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시간에 짬 내서 볼 프로그램 다 모여라!

하이서울뉴스 조미현

발행일 2011.05.04. 00:00

수정일 2011.05.04. 00:00

조회 6,121

‘하이서울페스티벌 2011’이 지난 5월 5일, 여의도한강공원과 서울광장 일대에서 화려한 팡파르를 울리며 개막했다. 세계 11개국 47개 단체의 150여 회 초청공연을 포함하여 총 300여 회의 '넌버벌' 공연이 `10일까지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모든 공연이 무료이며, 여의도한강공원 빅탑빌리지에서 진행되는 실내공연만 하이서울페스티벌 홈페이지(http://www.hiseoulfest.org)를 통해 사전예약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장 배포 물량도 있다. 매 공연 시작 1시간 30분 전부터 여의도한강공원 박스오피스에서 회당 30~300여석의 관람권을 확보하고 있으니 부지런히 줄을 서면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말 들을 때마다 한숨만 나오는 분들이 계실 것 같다. 밥먹듯 하는 야근에 주말 근무도 불사해야 하는 직장인들이나 자영업자들에게 샌드위치 휴일이니 징검다리 연휴란 애초에 빛 좋은 개살구 격이다. 그래서 오늘은 해질 무렵부터 저녁까지의 페스티벌 프로그램만 선별해봤다. 어차피 먹는 저녁식사, 지하철 몇 정거장 더 타고 나와서 혹은 동료들과 지인들과 슬슬 걸어 나와서 간단하게 때우고 축제를 즐겨보는 것도 적극적으로 고려해보자. 여기, 축제의 옷자락 끝이라도 잡아보고 아쉬운 대로 맛배기라도 보기를 원하는 시민들을 위한 정보를 모았다.

서울광장, 청계광장, 광화문광장이 더 가깝다면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정도라면 어떻게 잠깐 다녀올 수 있겠다 싶은 시민들에게 추천해드릴 공연은 6일(금) 저녁 7시부터 청계천 광통교에서 시작될 <봄봄봄>과 7일과 8일 저녁 7시 광화문광장 해치마당에서 진행될 <날봐_Nal Boa>다. <봄봄봄>은 4인조 밴드 '늦봄'이 포크송과 모던락으로 관람객들에게 말을 걸듯 들려주는 공연이며, <날봐_Nal Boa>는 한국팀 '프로젝트 외'와 프랑스팀 '엑스 니일로'가 합작으로 일상적인 공간을 무대로 활용한 기발함을 십분 자랑할 거리 무용극이다.

조금 더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아니 이왕지사 축제의 현장에 간 김에, 서울광장에는 꼭 들러보자. 이걸 도대체 뭐라 불러야 할지는 모르겠다. 공연? 설치미술? 체험예술? 미디어아트? 직접 보지 않고는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할 <그레이트 북>의 장관을 내눈으로 확인하자. 높이 5m에 달하는 커다란 책 ‘그레이트 북’은 자체가 설치 미술이면서 첨단 미디어 작품의 전시장이고, 그것이 또 무대가 되어 정교하게 준비된 ‘벽화그리기’, ‘비디오아트’, ‘현대무용’, ‘전통타악’ 등 여러 대형멀티미디어 공연이 축제가 끝나는 10일까지 진행된다. 6일(금)에는 저녁 8시 15분, 7일(토)에는 8시 30분, 8일(일)은 8시 15분 그리고 10일(화)은 9시에 특별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이 외에도 상시 체험이 가능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된다. 서울에 맞춰 새롭게 디자인된 ‘위대한 책’의 완성은 이렇게 서울의 예술가들과 놀러 온 관람객들의 모든 작업이 포함되어 만들어져 간다는데...도대체 뭘까? 좌우지간 그곳에 가면 무언가 벌어지고 있을 것이다.

레인보우 드롭스 워크숍에서 맹렬히 연습 중인 시민들

여의도한강공원이 훨씬 가깝다면

축제 분위기는 아무래도 뾰족한 지붕의 천막 극장들이 여럿 서 있는 '빅탑 빌리지' 쪽이 낫지 않을까 싶으시다면, 동감이다.  여의도한강공원이야말로 잠깐 방문하고도 축제 분위기를 물씬 느끼기에는 적절한 장소다. 하지만 일단 사전예약을 마쳤다면 모르되 관람권을 현장에서 수령하기 위해 줄을 서야 한다면 실내 공연은 과감하게 포기하자. 시간이 없다. 그리고나서도 볼 만한 공연이 꽤 있다.

