식동물이지만 날카로운 뿔과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유럽들소도 흥분한 듯 넓은 방사장을 씩씩거리며 내달린다. 이건 악몽인가, 혹은 추억의 한 자락을 장식할 진귀한 경험인가? 매일밤 사육사가 진행하는 먹이주기와 동물설명회에 참가해 동물의 제왕이라 불리는 맹수들의 먹이쟁탈전을 지켜보자.

아기동물 나들이, 기린 설명회, 아프리카 원주민 공연

③ 홍학쇼와 돌고래쇼 등 동물 공연(홍학사, 화목토, 20:40 / 해양관, 수금토일, 20:00)

두말할 필요 없이 돌고래쇼와 물개쇼는 박진감이 넘치면서도 아기자기해서 안 본 분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볼 때마다 뛰어난 기술과 연기력에 감탄할 뿐이다. 하지만 홍학쇼는 흔히 볼 수 있는 공연이 아니다. 화려한 조명 아래 펼쳐지는 80마리의 홍학들의 도도하고도 우아한 자태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돌고래보다 뇌가 훨씬 작을 홍학을 어여뿐 사육사가 어떻게 훈련을 시켰는지 마냥 궁금해질 정도. 견공들이 원반을 가지고 펼치는 프리스비 공연(어린이동물원 수․금요일 20:40)도 감탄사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④ 길거리 아프리카 공연(100주년 기념광장 바오밥 나무 앞, 금토일, 17:30~18:00)

서울동물원은 여름만 되면 온통 아프리카 분위기다. 특히 개원 100주년을 맞아 지난 2009년에 오픈한 '100주년 기념광장'에는 아프리카를 상징하는 나무인 높이 10m의 바오밥 나무 조형물과 야생동물들의 조각상 행렬이 있어 아프리카 분위기가 절정에 이른다. 이곳이 바로 공연무대다. 케냐 출신으로 이미 하이서울페스티벌과 서울광장 공연으로 국내 팬을 확보한 아프리카 전통댄스팀 'STRONG AFRIKA(스트롱 아프리카)'가 절로 신나는 타악 퍼포먼스와 강렬한 아프리카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인다. 댄서들과 관람객들 사이의 교감으로 친다면 단연 120% 호흡의 공연. 작년에도 당연히 인기 폭발이었다.

⑤ 나들이 나온 아기동물과 사진 찍기(동물원 입구 광장, 매일 20:00~21:00)

동물원 광장에는 매일 밤 사육사의 품에 안겨 아기동물들이 나들이를 나온다. 토끼, 염소, 기니피그, 왕관앵무, 뉴질랜드 양인 코리텔 등 친근한 동물부터 조금 무섭지 않을까 싶기도 한 사막여우와 알비노왕뱀 같은 동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들 동물을 직접 만져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월요일에는 귀엽고 작은 말인 ‘포니’,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양몰이개 ‘보더콜리’도 특별 출연한다. 이밖에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섬의 마을을 재현한 신유인원관에서는 매일 19:00부터 한 시간 동안 알락꼬리여우원숭이들을 야외에 풀어 놓아 함께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아기동물 놀이방, 뱀과 함께 사진찍기, 프레리독 야행관찰

⑥ 동물원에서의 1박2일, 'Camping at the Zoo'

이런 많은 볼거리들을 다 챙겨보자면 하루가 모자란다 싶은 사람들을 위해 동물원측에서는 아예 한 데 묶어 1박 2일 야영캠프 프로그램을 꾸렸다. 일명 'Camping at the Zoo'. 텐트에 짐을 풀고 나서 사육사의 안내에 따라 주간코스와 야간코스를 체험하게 되는데, 주간에는 스리랑카 아기코끼리와 기린과 바다사자 등 동물들에게 먹이주기와 침팬지 배틀 등의 코스가, 야간에는 열대우림 스콜체험, 백두산 호랑이 먹이주기, 희귀조류 조망대 관람, 뱀 마술쇼 등의 코스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서울동물원의 인기스타 말레이곰 꼬마와 만나고, 동물골격 등을 이용한 공포터널 통과 및 깜짝 귀신 등장에 이르기까지 납량특집이라 할 만한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으니 정말 세심한 배려다. 밀림 속에서 가족들과 속깊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캠프파이어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듯. 7월 23일부터 8월 14일까지 주말마다 캠프가 있다. 1회당 모집 인원은 100명. 서울대공원 홈페이지(http://grandpark.seoul.go.kr)에서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참가 자격은 초등학생 3학년 이상을 동반한 가족 3~4인. 회비는 1인당 40,000원이다.

⑦ 한여름밤의 동물원 대탐험

1박 2일이 조금 무리라면 저녁 시간에 하이라이트 프로그램만을 집약한 '한여름밤의 동물원 대탐험' 프로그램으로 아쉬움을 달래보자. 역시 친절하고 해박한 서울동물원 사육사들의 안내에 따라 신비하고도 아름다운 동물원의 밤 세계를 탐험해볼 수 있다. 7월 19일부터 8월 19일까지 수·금·토요일 18:00~20:30까지이며 역시 서울대공원 홈페이지(http://grandpark.seoul.go.kr)에서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지금 서울동물원 전역은 아프리카 풍이다. 매주 주말 서울동물원 광장에서는 '아프리카 동물 퀴즈'에 참가해 동물상식도 자랑하고 경품도 받을 수 있으며(18:30~19:00), 밤이 좀 더 깊어지면 동물만화영화나 신비의 땅 아프리카의 모습을 담은 영화를 '한여름밤 별밤시네마' 시간에 볼 수 있다(21:00~22:00). 이상림 사육사의 스릴 넘치는 뱀마술쇼도 한여름밤의 무더위를 식혀 줄 만하다(19:30~20:00). 동물원 정문광장에서는 아프리카에서 직접 들여온 각종 유물과 민속품 전시가 기다리고 있고, 동물가족들의 입체그림 미술관도 운영된다(매일 10:00~20:00). 동물모양 쿠키 만들기나 헤나도 체험할 수 있다(금토일 10:00~20:00). 무엇보다도 해가 지면 화려한 불빛의 향연인 루미나리에가 밤의 동물원을 더욱 환상적으로 수놓을 것이다. 단, 프로그램별 장소와 시간 등을 고려해 사전에 동선을 짜고 가는 것이 좋다. 주말에만 진행되는 프로그램도 있으니 유의할 것.

서울동물원 별밤축제 프로그램 일정표 바로가기

문의 : 서울동물원 02) 500-7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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