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가장 뿌듯하게 만든 건 바로 화장실!

김원태, 허명희, 장연화

발행일 2011.03.28. 00:00

수정일 2011.03.28. 00:00

조회 2,216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서울의 교통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나라들의 대중교통을 실제로 이용해보면 이용객들의 신체에 걸맞지 않게 좌석이 협소하고 시설도 노후되어 ‘자가용을 보조하는’ 교통수단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하지만 서울의 대중교통은 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일 것이라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했다. 서울의 대중교통에서는 토큰이나 티켓이 사라지고 ‘티머니’라는 통합형 교통 카드가 사용되고 있었다. 이 카드 하나면 지하철, 버스 요금은 물론 택시비나 각종 입장료, 공중전화비까지도 손쉽게 결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대중교통 정류장에는 그 정류장을 지나는 노선의 종류와 도착 시간을 알려주는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고, 뉴스나 광고가 방송돼 지루할 틈이 없었다. 하이 테크놀로지를 자랑하는 서울의 대중교통 시스템 덕에 서울에 사는 외국인이나 관광객들은 정말 편리하게 서울을 둘러볼 수 있게 되었다.

화장실은 문화 수준의 상징

서울을 여행하는 동안 주목한 또 하나가 ‘화장실 문화’다. 한 나라의 ‘수준’ 또는 요즘 유행하는 말인 ‘국격’을 평가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공공 화장실이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서울의 공공 화장실은 선진국 못지않은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하늘을 찌르는 서울의 마천루나 고층 아파트보다 공공 화장실이 나를 놀라게 하고 뿌듯하게 만들었다. 고궁이든 박물관이든 지하철역이든 공원이든, 장소를 가리지 않고 화장실 찾기가 쉽고 청결 상태도 양호하다. 전통미와 세련미를 겸비한 디자인,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 갤러리를 연상시키는 인테리어, 장애인과 어린이까지 배려한 편의시설은 단연 돋보인다.

최근 대만의 한 공영방송이 한국의 화장실 문화를 주제로 탐방 보도한 이유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서울시에는 공공 화장실 자문 위원회가 있고, 화장실문화시민연대(www.restroom.or.kr)나 한국화장실협회(www.toilet.or.kr) 등 화장실 관련 시민단체가 활동하고 있는 것도 놀라웠다. 화장실을 테마로 하는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글/김원태(캐나다 한국일보)

두 다리의 내비게이션, 지하철

“서울은 지하철이 잘 돼 있어서 지하철만 타면 서울 어디든 갈 수 있어”라며 지인이 쥐여준 수도권 도시 철도 노선도는 그동안 내 두 다리의 내비게이션이었다. 이렇게 복잡한 전철 노선은 처음이었다. 중국은 상하이 지하철의 규모가 가장 크지만 우리나라처럼 미로 게임 같지는 않다. 나는 어디에서 환승하면 더 빨리 갈 수 있을지 연구했고, 제일 빨리 가는 길을 발견하면 나도 모르게 환희의 미소를 지었다. 이때 문득 떠오르는 드라마의 한 장면, “괜찮아요, 저는 지하철이 편해요”라며 차로 바래다주겠다는 남자 주인공의 선심을 뿌리치던 여주인공의 대사. 직접 경험해보니 그야말로 지하철이 편했다. 단 한 가지, 커다란 여행 가방을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이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엘리베이터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지하철역에는 스크린으로 된 터치용 지도판이 설치되어 있다. 내가 지금 있는 곳이 어디이고, 목적지가 어디이며, 어떤 방법으로 찾아갈지를 한눈에 알 수 있는 디지털 뷰(digital view)다. 그리고 그 옆에는 빨간 비상 전화박스도 있다. 지하철역마다 이런 시스템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 진즉에 편하게 이동했을 텐데. 지하철이 정차하는 역마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된 안내 방송을 해주는 것에서는 외국인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글/허명희(라이프 매거진) 

서울 시티 투어 버스 타고 서울 여행

출장 등의 이유로 한국 방문 시간이 짧거나 성격이 급해 느긋하게 관광하는 것이 체질에 맞지 않는다면 서울 시티 투어 버스를 이용해보자. 서울 시티 투어 버스를 타면 4시간 만에 서울의 주요 명소들을 둘러볼 수 있다. 광화문에서 출발해 덕수궁, 창경궁 등의 주요 고궁과 국립중앙박물관, 전쟁기념관 등의 박물관, 명동이나 동대문시장 등의 쇼핑 명소는 물론 서울역과 용산역까지 두루 거친다. 도심 순환 코스 기준으로 성인 1만원, 어린이 5000원이면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것도 예산이 빠듯한 관광객에겐 큰 매력이다.

서울의 야경을 보고 싶다면 야경 코스를 선택해볼 것. 서울 시티 투어 버스의 가장 큰 장점은 통역이 가능한 관광 안내원과 ‘다국어 음성 안내 시스템’을 마련해놓았다는 것. 개별 좌석에 설치해둔 음성 안내기와 헤드폰은 다음 행선지의 특징을 5개국 언어로 설명해줘 외국인이 서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이태원으로 향하면 그곳의 유래, 음식점, 쇼핑 정보 등을 상세히 소개하는 것. 여기에 버스마다 한 명씩 배치한 안내원은 정류소 안내뿐 아니라 박물관 휴무일과 무료입장 행사 정보 등 그날그날 변하는 관광지의 상황을 한국어, 영어, 일본어로 직접 설명해준다. 또 승객이 탑승하면 행선지를 미리 확인해뒀다가 내려야 할 곳을 알려주거나 다음 버스 시각도 알려줘 서울 지리에 낯선 외국인 관광객에게 편리하다.

글/장연화(LA 중앙일보)

#서울 #서울이야기 #해외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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