6일(금)과 7일(토) 오후 8시 빅탑빌리지 축제극장 앞에서 펼쳐질 양태석의 <솔로 드럼 퍼포먼스>는 특수 제작된 하이브리드 드럼세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네르기 '만땅' 공연이 시원하게 스트레스를 날려줄 것이다. 8일(일)과 9일(월) 오후 7시에는 공작소 365의 <퍼레이드 거리극 앨리스>가 출발한다. 퍼레이드라는 제목의 단어 그대로 빅탑빌리지의 이벤트플라자에 관람객들이 모이면 함께 출발하여 공연팀을 따라가면서 새로운 일들이 벌어진다니 그 자체로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임프로드바닥의 <가로등의 시간>은 9일(월)에만 볼 수 있다. 마포대교 하단에서 오후 8시와 9시 30분 두 차례로, 말없이 놓인 가로등에 숨을 불어넣는 즉흥춤과 즉흥음악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되는 작품은 스페인에서 온 데이비드 모레노의 <구름 위의 선율>이다. 공중 피아노에서 펼쳐지는 몽상가의 황홀한 연주라니 말만 들어도 호기심에 불을 지피지 않는가? 9일(월) 9시와 10일(화) 7시 30분에 축제극장 앞에서 시작한다.

그런데 잠깐! 당신이 이 정도의 시간도 할애할 수 없는 극도로 바쁜 사람이라면? 그래서 페스티벌에 딱 하루 저녁만 갈 수 있고, 게다가 단 한 작품만 골라야 하는 상황이라면, 주저 없이 <레인보우 드롭스>를 추천한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개막공연을 담당했던 세계적 명성의 '라 푸라 델 바우스(La Fura dels Baus)'의 대한민국 초연이라는 점, 그리고 드라마틱한 타악 사운드, 공중에 매달린 인간그물과 회전하는 거대한 바퀴, 화려한 불꽃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장대한 스펙터클의 조합이라는 점 때문이다. 게다가 여성전통타악그룹 도도, 구음의 전영랑, 불꽃디자인을 담당하는 예술불꽃그룹 화(火,花)랑의 곽창석 등 다양한 국내 아티스트들이 참여하여 기존 '라 푸라 델 바우스' 팀의 공연과도 조금은 다른 새로운 스타일의 서울 공연을 선보인다. 또한, 22시간 동안 워크숍을 통해 연습한 평범한 시민 50명이 30미터 공중에서 선보일 ‘인간그물 퍼포먼스’도 궁금해진다. 빅탑빌리지 이벤트플라자에서 7일(토) 9시, 8일(일)과 10일(화) 8시에 펼쳐진다.

한편, ‘가든파이브 페스티벌’, ‘문화가 있는 놀이터’, ‘서울거리아티스트’ 등 하이서울페스티벌과의 연계프로그램이 축제기간 동안 서울 전역을 문화예술로 물들인다. 특히 5월 15일(일)까지 계속 될 ‘가든파이브 페스티벌’에서는 하이서울페스티벌 출연자이기도 한 프랑스팀 그랑드 페르손느의 <여행자>, 호주 스너프 퍼펫의 <붐 패밀리>, 캐나다 파르페 앙코뉘의 <올 것이 왔다!> 등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거리극 공연도 선보인다. 또한 여의도한강공원에서는 예술이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재탄생한 ‘문화가 있는 놀이터’가 설치되어 가족 단위 관람객들을 위한 색다른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주)유니온랜드에서 기부한 포크레인, 색연필 놀이터는 축제 기간 동안 시민들의 사연을 받아 소외지역 또는 복지기관으로 각각 기부될 예정이다.

 

 

찌아찌아족 공연단, 하이서울페스티벌 축하사절로 온대요!

찌아찌아족을 기억하시는가? 2009년 부족장 회의를 개최하여 한글을 부족의 문자로 채택하고, 소라월리오에 있는 까루야 바루 국립초등학교 등에서 한글로 표기하는 문자를 교육하기 시작한 그들이다. 서울시는 찌아찌아족과 문화예술교류협정을 맺고 이번 하이서울페스티벌에 바우바우시의 찌아찌아족 민속공연단을 초청했다. 공연단은 찌아찌아족의 집단 거주지역인 끄짜마탄 소라월리오(Kecamatan Sorawolio, 한국의 면에 해당)의 면장을 비롯해 무용수와 타악기 연주자로 구성된 총 12명으로, 5월 7일까지 여의도한강공원 일대에서 전통민속춤과 민속음악으로 구성된 다섯 차례의 민속예술공연을 선보인다. 6일(금) 오후 1시와 4시 빅탑빌리지, 7일(토) 오후 6시 플로팅 스테이지에 가면 만날 수 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