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P, 잘 되고 있습니까?
하이서울뉴스 조미현
발행일 2011.03.23. 00:00
동대문 일대를 지나치셨던 분들이라면 조금씩 골격을 드러내고 있는 특이한 건물을 보면서 이런 생각들 해보지 않으셨는가. 비록 전문가는 아니지만 뭔가 심상치 않은 대단한 건물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느낌. 그러나 저게 과연 제대로 완성될 수 있을지 하는 우려 말이다. 네모나지 않은 곡선의 건물이, 안이 밖이 되고 밖이 안으로 이어진다는 그 전설적인 건축가의 설계물이, 제아무리 세계 최고라는 한국 사람의 손기술을 거친다지만 계획대로 완성될 수 있을까. 혹은 기간 안에 끝을 볼 수 있는 걸까.
지난 23일 그 비법이 드디어 공개됐다. 알고 보니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전반에는 차세대 최신 건설 기법인 3D 입체설계 기법이 도입되어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라 불리우는 이 기법은 미국 LA의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중국 베이징 스테디엄 프로젝트 등에나 사용됐었고, 국내에서는 부분적으로 활용된 적은 있지만 건물 전반에 도입된 것은 처음이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은 애초에 3차원 비정형 건축물로 디자인됐기 때문에 일반적인 건물과 같이 2D 평면설계 도면만으로는 설계와 시공이 불가능해 보였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효율적인 프로젝트의 정보관리, 정확한 시공, 협업을 위해 BIM기법 도입을 권고했고, 서울시는 이를 받아들였다. BIM기법은 설계·시공·유지관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건축, 토목, 구조, 설비 등의 설계를 2D의 평면설계에서 3D의 입체설계로 전환해 건설하는 차세대 건축기법이다. 3D 입체설계 모델링에 각 부재의 규격, 곡률 등의 자재사양, 수량 및 시공순서 등 각종 정보까지 포함시킨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3D 입체설계와는 다르다.
BIM 도입으로 시공효율성 높이고 예산절감 효과까지 거둬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에 3차원 BIM기법을 도입함으로써 경계가 모호한 건축물의 슬래브, 벽체, 지붕, 그리고 형태가 복잡한 내외부 공간, 공종 간 겹치는 부분들을 검토하고 이 중 평면적 검증이 곤란한 부위는 효과적으로 구현해 낼 수 있게 됐다. 기울어지고 곡선으로 휜 노출 콘크리트 벽을 시공하기 위해서도 BIM 모델링은 효과적이었다. 객체정보가 포함된 3D모델에서 15~30cm 단위로 단면도를 생성해서 거푸집 현치도를 2D로 작성하였고, 이 현치도에 맞춰 수백개의 리브(Rib)를 설치하여 곡률을 맞추었다. 그리고 그 위에 합판을 휘고 철근을 배근하여 거푸집을 완성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해 건물을 완성했다.
노출콘크리트, 패널 등에 대한 다양한 자료 분석도 모두 BIM을 통해 수행하기 때문에 지하공간 개발, 토공사 분야 등 공사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분야 간의 간섭과 실수를 사전에 예방하고 디자인 의도를 구현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설비배관, 노출콘크리트 벽, 유리창 등 각각의 객체 정보가 포함된 BIM모델링을 통해서 시각적인 자료를 통해 각 분야별 소통이 쉽고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일부 구간에 대해서는 시뮬레이션을 해 시공 효율성도 높이고 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 프로젝트에서는 BIM팀을 중심으로 건축주, 시공사, 설계사 등이 설계부터 시공에 이르는 건설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설계정보들을 효과적으로 이용해 실시간으로 현안사항을 공유하고,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해 중복작업 및 공사 지연을 감소시키고 있다. 예산 절감 효과까지 거두는 셈이다.
2012년 7월, 서울을 상징하는 세계적 랜드마크의 탄생을 기다리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2012년 7월에 완공을 목표로 현재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하3층~지상4층, 85,320㎡ 규모의 거대한 신축 건물은 장차 서울을 상징하는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될 것이란 예감이다. 이미 설계공모 당시부터 역동성, 비대칭성, 비정형성을 가진 영국의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디자인으로 세계 건축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가 디자인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의 모든 건물 및 외부 시설물의 난간, 벽, 기둥, 천정 등은 사선으로 기울어지고, 예각, 둔각의 다양한 곡선으로 휘어져, 부드럽고 유기적인 자하 하디드의 건축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동대문 아니, 대한민국 패션산업의 메카로서 디자인 산업의 국제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디자이너와 디자인 업체의 역량을 개발해 세계 디자인 허브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산업과 문화가 함께 어우러지는 세계적인 디자인센터로서 디자인 업계 종사자뿐 아니라 일반 서울시민은 물론 세계 관광객들이 주목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송득범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경제 랜드마크가 3D기법으로 설계, 완성되면 그 자체가 세계인의 주목을 끄는 스토리텔링”이라며 “우리나라 건설산업 도약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의: 도시기반시설본부 문화시설사업단 동대문디자인파크부 02) 3708-2424, http://ddp.seoul.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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